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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리빌딩 점검]투심 엇갈렸던 제이오, 상장 '불씨' 살린다이달 철회신고서 제출...설비 투자 위한 자금 수요 여전

안준호 기자공개 2022-11-24 07:17:01

[편집자주]

최대 호황이 지나고 올해 IPO 시장엔 혹한기가 찾아왔다. 수많은 기업들이 프라이싱 과정에서 백기를 들었고, 이보다 많은 기업들은 도전장조차 내밀지 못했다. 그러나 철회는 끝이 아니다. 최악의 증시를 피해 ‘다음 기회’를 기약한 기업들은 펀더멘털을 굳건히 하고 새로운 에쿼티 스토리를 만드는 데 한창이다. 다시 몸을 추스르고 있는 IPO 후보자들의 현재를 더벨이 들여다 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6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이오는 올해 기업공개(IPO) 사례 중 가장 투심이 엇갈린 곳으로 꼽힌다. 탄소나노튜브(CNT) 국내 최초 양산에 성공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수요예측에서는 만족할 만한 수요를 확보하지 못했다. 특례상장 기업에 대한 불신, 대형 공모주에 대한 외면 등이 장애물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상장은 무산됐지만 회사의 자금 수요는 여전히 큰 편이다. 제이오는 CNT 생산능력(Capa) 확대를 위해 증시 입성을 추진해왔다. 오는 2025년까지 공급 물량이 확정되어 있고, 향후 추가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기술 경쟁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많았던 만큼 향후 상장 작업에 다시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투심 악화·특례상장 외면에 상장 철회

코스닥 상장을 추진해 오던 제이오는 지난 8일 상장 증권신고서를 철회했다. 3일에 걸쳐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뒀다.

제이오는 주당 공모가 밴드 1만5000~1만8000원에 약 819만7000주를 공모할 예정이었다. 밴드 상단 기준 공모 규모는 1475억원,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6000억원에 달했다. WCP, 수산인더스트리에 이어 하반기 주요 빅딜로 꼽혔다.

얼어붙은 투심이 철회의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빅딜 중심으로 자금이 쏠렸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IPO 시장은 대형 공모주들이 오히려 흥행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였다. 증시 약세로 투자자들의 여력이 줄어들며 몸집이 무거운 '대어'에는 투자를 꺼렸기 때문이다.

특례 상장 기업이라는 점도 흥행에 불리했다. 제이오는 지난해 영업손실 39억원, 당기순손실 14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신사업인 CNT 생산 기술의 미래 잠재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기술 특례를 통한 상장을 추진해왔다. 기업가치 평가 과정에도 이러한 특성이 반영됐다.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제이오의 CNT 사업 부문의 미래 실적을 기반으로 공모가를 산정했다. 호황기였다면 큰 문제가 없었을 방식이다. 그러나 급격한 금리인상과 함께 특례 상장 기업에 대해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수요예측 흥행에도 실패했다.

◇2025년까지 생산능력 10배 확대 계획..."상장 재추진"

증시 입성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당초 수요예측 이전까지 진행된 기관 대상 설명회에서도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호의적인 반응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IR에 참여한 기관들의 의견이 가장 명확하게 갈린 회사"라며 "시장 상황이 아니었다면 훨씬 높은 평가를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탄소나노튜브 사업은 경쟁자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분야이고, 향후 회사 실적에 대한 근거들도 확실하게 갖춰져 있다"며 "기술특례 상장 기업치고는 이례적으로 명확한 매출 전망이 나오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회사의 사업 계획과 재무 상황을 살펴보면 추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해다. 고객사의 생산계획에 따라 2025년까지 공급해야 하는 CNT 물량은 약 343억원이다. 2025년에 납품해야 하는 물량만 2400톤에 달한다. 현재 연 300톤인 생산능력을 3000톤 규모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

반기말 기준 제이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200억원 수준이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생산능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자금은 약 1035억원이다. 생산부지 확보 및 공장 건립에 495억원, 설비 구입에 540억원이 소요된다. 2023년까지 건축을 마무리한 뒤 장비를 구입하는 일정이다. 상장과 별개로 이같은 자금 수요는 여전히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분위기가 단기간에 바뀌지 않는다면 다른 경로로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 들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성장 잠재력을 입증한 상태다. 2019년 BNW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0억원을 투자받고 공장을 착공한 바 있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150억원의 지분투자도 유치했다.

제이오 관계자는 "다시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적절한 시점을 회사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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