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리츠는 지금]금리 인상 속 연일 신저가, 가치 높이기 '안간힘'조달 다각화·외국인 투자 등 주가 상승 해법 찾기
신준혁 기자공개 2022-11-10 07:50:45
[편집자주]
국내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휘청이고 있다. 끝없이 상승했던 주가가 금융시장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곤두박질쳤다. 중소형 리츠 뿐만 아니라 2조원 이상 대형 리츠도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리츠를 상장시킨 운용사들은 제각기 경영전략을 새로 짜고 위기 대응에 분주하다. 부동산 매각과 유상증자, 자금차입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연 희망은 있는 것일까. 21개 주요 상장 리츠의 2023년도 경영전략과 예상배당수익률, 배당가능이익을 나타내는 재표인 사업운영수익(FFO) 등을 통해 이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3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안정적인 대체투자상품으로 떠오른 국내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최근 주가 하락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연일 신저가를 갱신하자 리츠에 투자한 주주들 사이에서 민원과 원성이 커지고 있다. 낮아진 주가로 인해 기업의 IR과 주가부양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상장 리츠를 운용 중인 운용사들은 자금조달과 배당지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투자심리를 회복하기 위해 나섰다. 동시에 우량 자산을 매입하거나 공신력 높은 글로벌 지수를 바탕으로 리츠 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하는 중이다. 운용사들은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부동산 상승기 속 '핑크빛' 전망, 2018년부터 18개 상장
국내 상장 리츠는 21개다. 2011년 에이리츠를 시작으로 케이탑리츠, 모두투어리츠, 이리츠코크리츠 순으로 상장했다. 이리츠코크리츠는 기업구조조정 목적으로 상장한 리츠다.
그 후 한동안 상장 열기가 시들하다 2018년 신한알파리츠가 상장한 후 롯데리츠와 NH프라임리츠 등 대형 리츠가 시장에 등장했다. 부동산 상승기와 0%대 금리 기조, 유동성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리츠 시장이 꽃을 피웠다. 올해에만 코람코더원리츠와 마스턴프리미어리츠, KB스타리츠 등 3곳이 상장했다.
리츠는 상장 소식이 들릴 때마다 시중 자금을 끌어 모았고 연이어 완판을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5월 국내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170.4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연 7%대 안정적인 배당과 6개월 결산 배당이란 장점을 내세워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다. 상장 후 리츠 주가는 부동산 상승흐름을 타고 연일 상승곡선을 그렸다.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주주에게 배당해야 한다. 지난해 상장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7.7%다.
◇우상향 꿈꿨던 상장 리츠, '흙빛' 주가에 골머리
하지만 순식간에 상황이 역전됐다. 금리 인상이 시작된 5월을 기점으로 대부분 상장 리츠가 내리막길을 걸었다. 기준금리와 시중금리 인상 후 부동산 가격이 하향세로 돌아선데다 리츠의 근간인 오피스빌딩과 물류센터 등 상업용 부동산의 임대료수익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금리 인상은 부동산 자산을 매입하고 임대료 수익을 거둔 후 배당금을 지급하는 형태의 리츠 입장에선 치명적인 현상이다. 향후 부동산 시세가 매입가보다 떨어질 경우 자산 매각시 손실이 발생할 리스크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리츠 지수인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의 6개월 수익률은 -32.4%를 기록했다. 이 ETF는 국내 상장 리츠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롯데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 △SK리츠 등 13개 리츠와 맥쿼리인프라, 맥스리얼티1, 원화예금을 담고 있다.
9월 기준 한국리츠협회가 집계한 상장 리츠의 시가총액은 7조1345억원으로 5월과 비교해 -18% 가량 줄었다. 3년간 시가총액을 살펴보면 2020년 4조442억원에서 다음해 7조4045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8조6357억원까지 몸집을 키웠다. 올해 3개 리츠가 추가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가총액은 역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하반기 증시 입성을 예고하거나 준비했던 상장 리츠도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인마크글로벌프라임리츠와 대신글로벌리츠는 내년으로 상장을 연기했다. 로직스밸리신한리츠와 다올물류리츠, 롯데호텔리츠, 한화리츠 등도 하반기 상장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리츠시장 관계자는 "급격하게 낮아진 주가 때문에 주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배당수익률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안내해도 주가부양책을 원하는 요구가 끊이질 않는다"며 "국토교통부도 금리가 캡레이트를 넘는 역마진 현상을 우려해 신규 리츠를 허가하는데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공격적인 딜소싱, 조달 다각화…반등의 서막
상장 리츠는 자금 조달 루트를 다각화하는 한편 주가 방어에 나섰다. IR 행사에서 경영 전략을 적극 설명하고 공격적인 딜소싱을 추진했다. SK리츠는 6215억원을 들여 서울중심권역(GBD) 내 종로타워를 인수했고 한화리츠는 상장 전 서울노원과 경기평촌·부천·구리 한화생명 사옥 4곳을 1245억원에 매입했다.
공신력 높은 글로벌 리츠지수에 편입해 리츠 가치를 높이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ESR켄달스퀘어리츠가 국내 최초로 'FTSE EPRA Nareit Global Developed Index'와 'Developed Asia Index' 지수에 동시 편입됐다. 롯데리츠와 제이알글로벌리츠도 'FTSE EPRA Nareit' 지수에 이름을 올렸다.
일부 대형 리츠의 경우 만기가 도래하는 리파이낸싱 규모가 만만치 않아 차환 방식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리가 높아지면 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어 회사채나 단기물을 활용해 이자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장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됐지만 오피스빌딩은 여전히 높은 임대료수익을 내는 알짜자산"이라며 "상장 리츠는 조달 루트를 다각화해 배당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힘쓰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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