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증권, 수탁 신사업 드라이브…신규 수임 착착 공식 론칭 이후 20개 안팎 확보, 공격 확장 '앞으로'
양정우 기자공개 2022-12-14 09:28:13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9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이 국내 증권사 최초로 시도하는 펀드 수탁 사업에서 신규 헤지펀드의 수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의 결성 규모가 급격히 줄어든 와중에 계약고를 키워나가는 선전을 벌이고 있다.9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NH증권은 최근 원화 헤지펀드 20개 안팎을 직접 수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0월 펀드 수탁 비즈니스를 정식으로 론칭한 지 한달여 만이다.
새롭게 수임한 펀드의 면면이 다채롭다. 멀티스트래티지 전략을 가진 일반 주식형 펀드부터 가장 빈번하게 조성되는 공모주 펀드도 포함돼 있다. 여기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채권을 담는 부동산 펀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부동산 PF 시장이 침체된 여건이지만 증권사만의 리스크 관리형 수탁을 표방한 터라 자체 시스템으로 위험을 점검한 것으로 관측된다.
WM업계 관계자는 "NH증권의 수탁 파트가 중견 운용사뿐 아니라 신생 하우스의 신규 펀드를 줄줄이 수임하고 있다"며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이후 대형 수탁은행이 신생사 펀드를 외면하는 것과 상반된 행보"라고 말했다. 이어 "최상위 운용사는 일단 NH증권의 업무 완성도를 지켜본다는 입장이지만 수탁 대란에 숨통을 틔우고 있는 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신규 수임 펀드에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모두 NH증권으로 나타났다. 국내 헤지펀드 생태계는 판매사, 운용사, 수탁사 등 세 축으로 구성돼 있다. 운용사가 신규 펀드를 론칭하려면 판매사에서 고객을 유치하고 펀드 자산은 수탁사가 보관하는 구조다. 법적 수탁기관(신탁업자)의 자격이 부여돼 있는 건 증권사의 PBS 파트다.
하지만 그간 증권사 PBS 파트는 단순 수탁 업무를 직접 수행하지 않았다. 고도의 금융 서비스가 아닌 보관, 관리 업무는 수탁은행에 재위탁했다. NH증권이 이 은행의 업무를 신규 사업으로 낙점한 만큼 PBS는 타 증권사, 직접 수탁은 NH증권인 구도도 가능한 셈이다. 그럼에도 단순한 실적 쌓기가 새 비즈니스의 목표가 아닌 터라 PBS와 직접 수탁을 함께 소화하는 방향으로 신규 계약을 체결해 나가고 있다.
지난 9월 이후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 자산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설정 볼륨이 41조원을 턱걸이하는 수준으로 후퇴했다. 10월 말 국내 전체 헤지펀드 설정액은 41조750억원으로 집계됐다. 8월 사상 최대 규모와 비교하면 2개월만에 4% 가량 급격하게 줄었다.
운용업계 전반이 신규 펀드의 결성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히고 있는 여건이다. 메이저 하우스의 펀드레이징이 지연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리테일 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한 건 물론 기관 투자자의 투자 수요도 위축 일로를 걷는 형국이다. 하지만 NH증권은 이런 펀딩 가뭄 와중에도 새롭게 조성되는 펀드를 하나둘씩 확보해 나가고 있다.
내년 초엔 원화 수탁에 이어 외화 수탁 업무를 개시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아직 국내 시장에서는 해외펀드가 많지 않으나 해외투자 니즈가 폭증한 만큼 이 수요를 공략하려는 하우스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운용사의 외화 수탁 수요 역시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사가 펀드 수탁 사업에 진출한 건 NH증권이 처음인 만큼 아직 동종업계의 경쟁사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이 내년 직접 수탁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NH증권은 본격적 경합을 벌이기 전까지 선점 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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