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매크로 리스크 점검]신한은행, LCR비율 관리 위한 조달 총력전⑤정상혁 부행장 "조달 경쟁 올해 말 완화…LCR비율 연착륙 중"
고설봉 기자공개 2022-11-11 07:23:07
[편집자주]
은행을 중심으로 호황기를 구가했던 금융지주사들이 거대한 변화에 직면했다. 최근 몇 년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대출자산을 늘리며 초고속 성장해왔지만 글로벌 긴축 모드에 변동성이 확대되는 뉴노멀 시대가 도래했다.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와 인플레이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 등에 따른 리스크는 과거보다 크고 다양해졌다. 더벨은 매크로 환경 변화에 대응해 각 금융지주사들이 어떤 대응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8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의 핵심 이슈 중 하나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다. 지난해까지 85% 이상으로만 맞춰도 문제가 없었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10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금융당국이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완화했던 규제를 다시 조이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문제는 매크로 변동성 여파로 LCR 규제에 대응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대출상품의 원금과 이자유예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대출수요가 늘어나면서 순현금유출액은 여전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강달러 현상으로 달러자금 유출도 심각한 수준이다.
그러나 예금과 국공채 등 고유동성자산 확보는 만만치 않다. 고금리와 물가상승 등과 맞물려 은행들의 수신경쟁이 가열되면서 예적금을 통한 조달은 쉽지 않다. 예적금을 유치해도 원가부담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또 국공채 매입 등에서도 경쟁이 높아지면서 상황이 여의치 않다.
◇85%까지 낮췄던 규제 완화 종료…조달 경쟁 치열
금융 당국은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취약차주들을 위한 금융지원을 위해 은행권 LCR비율 규제를 기존 100%에서 85%로 인하했다. 금융위는 지난 6월 규제 완화를 종료하고 단계별 정상화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레고랜드 사태 등 영향으로 내년 6월까지 규제 완화를 연장하고 LCR비율도 92.5%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LCR 규제는 바젤Ⅲ에서 요구하는 단기 유동성 규제다. 한 달간의 심각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은행이 생존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고유동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LCR은 고유동자산을 30일간 순현금유출액으로 나눠준 수치다. 수치가 낮아질수록 유동성 위기에 취약해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규제 완화가 연장되기는 했지만 내년 7월까지 단계적 정상화 수순에 들어선 만큼 은행들은 국채 매입과 은행채 발행에 나서며 선제적인 LCR 관리에 나서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LCR비율이 경쟁사 대비 크게 낮았던 만큼 고유동성자산 매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제는 타행들도 사정이 똑 같은 만큼 고유동성자산 확보 전쟁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국채나 금융채, 예·적금 등 현금화하기 쉬운 자산 확보에 은행들이 일제히 뛰어들면서 경쟁이 심화됐다. 이 가운데 신한은행은 올 3분기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정상혁 신한은행 부행장(CFO, 사진)는 “유동성 예금 감소는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은행은 상반기 타행 대비 유동성 예금 증가가 많았으나 하반기부터 유동성예금 절대치가 감소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7월 53조, 8월 15조, 9월 3.3조 등 예금금리 인상 등 이유로 유동성예금 감소가 이어졌고 4분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라며 “내년 1분기부터 유동성예금 감소폭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이고 공공자금 집행이 상반기에 늘고 하반기에 줄기 때문에 유동성예금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부행장은 “은행권 조달경쟁 심화 이유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LCR 완화됐던 것이 복원됨에 따라 자금 수요가 많아졌고 파생상품 변동증거금 납부와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한 고유동성자산에 대한 추가 납부, 4분기 조달 만기, 7월부터 금리 상승으로 인한 유동성 예금 감소 등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완연한 LCR비율 상승세…연말 경 해소 전망
신한은행의 LCR비율은 2019년 말 106.1%를 기록했다. 고유동성자산 64조6082억원, 순현금유출액 60조894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순현금유출액 대비 고유동성자산을 넉넉히 보유해 LCR비율을 잘 유지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추이는 2019년 연간 비슷하게 나타났고 2020년 1분기에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그러나 코로나19 정책자금 집행으로 시중에 자금을 집중적으로 공급하기 시작한 2020년 2분부터 LCR비율 하락이 시작됐다. 2020년 2분기 94.94%, 3분기 91.04%, 4분기 90.01% 등 매 분기 하락세를 보였다.
이 시기 고유동성자산은 크게 늘거나 줄지 않고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020년 2분기 59조3703억원, 3분기 62조4726억원, 4분기 64조438억원 등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순현금유출액은 빠르게 증가했다. 2020년 2분기 62조5350억원, 3분기 68조6246억원, 4분기 71조1537억원 등 신한은행의 현금유출액은 가파르게 늘었다.
코로나19 정책자금 지원 등으로 유출되는 현금이 늘어난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현금유출액에 맞춰 고유동성자산을 대거 조달해야할 이유도 없었다. LCR비율 유예로 예적금 조달과 국고채 매입 등 불필요한 시중자금 유치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됐다.
2021년엔 LCR비율이 80%대로 내려왔다. 2021년 1분기 88.83%, 2분기 90.29%, 3분기 88.45% 등이다. 이 기간 고유동성자산은 전년과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2021년 1분기 63조3622억원, 2분기 63조4822억원, 3분기 66조9200억원, 4분기 70조5801억원 등이다.
같은 기간 순현금유출액은 폭증했다. 2021년 1분기 71조3290억원, 2분기 70조3116억원, 3분기 75조6617억원, 4분기 78조7486억원 등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 들어 LCR비율은 다시 90% 중반대로 상승했다. 올 1분기 말 96.52%, 2분기 말 98.13% 등을 각각 기록했다. 순현금유출액은 1분기 81조3532억원으로 최고점을 찍고 2분기 78조1346억원으로 다시 줄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조달 경쟁력을 높이며 고유동성자산을 대거 쌓았다. 1분기 78조5231억원, 2분기 76조6738억원 등 예년에 비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예적금 확보와 국고채 매입 등에 적극 나선 결과다.
정 부행장은 “채권시장이 다소 불안하지만 LCR 규제를 6개월 유예해줬고 시장상황에 따라 재검토 할 예정이긴 하지만 유동성 확보 경쟁 심화 이유가 다소 해소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10월부터 안정세가 시작돼 4분기 말 조달 경쟁은 일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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