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손 떠나는 한진칼, 반도 '익절' 호반 '손절' 8월 이어 이달 지분 매도 수순, 처분이익 '희비교차'
전기룡 기자공개 2022-12-09 08:05:11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7일 1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칼 지분을 보유했던 두 건설사가 올해 순차적으로 매도에 나서 눈길을 끈다. 반도건설이 매입가 대비 높은 가격에 지분을 정리해 '익절'에 성공한 반면 호반건설은 '손절'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지난 6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로 보유하고 있던 한진칼 지분 4.96%를 팬오션에 넘겼다. 주당 3만7715원씩 총 333만8090주를 매각했다. 양사간 총 거래금액은 1259억원이다.
호반건설이 올해 초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로부터 주당 6만18원에 한진칼 지분을 확보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약 37.2% 가량 낮은 가격에 매각을 결정한 셈이다. 총 거래금액으로 따지면 740억원 안팎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호반건설은 그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우군으로 여겨져 왔다. 조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이어오던 KCGI가 손을 떼자 호반건설이 새로운 주주로 들어왔다. 당시 호반건설이 매입한 규모만 매도청구권, 신주인수권 등을 포함해 총 1181만4917주(17.35%)에 달한다.
반도건설과는 상반된 행보다. 반도건설은 경영권 분쟁이 종료되자 계열사인 대호개발, 한영개발 등을 통해 보유하고 있던 한진칼 주식 1136만1000주(17.02%)가운데 1075만1000주(16.1%)를 주당 6만2500원에 매각했다.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을 주당 4만6616원에 사들였다는 점에 미루어 30%가량 익절에 성공했다. 당시 반도건설이 내놓은 한진칼 지분은 LX판토스와 조 회장의 우군으로 알려진 델타항공 등이 편입했다. 현재는 소수점 끝자리 수준으로만 한진칼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호반건설이 손절을 택하게 된 배경에는 업계에 만연한 유동성 경색 문제가 거론된다. 강원랜드에서 시작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로 건설업계는 단기자금 조달에 전반적인 차질을 빚고 있다. 본 PF 전 브릿지론(Bridge loan) 단계에서 무산되는 사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캐피탈 마켓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최근 SK텔레콤이 올해 마지막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조9350억원 규모의 주문이 확보했지만 신용등급 'AAA'의 우량채라서 가능했던 일이다. 현재도 'AA+'정도에서만 수요가 있는 상태라 캐피탈 마켓을 통한 자금 확보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한진칼은 보통주 1주당 3만9550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호반건설의 남은 한진칼 주식 수가 852만8827주라는 점을 감안할시 당장 처분할수록 평가손실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관계자는 "과거 호반건설이 한진칼 지분을 통해 저비용항공사(LCC) 한 곳을 사들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면서 "현금성자산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호반건설이지만 유동성 문제를 겪기 전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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