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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DB 적립금 펀드 운용 검토…실적배당형 '만지작' 최근 운용위서 의견 제시…단계적 투자 확대 예정

이돈섭 기자공개 2022-12-06 08:27:30

이 기사는 2022년 11월 30일 14: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의 저비용항공(LCC) 자회사 진에어가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적립금 일부를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시범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장 시장에 풀리는 진에어 적립금은 수십억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향후 투자를 확대할 방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업계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최근 DB 적립금 운용위원회를 개최하고 적립금 일부의 실적배당형 상품 시범 운용안을 논의했다. 진에어 사정에 정통한 시장 관계자는 "적립금 일부를 펀드로 운용하겠다는 회사측 의지가 강하다고 들었다"며 "만기가 돌아오는 적립금의 5% 정도를 먼저 실적배당형으로 운용하자는 제안이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 9월 말 현재 진에어의 DB 사외적립자산 공정가치는 402억원. 진에어는 DB 적립금 전액을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 작년 한 해 2% 안팎 수준 수익률을 달성했다. 운용위원회 논의에 따라 적립금 일부를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굴리면 수십억원 규모가 선투입될 공산이 크다. 연 목표 운용 수익률은 최근 2년 임금상승률 평균치 4%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

진에어의 DB 적립금 실적배당형 시범 운용 검토는 올해 4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이 시행된 데 따른 조치의 일환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DB 운용 사업장은 적립금 운용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연 1회 이상 위원회를 개최해 적립금 운용계획서(IPS)를 작성해 목표 수익률과 운용 성과 등을 제시해야 한다.

연말까지 법정 최소적립금 비율인 95%도 충족해야 한다. 미충족한 경우 부족한 비율의 3분의 1 이상을 채워 재정검증 결과를 받도록 했다. 올 3분기 말 진에어 적립금 비율은 80%가 채 안 된다. 진에어 DB 적립금 운용위원회에서는 최소적립금 비율 충족 방안과 실적배당형 시범 운용 시기 등에 대해 폭넓은 논의가 오갔던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법정 최소적립금 비율이 낮은 경우 적극적인 실적배당형 상품 운용을 통해 수익률을 끌어올려 최소적립금 비율을 높이려는 시도를 고민할 수는 있다"면서도 "적립금 운용위원회를 설치하면서 운용 성과에 대한 책임 소지가 명확해졌다고 하지만, 보수적인 운용 행태를 이번 기회 한 번에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까지 진에어가 퇴직연금 사업자 측에 상품을 제시해달라는 요청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진에어 퇴직연금 사업자 수는 11개에 달한다. 적립금 일부를 펀드로 운용키로 결정하면 사업자 측에 상품 제안을 요청, 목표 수익률 달성을 위해 자산배분 전략 기반의 외부위탁운용(OCIO) 방식 사모펀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계자들 주장이다.

진에어는 회사 설립 후 2018년까지 수백억원 규모 영업이익을 내다가 2019년 적자로 전환,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789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누적 결손금이 3396억원으로 올 하반기 들어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지만 지난달 말 620억원 규모 영구채를 추가 발행하면서 재무 건전성을 회복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도 DB 적립금 일부를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운용키로 최종 결정하고 퇴직연금 사업자들에 상품 제안서를 요청했다는 전언이다. 200억원 안팎의 적립금을 펀드로 시범 운용한 뒤 점진적으로 규모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말 기준 SK바이오사이언스 DB 적립금 규모는 208억원으로 확정급여채무 현재가치 250억원에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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