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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l Story]하나대체운용, 티마크그랜드호텔 투자원금 지킨 '한 수'스토킹호스 입찰 결정에 매각가 2200억까지 올라

정지원 기자공개 2022-10-28 13:17:11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7일 14: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 매각을 연내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예상을 뒤엎고 투자 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스토킹호스 입찰 방식을 선택한 덕에 2200억원대 인수가가 형성됐다. 특히 국내 한 기업이 경쟁입찰자로 들어온 덕에 매각가를 상당히 올릴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우선 티마크그랜드호텔 매각은 예전에도 여러차례 난항을 겪은 바 있다. 매각 난항 영향으로 오피스에서 호텔로, 호텔에서 다시 오피스로 두 번이나 옷을 갈아입어야 했다. 인수의향자로 나선 KT&G와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마스턴투자운용 모두 도심권역(CBD) 오피스로서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티마크그랜드호텔은 서울 중구 퇴계로 52 일대에 자리하고 있다. 대한전선의 옛 사옥인 인송빌딩으로 건립됐다. 대한전선이 글로벌 금융위기 후 경영난을 겪으면서 2009년 인송빌딩을 매각했는데 이때 시행사 디앤디에스가 인수했다. 디앤디에스는 곧바로 코람코자산신탁에 인송빌딩을 되팔았다.

코람코자산신탁은 공모 리츠 상품인 '코크렙 15호'를 통해 인송빌딩을 1210억원에 매입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2012년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하지만 오피스 시장이 침체된 탓에 매각에 난항을 겪었다.

결국 코람코자산신탁은 인송빌딩을 비즈니스호텔로 탈바꿈 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때 티마크그랜드호텔이라는 새 이름이 생겼다. 호텔로 리모델링을 마친 인송빌딩이 하나투어 자회사 마크호텔과 20년 책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매각은 2016년 성사됐다. 코람코자산신탁이 2009년 매입한 뒤 엑시트에 7년 이상 소요됐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티마크그랜드호텔을 1980억원에 인수했다. 기타수수료를 제하고 코람코자산신탁의 순수 매각차익은 약 770억원을 회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부대비용을 포함해 총 2130억원을 투자했다. 티마크그랜드호텔 인수 주체로 5년 만기 공모 펀드 '하나대체투자티마크그랜드종류형부동산투자신탁1호'를 설정했다. 해당 펀드로 690억원, 부동산담보대출로 1380억원을 조달했다. 대주단은 KDB산업은행, KDB생명보험, 신한생명, 코리안리재보험, 신한은행 등으로 구성됐다.

3년여 만인 2019년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당해 말 케이리츠투자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다음 해 1월 매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매각은 무산됐다. 케이리츠투자운용이 협상 기한 내 재원을 마련하지 못하면서다. 게다가 협상 초와 달리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호텔업에 대한 인식도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다.

펀드 만기일은 2021년 7월이었다. 하지만 팬데믹 장기화로 인해 자산 매각 시도가 번번이 수포로 돌아갔다. 여기에 임차인인 티마크호텔이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면서 악재가 겹쳤다. 임대료 일부 미납으로 배당금이 1년 넘게 끊겼다. 지난 7월에는 호텔 운영 중단에 이르렀다.

매각은 더 요원해졌다. 설상가상으로 대주단 중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산업은행이 대출 만기 연장 불가를 통보했다. 펀드는 지난 9월 1일자로 기한이익상실(EOD) 상황에 돌입했다. 부동산 자산을 담은 펀드로선 드물게 EOD가 났다.

업계는 티마크그랜드호텔이 매각되더라도 매각가가 2000억원을 하회할 것으로 점쳤다. 6년 전 매입가가 1980억원, 총 투자비 2130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펀드 원금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봤다는 뜻이다. 수차례 거래 불발로 인해 명동호텔에 대한 감정평가액도 2188억원에서 2130억원으로 떨어진 상태였다.

그럼에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투자자 원금을 보호하면서 매각을 마무리짓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EOD가 발생한 만큼 경매에 나올 수 있는 자산이었다. 하지만 대주단과 협의를 통해 스토킹호스 방식의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매각도 성사짓고 원금도 최대한 회수하려는 수를 둔 셈이다.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는 우선협상대상자와 차후 공개 입찰을 전제로 조건부 인수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우선협상대상자의 조건이 추가 인수의향자가 제시한 조건보다 좋지 않을 때는 우선협상대상자가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된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마스턴투자운용을 티마크그랜드호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공개 입찰을 진행했다. 공개 입찰에서 국내 한 기업이 인수의향자로 나서자 마스턴투자운용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인수의향자가 제시한 조건과 같은 조건 혹은 더 나은 조건을 제시했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의 매각가는 펀드 투자자들이 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수준인 2200억원까지 올랐다. 마스턴투자운용이 초기 계약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경쟁 입찰자가 2200억원대 인수의향을 밝히면서 마스턴투자운용의 최종 인수가도 함께 뛰었다는 후문이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스토킹호스 방식의 매각을 추진하면서 원금 이상의 가격을 받아낼 수 있었던 셈이다. 현재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마스턴투자운용은 티마크그랜드호텔 매각을 위한 최종 협상을 진행 중이다. 매각자문사는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에비슨영코리아가 맡았다.

티마크그랜드호텔은 다시 오피스로 탈바꿈될 전망이다. 현재 오피스 용도변경 및 건축허가 변경 접수를 진행 중이다. 주차장 부지 등에 대해선 오피스텔 용도로 승인을 받은 상태다. 오피스와 오피스텔이 함께 개발될 전망이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일부 인허가를 받아 놓은 점도 매각 성사를 뒷받침했다.

매각 과정에서 마스턴투자운용과 경쟁 입찰자 모두 도심권역(CBD) 오피스 자산으로서 향후 자산 가치를 인정했다는 평가다.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 속에도 서울 주요권역 오피스 임대료는 꾸준히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에도 A급 오피스 시장 평균 실질 임대료는 오른 반면 평균 공실률을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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