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 사장 교체 1년]'주거복지' 줄었고 '보여주기' 늘었다①김헌동 사장발 원가공개·반값아파트·매입임대주택 성과 '아직'
성상우 기자공개 2022-11-14 08:01:34
[편집자주]
선임 과정부터 말 많았던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이 취임 1년을 맞았다. 김 사장은 임기의 3분의 1밖에 안 채웠지만 과거 어떤 사장보다 시끌시끌한 1년을 보냈다. 물론 성과도 있었고 미흡한 점도 있다. 무엇보다 SH의 중장기적 경영 방향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 사업들에서는 확실한 변화가 감지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신임 사장 체제 속에서 1년을 보낸 SH는 과연 어떻게 달라졌을지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9일 07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헌동(사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의 선임 과정은 그 어느 때보다 시끄러웠다. 보수 정당의 수장격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그간 SH와 가장 날카롭게 대립해왔던 시민단체(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출신 인사를 시의회의 반대를 무릅쓰면서까지 임명 강행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상당히 파격적이었다.그로부터 1년, 짧지 않은 기간이 흘렀다. 그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김 사장을 둘러싼 일부 잡음은 여전하다. 분양원가 공개 등 이전 사장들 시절에는 꿈도 꾸지 못했을만한 시도들을 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 시선이 있다. 반면 SH 사업의 본질인 주택 공급 차원에서 실제 실행 단계까지 진전된 사업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부정적 평을 낳는 부분이다.
◇원가공개 등 파격적 시도였지만, 현실화는 '아직'

매입임대주택 등 주거복지 차원에서 시급하게 필요한 사업은 오히려 이전보다 줄었다는 지적도 있다. 김 사장 취임 후 실속있게 추진된 사업이 아직 없다는 업계 평가가 많다. 공공 주택사업 경험이 없는 사회운동가 출신 비전문가인 영향이 엿보인다.
김 사장이 추진한 분양원가 공개는 업계에서 긍정적 평가를 많이 이끌어낸 사안이다. SH의 역대 사장 중 누구도 하지 못했던 파격적인 시도였다. 취임 후 정확히 한 달 만인 지난해 12월 15일에 고덕강일 4단지의 분양원가를 처음 공개했고 올해 상반기 들어서는 28개 단지·5개 지구(마곡·내곡·세곡2·오금·항동)의 분양원가를 차례대로 모두 공개했다. 첫 약속 당시 내걸었던 공개 계획을 빠짐없이 모두 이행했다.
다만 분양원가 공개의 궁극적 목적을 이루기까지는 여전히 현실적 제약이 많아 보인다. 분양가 낮추기 효과를 내는 게 분양원가 공개의 이유다. 문제는 제도상 및 실무상 장벽이 많다는 점이다.
김 사장은 중앙 부처 산하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분양원가 공개 합류를 외쳤지만 동의를 얻지 못했다. LH는 전국적 분양사업으로 거둔 이익이 다른 공공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원천이 되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는 논리를 세워 반박했다. 매년 큰 손실을 내는 저수익 임대주택 같은 공공사업을 계속 진행할 수 있는 밑천이 일부 고분양가 지역의 개발이익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일률적인 분양원가 공개에 동참할 수 없다는 입장도 공감할만한 구석이 있었다.
그밖에 원가 공개가 민간부문까지 확산될 경우 민간 주택공급 물량이 축소될 우려가 크다는 시장의 반박도 만만찮다. 원가 세부내역의 일방적 공개를 통한 다른 참여 업체들의 영업비밀 침해 우려 등 반대 논리도 있다. 이를 이유로 분양원가 공개가 보편화되기는 아직까지 어려워 보인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반값아파트·매입임대주택 '브레이크', 서울시장과 호흡 관건
반값 아파트 역시 사업의 향방이 여전히 불투명하다. 겉으로는 연내 사전청약을 진행하는 등 순조로워 보이지만 실상은 아직 사업 추진 가능 여부조차 확실치 않다. 사업의 전제조건인 법령 개정 및 인가 취득 단계에서부터 막혀있기 때문이다.
토지임대부 주택 사업을 시작하려면 일부 법령의 개정이 필요한데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반값 아파트 사업의 첫 번째 시범 단지인 고덕강일 도시개발지구의 경우 도시관리계획 변경인가도 취득하지 않은 상황이다.

재정 부담을 이유로 내년 매입임대주택사업 예산의 축소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매입임대주택 확대에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는 김 사장의 경영기조와 궤를 같이 한다. 임대주택 물량을 극대화하려는 오세훈 시장의 정책 방향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서울시 산하 기관인 SH의 수장과 서울시장이 호흡을 함께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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