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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의 결과' 폐기물 전문 투자사들, 창원에너텍 외면한 이유는 높은 가격에 예비입찰 대거 불참, 시장 성장세 둔화 시그널 여부 '주목'

김예린 기자공개 2022-11-02 07:49:24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1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G프라이빗에쿼티-SKS프라이빗에쿼티(SG-SKS PE)가 내놓은 창원에너텍 인수전이 본격화됐지만 초기 흥행은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폐기물처리 산업의 성장세는 꺾이고 있는데, 매도자 측 눈높이는 너무 높다는 시각 아래 투자자들마다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분위기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G-SKS PE가 실시한 지난달 예비입찰에 폐기물처리 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재무적투자자(FI)들이 대거 발을 뺐다. VL인베스트먼트는 물론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이하 한투PE), IMM인베스트먼트 등 폐기물 M&A 시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온 PE들 대부분이 불참했다.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됐던 KBI그룹과 싱가포르계 인프라 펀드인 케펠인프라스트럭처트러스트(이하 케펠인프라)도 빠졌다.

에코비트와 아이젠프라이빗에쿼티(PE)를 비롯해 복수 원매자가 등장하긴 했다. 다만 에코비트도 매도자 측이 원하는 수준에 못 미치는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공격적으로 베팅하기 보다는 합리적 수준에서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FI의 경우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해 실제 실탄을 쥔 하우스들은 드물다.

시장 관계자들은 창원에너텍 M&A가 초기 흥행에 실패한 이유로 벨류에이션 격차를 꼽는다. 우선 폐기물 매물들의 밸류가 너무 많이 올랐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IMM인베스트먼트는 20배 이상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배수를 적용해 EMK(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를 케펠인프라에 매각, 폐기물 처리업체 최대 딜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그 뒤를 이어 바로 창원에너텍 매각에 나선 SG-SKS PE 입장에서는 눈높이가 한껏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SG-SKS PE는 창원에너택 밸류업을 위해 볼트온으로 대부개발·한남환경을 인수해 실적 안정화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실적 안정세가 수치로 확인되는 만큼, 가격을 내릴 필요가 없다는 판단 아래 고밸류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 따르면 매각 측 희망 매매 가격은 1500억~2000억원대로 알려졌다.

시장 환경 상황 역시 초기 흥행 실패의 원인이다.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로 사모펀드(PEF) 투자를 위한 출자자 모집은 매우 어려워졌고, 최근 강원도 레고랜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태로 자금 시장은 더 경색됐다.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베팅하긴 어렵다는 것이 복수 업계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같은 맥락에서 일부 하우스는 매물 자체에는 관심이 있으나, 매도자 측 눈높이가 너무 높아 예비입찰부터 발을 뺐다.

사안에 정통한 IB 업계 한 관계자는 “처음엔 2000억원을 제시했는데 1500억원대까지도 타협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안다”며 “그 가격도 부담스러워 적극 인수하려는 하우스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어 “폐기물처리 산업은 최근 몸값이 너무 많이 올라, 전략적 시너지를 노리는 차원이 아닌 FI들의 경우 지금 들어가도 먹을 게 별로 없다”고 말했다.

시멘트업계가 폐기물 처리시장에 진입하면서 폐기물 동종업계는 물론 이종업계간 폐기물 수급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매물 매력도를 깎아내리는 요인이다. 폐기물 처리 플레이어가 늘면서 매립 및 소각단가가 낮아진 탓이다. 오히려 폐기물을 수집·운반하는 중간처리업체 매물이 더 각광받는 분위기다. 경기침체 역시 폐기물 산업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딜이 내년과 내후년으로 밀릴수록 밸류는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IB 업계 다른 관계자는 “폐기물이 돈이 되면서 PE부터 대기업들까지 많은 플레이어가 등장했다. 그 결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처리단가가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폐기물은 인허가 사업이라는 특성상 신규 진입장벽이 높기도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이미 늘어난 플레이어들이 다시 줄기도 어렵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침체가 장기화 국면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점도 폐기물 산업에서 악재로 작용한다. 산업 및 소비활동이 위축되면서 폐기물 배출량도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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