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보험사 전략 진단]한국시장 성적 가른 건 '전략'①보험 설계 판 바꾼 신선한 영업 전략으로 성공…현지화 실패 헐값 매각 사례도
서은내 기자공개 2022-11-07 08:11:37
[편집자주]
외국계 보험사들은 한국 시장에서 선진 금융 제도, 상품, 영업 전략을 소개하며 크고 작은 파장을 일으켜 왔다. 본사 차원의 방향, 금융 시장 환경에 따라 철수를 결정한 곳들도 있었으나 현재까지 남아 체력을 과시하는 보험사도 있다. 더벨은 회사의 성패를 가른 '전략'을 중심으로 외국계 보험사들의 면면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2일 08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89년 국내에 상륙한 첫 외국계 보험사 푸르덴셜생명을 시작으로 한국 보험 시장에서 외국계 보험사들은 새로운 영업방식, 새로운 상품으로 파장을 일으켜왔다. 선진 금융 제도를 소개했다는 점에서 외국계 보험사가 국내 보험산업계에 끼친 영향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묻지도 따지지도 않고"라는 광고 표어와 함께 보험 영업계에서 텔레마케팅 위주 파격을 보여준 라이나생명을 비롯해 보험 설계사의 이미지를 새로 제시한 푸르덴셜생명이 대표적인 사례다. 종신보험, 변액보험과 같은 상품이 국내 시장에 도입된 것도 외국계 보험사들을 통해서였다.
밝은 이슈만 있었던 건 아니다. 한때 외국계 보험사들이 우르르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고 매각 이슈가 줄을 잇자 한국은 외국계 보험사들의 무덤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기도 했다. 그 가운데에는 건실한 체력을 바탕으로 높은 가격으로 매각된 곳도 있었고 헐값 매각으로 회자된 사례도 있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현재 시장을 볼 때 결과적으로 국내 금융업권 중 외국계가 가장 많이 남아 명맥을 유지하는 곳도 보험업권이라는 점을 피력한다. 국내 회사에 매각돼 더이상 '외국계' 표식을 붙이기 어렵다고 볼 수 있으나 속을 들여다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특히 보험계약이 수십년에 달하는 생명보험사들의 경우 과거 판매해온 상품, 자산운용의 전략들이 현재까지도 회사의 근간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사례가 많다. 여전히 외국계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러운 영역이다.
국내 시장에서 활약해온 외국계 보험사들을 회고해 보고 또 현재의 양상을 정리해보면 이들의 성패를 가른 것은 '전략'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보험업권의 감독, 제도를 오래 담당해온 금감원 관계자는 "뚜렷한 차별화된 전략을 보유하고 한국시장에 접근했는지의 여부가 현재까지의 건전성과 사업성을 결정했다"라고 강조했다.
처음부터 단순 외형 확대를 위해 설계사들을 늘리고 영업에 치중한 보험사들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건전성에 초점을 두고 상품, 운용에 방향을 결정한 회사들은 부침 속에서도 체력을 길렀다. 당장의 수익보다 장기적인 비전 아래 '전략'을 고수했다는 얘기다.
본사 차원의 정책과 개성을 소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 한국 시장의 문화에 맞춰 다각화하는 것도 외국계의 과제 중 하나다. 해외 시장에서 해당 기업의 색깔을 결정했던 주력 상품이라도 국내 정서에 맞지 않다면 잡음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보험 고객에게 외면 받는 것도 당연하다.
생명보험 업권에서는 1990년대 후반 한국 시장에서 고금리 저축성 보험 영업을 했는지 여부가 현재 회사의 자본건전성, 수익성을 결정짓는 변수가 됐다는 견해도 있다. 이 부분은 외국계 뿐 아니라 국내 보험사들에도 동일하게 적용돼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외국계 보험사 관계자는 "현재 체력이 좋은 외국계 보험사들은 대부분 사업 개시 시기가 늦어 한참 고금리 저축성 상품을 판매하던 시기를 피해갔던 곳들"이라며 "본사의 전략을 가지고 있어도 외부적인 금융 시장 환경과 맞지 않아 제대로 사업을 펴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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