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을 움직이는 사람들]각자대표 오른 10년 '재무통', 도기욱 CFO③CFO출신으로 이례적 대표 승진... 스핀엑스 현금 유동성 확보 특명
황원지 기자공개 2022-11-09 09:39:13
[편집자주]
넷마블이 재도약에 나선다. 2010년대 초반 모바일 전환기에 발 빠르게 적응하면서 게임업계 3대장(쓰리엔, 3N) 자리에 올랐지만 최근 몇 년간 코로나로 개발 일정이 늦어지며 주춤한 상태다. 이제 엔데믹이 도래함에 따라 자체 IP 게임을 늘리고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며 다시금 점프업을 꿈꾸고 있다. 새로운 도전을 앞둔 넷마블의 핵심 경영진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4일 17: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기욱 넷마블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대표는 ‘재무통’으로 넷마블 대표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재작년 CFO에 선임된 지 1년만인 올해 각자대표로 고속 승진했다. 통상 게임 개발이나 퍼블리싱 사업부 출신이 대표직을 맡는 게임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인사였다.도 대표의 승진 배경엔 넷마블의 복잡한 재무상황이 자리한다. 넷마블은 해외 IP를 빌려오면서 로열티로 지급하는 수수료가 높다는 점이 고질적 문제로 꼽혀왔다. 또한 코웨이, 스핀엑스 등 대형 M&A를 계속하면서 현금 유동성이 줄어들고 있다. 게임 개발만큼이나 곳간사정이 중요해지면서 CFO에게 대표직이 맡겨졌다는 해석이다.
도 대표의 눈앞의 과제는 1.2조원대에 달하는 스핀엑스 인수금융 해결책 찾기다. 달러 환율이 올라 이자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담보물로 잡은 엔씨소프트 주가는 하락하며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 최근 하이브 주식을 담보로 설정했으나, 유동성 물꼬를 틀 방법이 필요하다.
◇10년 넘은 넷마블의 재무통, 각자대표 오른 비결
도기욱 대표는 경력의 대부분을 재무 분야에서 쌓은 ‘재무통’이다. 1973년생인 도 대표는 중앙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해 할리스HNN 경영지원실장, 인디스에어 경영지원지원실장을 거치며 재무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넷마블에서만 10년이 넘게 일했다. 2011년 CJ게임즈에서 경영지원실장을 맡으면서 넷마블에 합류했다. 2014년까지 CJ ENM 게임부문의 재경실장을 맡았고, 넷마블게임즈로 독립한 이후에도 그대로 직을 수행했다. 2017년 공식적으로 넷마블의 CFO직을 맡았다.
다만 CFO였으나 M&A보다는 현업에서 재무조직을 운영하는 역할을 주로 수행했다. 기존 넷마블의 재무통으로 유명했던 건 서장원 전 부사장이었다. 서 전 부사장은 코웨이 인수, 빅히트 투자, 플레이티카 인수전 참여 등 굵직한 딜들을 총괄했다. 도 대표는 2017년부터 CFO를 맡았으나 직급으로는 2020년 상무, 2021년 전무로 승진했다.
서 전 부사장이 코웨이 대표로 이동하면서 길이 트였다. 도 대표는 올해 초 권영식 대표와 함께 넷마블의 각자대표로 선임됐다. 오랜 기간 재무조직을 맡아온 실무자로 방 대표의 신임이 두텁다고 알려졌다.
CFO 출신으로 대표직을 맡은 점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게임업계의 대부분 대표들은 개발자 출신이거나 퍼블리싱을 맡은 사업부 출신이다.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와 크래프톤의 김창한 대표는 직접 게임을 만들어낸 개발자 출신이고, 카카오게임즈의 조계현 대표나 넥슨 이정헌 대표는 사업부에서 굵직한 히트작 퍼블리싱으로 한 획을 그은 인물들이다. 게임사의 핵심사업이 게임인 만큼 지원부서에서 대표직까지 올라가기는 어렵다.
◇낮은 영업이익률과 대형 M&A 따른 유동성 경색 '과제'
도 대표가 각자대표 자리까지 올라간 배경엔 넷마블의 복잡한 재무상황이 있다.
먼저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낮은 영업이익률이 있다. 넷마블은 2016년 해외 진출을 선언한 이후 글로벌 유명 IP를 빌려와 게임을 개발한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지급수수료가 매출의 30%에 달할 정도로 부담이 컸다. 영업이익률도 20~40%에 달하는 타사에 비해 한자릿수로 낮았다. 이익률이 낮은 만큼 마케팅이나 수수료 고삐를 쥔 CFO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 밖에 없었다.
도 CFO는 2020년부터 확고하게 비용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강조, 목표를 일부 달성했다. 고비용-저이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마케팅비를 타이트하게 관리했다. 2020년 3분기부터 줄어든 마케팅비는 지난해 꾸준히 감소했다. 다만 코로나로 인해 늦어진 개발작들이 올해 쏟아져나오면서 영업비용이 급등, 수익구조가 악화됐다.
두번째 문제는 잦은 대형 M&A에 따른 자금 조달 이슈다. 방준혁 의장은 대형 M&A에 적극적이기로 유명하다. 2018년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 지분투자에 이어 2019년 코웨이 인수, 지난해 스핀엑스 인수까지 연이어 큰 투자를 이어왔다. 때문에 인수금융으로 인한 현금유동성 확보가 항상 주목돼 왔다.
당장 도기욱 대표가 앞두고 있는 문제도 지난해 스핀엑스 인수로 인한 유동성 경색이다. 넷마블은 지난해 스핀엑스 인수를 위해 미화 14억달러(한화 약 1조8340억원)을 빌렸다. 보유하고 있던 엔씨소프트 주식과 스핀엑스 주식을 담보로 단기차입을 일으켰다.
문제는 달러화 차입이라는 점이다. 최근 달러화 환율과 금리가 함께 오르면서 이자부담이 가중됐다. 외화차입금 관련 비용이 순식간에 악화되면서 지난 2분기 금융비용으로 800억원을 지출했다.
최근 국내 IT업계 주가가 하락세라는 점도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스핀엑스 단기차입금의 담보로 잡은 엔씨소프트 주가가 70만원대에서 30만원대로 떨어지면서 신규 담보 설정이 필요했다. 결국 보유하고 있던 지분 중 가장 가용성이 높았던 하이브 주식을 추가 담보 설정해 차환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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