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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플랜트 역량 점검]'브라질 여파' 포스코이앤씨, 포트폴리오 전환 '타개책'총계약원가 추정의 오류 후폭풍…이차전지·수소·원자력 '새 먹거리'

전기룡 기자공개 2024-11-22 07:30:02

[편집자주]

플랜트가 중동 산유국에서 대규모 손실액을 인식한 이래 10여년만에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했다. 주력 매출원이었던 건축·주택의 수익성이 급감한 반면, 플랜트는 여전히 고른 이익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플랜트 역량을 고도화하는 차원에서 인력을 충원하고 조직을 손질한 건설사도 눈에 띈다. 플랜트라는 사업영역이 변곡점을 맞이한 만큼 더벨은 주요 건설사들이 지닌 역량을 조명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1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이앤씨는 제철소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플랜트 역량을 쌓아왔다. 포항제철소 내 기존 공장을 개조해 60만톤(t)급 'FINEX Demo Plant'를 준공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후에는 2004년 플랜트사업본부를 출범한데 이어 2006년에는 에너지사업본부를 신설하는데 이르렀다.

전략적인 육성에 힘입어 플랜트·에너지사업본부는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의 과반 이상을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를 넘어 중남미·동남아·중동 등지에서도 성과가 가시화됐다. 사정은 2016년 조 단위 플랜트 프로젝트였던 '브라질 CSP 일관제철소'로부터 대규모 손실을 인식하면서 급변했다.

플랜트에너지사업본부가 침체기에 들어갔던 배경이다. 8년이 지난 지금은 업종 시프트로 다시금 힘을 싣고 있다. 포스코이앤씨의 E&C가 환경(Eco)과 도전(Challenge)을 의미하는 만큼 사명 변경과 맞물려 '이차전지 원료/소재'를 주요 사업에 추가했다. 수소·원자력사업도 차기 먹거리다.

◇과반 이상이었던 매출비중, 19.1%까지 하락…신용등급 강등 원인

포스코이앤씨의 전신은 제철정비다. 옛 사명에서 알 수 있듯이 포항·광양제철소의 설비합리화 작업을 주로 수행해 왔다. 거양개발과 포스코개발로 불리던 시절에도 포항·광양제철소와 연계된 플랜트 프로젝트를 도맡았다. 당시는 철강엔지니어링본부가 주요 사업조직으로 이름을 올렸다.

플랜트사업본부가 공식 출범한 시기는 2004년이다. 기존 플랜트영업실에 기계·전기·토목·건축설계팀과 포항·광양공사팀 등을 결합하는 형태로 구성됐다. 차세대 제선 기술이었던 FINEX의 데모 버전(Demo Plant)을 포항제철소 내 준공한데 이어 상용화 설비를 착공하는 시기와 맞물린 변화였다.

단순 철강 플랜트에만 영역을 한정하지 않기 위해 2006년에는 에너지사업본부를 공식화했다. 초기에는 국내외 영업·사업그룹과 칠레지사가 배치됐다. 이후에는 중동을 중심으로 석탄화학시장의 성장이 전망되자 선제적으로 화공사업그룹을 추가했다. 신재생에너지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오랜 기간 누적된 전문성에 힘입어 플랜트사업본부와 에너지사업본부는 주력 조직으로 자리매김했다. 2013년 두 사업본부가 올린 매출액과 영업이익만 각각 4조7990억원, 3619억원에 달한다. 각각 매출액의 59.8%, 영업이익의 89.5%씩을 책임졌다. 2015년까지도 준수한 실적 흐름을 이어갔다.

문제는 이듬해 국내 건설업체가 해외에서 수주한 단일 플랜트 중 최대 규모인 브라질 CSP 일관제철소 프로젝트(약 5조원)로부터 총계약원가 추정의 오류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직전 사업연도의 손익과 관련해 1046억원의 추가 손실을 반영했다. 당해 인식한 영업손실도 2399억원에 달한다.

브라질 CSP 일관제철소의 여파는 상당했다. 과반 이상이었던 플랜트·에너지사업본부 매출비중이 2019년 19.1%까지 하락했다. 한때 'AA-'에 '안정적' 아웃룩을 달았던 신용등급도 점차적으로 'A(안정적)'까지 떨어졌다. 당시 신용평가사들은 해외 플랜트 프로젝트서 야기된 손실을 문제 삼았다.

◇이차전지사업 전담조직 신설, 성과 가시화

포스코이앤씨가 대대적인 쇄신에 들어간 배경이다. 브라질발 대규모 손실과 함께 중동 산유국들의 발주물량이 감소하자 2017년 경영 효율성 차원에서 자회사인 포스코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했다. 포스코엔지니어링 인력은 신설된 엔지니어링본부와 기존 플랜트사업본부로 재배치됐다.

2년 뒤에는 다시 한번 조직개편에 착수했다. 플랜트사업본부와 에너지사업본부, 엔지니어링본부를 단일 부서(플랜트사업본부)로 통·폐합했다. 기존 플랜트 부문 인력을 타사업부에 전출시키는 방식으로 1373명까지 줄였다. 대규모 쇄신에 힘입어 2020년부터는 매출 외형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포스코이앤씨로의 사명 변경과 함께 포트폴리오 전환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이앤씨가 엔지니어링(Engineering)과 건설(Construction)을 뜻하지만 포스코이앤씨는 환경(Eco)과 도전(Challenge)이라는 의미를 내걸었다. 이차전지와 수소·원자력 등을 차기 먹거리로 삼았다.

지난해 사업보고서부터는 플랜트 영역의 주요 사업으로 이처전지 원료/소재를 명시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플랜트사업본부 내에 이차전지사업실을 출범시키는 작업을 마쳤다. 덕분에 지난달에는 그룹 최초의 리튬생산 상업화 설비인 '아르헨티나 염수리튬 1단계 상·하공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후속 사업인 '아르헨티나 염수리튬 2단계 상공정'도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진척되고 있다. 율촌산업단지 내 염수·광석리튬 공정·상업화시설도 공사가 진행 중이다. 업스트림부터 다운스트림까지 이차전지 사업의 밸류채인을 완성하겠다는 그룹의 기조에 발맞춰 관련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플랜트사업본부 산하에 수소·원자력사업추진반을 신설해 인큐베이팅 과정에도 힘을 싣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기술 인재 확보 차원에서 누적 576명이 신사업 관련 교육을 마쳤다. 비중은 이차전지(34.2%)에 이어 수소(20.1%), 친환경건축(20.1%), 해상풍력(17.2%), 원자력(8.3%)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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