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콜 리스크 파장]K-ICS 비율, RBC 비율보다 정말 좋아질까시중금리 임계점 지나면 시가평가 부채 다시 늘어날수도
서은내 기자공개 2022-12-01 08:16:40
이 기사는 2022년 11월 30일 15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국생명 사태 이후 대부분의 콜 도래를 앞둔 보험사들이 콜 이행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이들이 콜 이행이 가능한 주된 근거로 내세우는 것 중 하나가 내년 K-ICS 제도의 도입이다. 새 제도 K-ICS 시행으로 지급여력비율을 산출하는 방식이 달라지면 자본적정성이 제고될 것이란 전망을 강조하고 있다.흥국생명이 당초 콜 행사 계획을 취소했을 당시 주요했던 배경은 콜 이행 이후 RBC 비율, 즉 지급여력비율이 150% 아래로 떨어진다는 점 때문이었다. 하지만 내년에 이같은 지급여력비율 자체가 개선되면 지급여력비율을 이유로 조기상환을 하지 못하는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반면 장밋빛 전망과 달리 무조건 높은 K-ICS 비율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제도 관련 실무를 담당하는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K-ICS가 도입되고 부채를 시가평가하게 되면 가용자본이 늘어날 것이라고 얘기들하고 있으나 금리 상승이 임계점을 지나면 상당수 보험사는 다시 부채가 늘어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 롯데손해보험, 한화생명, KDB생명 등이 올해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에 자본성증권들의 콜 이행 시기가 도래하며 그 중 상당수 회사들은 콜 이행 계획을 밝힌 상태다. 푸본현대생명은 3분기 말 기준 RBC 비율이 156%, 롯데손해보험은 174.06%, 한화생명은 159%, KDB생명은 171.06%를 기록하고 있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들의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감독규정도 이 지표와 맞물린다. K-ICS가 도입되면 지급여력비율을 산정할 때 부채 시가평가가 시작된다. 보통 보험사는 부채 듀레이션이 자산 듀레이션보다 장기이기 때문에 금리상승에 따른 가치하락이 부채에서 더 크게 발생해 보험사 순자산이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난다.
오랫동안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보험사들은 과거 대량으로 판매해온 고금리 저축성보험 판매계약들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K-ICS를 비롯해 IFRS17이 시행을 앞두면서 이 부분은 더 큰 우려로 작용했다. 부채 시가평가, 수익인식 방식 등이 고금리 저축보험에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내년 K-ICS 하에서 지급여력비율이 현행 RBC 제도 하에서보다 더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유도 여기있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RBC비율이 급락하자 보험사들은 이는 금리 상승에 따른 착시이며 자산 부채를 시가평가하는 새 제도가 도입되면려 금리인상이 보험사 순자본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어필했던 것이다.
하지만 금리가 계속해서 상승하게되면 이런 논리가 더이상 먹혀들지 않는 시점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경고다. 특히 시중금리가 최저보증이율을 웃도는 시점부터가 문제다. 보험사들이 판매해온 저축성 상품들은 각각 최저보증이율을 두고 있다. 최저보증이율이란 시중금리, 운용자산이익률이 하락해도 보험사가 일정 이율 이상의 금리를 보장하게 정한 최저한도를 뜻한다.
시중금리가 최저보증이율보다 낮은 상태에서는 부채가 확정금리형부채로 평가되므로 금리가 오를수록 부채가 감소해 평가이익이 발생한다. 하지만 금리가 최저보증금리 수준을 넘어가면 금리연동형이 되면서 부채가 더이상 줄어들지 않고 금리상승과 함께 늘어나게된다. 즉 자산은 평가액이 줄어드는데 부채 평가액은 줄지 않아 순자본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한 보험업계 회계전문가는 "이번 보험사들의 콜옵션 미이행 사태는 단순히 제도 변경을 앞두고 일어난 일시적인 지급여력비율상의 문제로만 해석할 수는 없다"며 "K-ICS와 새 회계기준이 IFRS17이 내년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각자의 재무 여력상 생각보다 지급여력비율이 좋지 않게 나타날 보험사들도 꽤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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