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 스토리]매출 '1조 클럽'의 심장, 대동 대구본사 공장을 가다①연간 농기계 13만대 조립 제작, 수출 효자 'KIOTI' 생산 본거지
대구=박상희 기자공개 2022-11-29 08:01:32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8일 09: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매출 1조원(3분기 누적 기준)을 달성하며 글로벌 농기계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대동의 심장은 바로 대구 본사 공장이다. 글로벌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카이오티(KIOTI) 브랜드로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트랙터를 비롯한 대동의 수출 아이템 대부분이 대구 본사 공장에서 생산된다.22일 오전 10시께 도착한 동대구역의 날씨는 흐렸다. 대구시 달성군에 위치한 대동 공장은 동대구역에서도 버스로 한시간 가량을 더 달려야 도착할 수 있었다. 대구공장은 대지만 약 7만평에 건물 규모만 약2만5000평에 달한다. 본사 옥상 위 강렬한 빨간색 옷을 입은 대동의 영문 로고(DAEDONG)가 방문객들을 반겼다.
◇지난해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 MES(제조실행시스템) 도입
1947년 설립된 대동(옛 대동공업)은 초창기 성장 터전이었던 진주를 떠나 1984년 5월 현재의 대구 달성공단으로 본사를 옮겼다. 대구 공장은 여러 채 공장 동으로 이뤄져 있다. 이전 당시부터 공장 부지는 7만평에 달했지만 현재 수준으로 건물이 빼곡하게 들어선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엔진 조립 공장이었다. 평균 400여 종의 엔진 부품을 조립해 완성시키는 곳이다. 구름 다리를 통해 둘러본 두 번째 공장에서는 엔진 부품 가공이 한창이었다. 실린더블록, 실린더헤드, 크랭크축 등 엔진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을 생산한다. 마지막으로 부품 자동화 창고와 농기계 생산 공장을 둘러봤다.
견학 설명을 담당한 박인호 서비스사업팀 차장은 “전자 모니터 현황판은 생산 과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발생한 모든 빅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품질 로스를 줄여 나가는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대동은 지난해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 MES(제조실행시스템)을 재설계해 도입했다. 올 상반기에는 이를 기반으로 대구 공장의 스마트 팩토리를 추진하면 생산 및 품질 관리 고도화를 꾀하고 있다.
노재억 대동 공장장(전무)은 견학 후 이어진 간담회에서 “제품의 품질은 데이터가 말해준다”면서 “과거에는 설계부터, 조립 제조 과정 등의 품질 작업 데이터를 수기로 관리했는데 스마트 팩토리화를 통해 이제는 바코드나 RFID(무선인식) 등을 이용해 품질 경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생산 제품별로 실시간으로 기본 조립값(Ex.각종 오일류 투입량,토크 체결값)이 자동 세팅되고, 조립 매뉴얼(엔진작업 기준)이 작업자에게 자동 제공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생산 제품 제조 품질 지수(DPHU)와 완제품 검사 합격율을 연초 대비해 각각 45%, 10% 개선 효과를 얻었다.
◇미국 수출 트랙터에 헌 타이어를 장착하는 이유는
견학의 하이라이트는 역시나 첫 번째 공장에서 생산된 엔진과 부품 자동화 창고에 있는 농기계 부품 등을 조립 제조해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 등의 완성형 농기계를 생산하는 공장이었다. 콤바인과 이앙기 등은 특정 계절(봄)에만 사용되는 계절 상품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라인은 트랙터 생산에 집중하고 있었다.
대동의 스마트 팩토리는 자동화, 전동화, 지능화를 추구한다. 다만 첫 번째 공장에서 생산한 엔진을 완제품에 도킹(docking, 결합)하는 과정은 일일이 수작업으로, 사람 손에 의해 이뤄지고 있었다. 엔진 도킹은 다른 어떤 제조과정보다도 높은 정확성을 요구하는데, 아직까지는 수작업의 정확도가 높다는 설명이었다.
노 공장장은 “현재 대동의 스마트 팩토리 고도화는 레벨 2 수준인데, 2024년 레벨 4~5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면서도 “완전 무인화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전히 사람의 손길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제품이 만들어지는 공장이었지만 한켠에 엄청나게 쌓여 있는 중고 타이어가 눈길을 끌었다. 박 차장은 “미국으로 수출될 카이오티 트랙터에 쓰일 타이어”라면서 “공장에서 출하될 때는 중고 타이어를 장착하고 미국에 도착한 이후 새 타이어로 교체돼 시장에 출시된다”고 설명했다.
수출 트랙터는 대동 대구 공장에서 컨테이너 차량에 실려 약 2시간 여를 달려 부산 선착장에 도착한다. 최종 목적지인 미국에 도착할 때까지는 중고 타이어를 장착한다는 설명이다. 완제품 생산 공장 밖에는 수출을 기다리는 수백대의 트랙터가 대기하고 있었다.
대동의 매출 1조원 시대를 연 효자 아이템은 다름 아닌 트랙터다. 대동이 연내에 OEM 지게차 생산 라인을 트랙터로 전환해 연 최대 트랙터 생산 캐파를 4만대에서 5만대로 증대하기로 한 것은 이 때문이다.
글로벌 농기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대동의 시장 점율은 몇 년 전만 해도 4%대에 불과했다. 올해는 7~8% 수준으로 2배 이상 끌어올렸다. 내년 이후로는 10% 이상으로 상승해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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