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파·다날 투자 받은 '만나코퍼레이션', 고객 적립금 유용 '갑론을박' "회계 투명성에 문제"vs"보유 현금 충분", 마케팅 경쟁 속 업계 내 대립 격화
김예린 기자공개 2022-12-19 07:32:22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6일 09: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와 다날이 투자한 만나코퍼레이션이 라이더와 음식가맹점(이하 가맹점) 등 고객사로부터 받은 현금을 마케팅 비용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만나코퍼레이션 회계 처리가 불투명하다는 지적과 일방적 흠집내기라는 반론이 맞부딪치며 논란을 빚고 있다.15일 업계 및 금융감독원 전자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만나코퍼레이션은 라이더와 가맹점의 돈을 당사자 동의 없이 라이더 확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는 총판대여금(라이더 지역허브 대상 대출 서비스)에 투입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만나코퍼레이션은 7개의 배달대행서비스를 통합한 플랫폼이다. 특히 자회사 만나플래닛을 통해 주문관리·정산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맹점으로부터 배달대행료를 적립금 형태로 선입금 받은 뒤, 배달대행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적립금에서 차감해 라이더에게 주는 방식이다.
자금 관리 주체인 만나플래닛의 작년 재무제표상 적립금에 해당하는 ‘페이미지급금’은 213억원인데, 현금·현금성자산은 98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이 핵심 근거다. 고객이 맡긴 돈인 적립금을 임의로 써왔으며, 올해도 이 같은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는 의혹이 업계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되면서 최근 이슈화되고 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만나플래닛이 가맹점 적립금과 라이더 적립금, 지점 적립금 등이 실제 보유한 현금과 1대 1로 매칭되지 않고 있다. 가맹점과 라이더 등 각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현금 보유분이 없다는 뜻"이라며 "페이미지급금과 보유 현금간 차이인 115억원을 만나플래닛이 임의로 쓴 것 아니겠느냐"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경쟁사들 재무제표를 보면 빠른 비교가 가능하다. 적립금은 기업마다 다른 계정항목으로 표기돼 있다. 생각대로 운영사 '로지올'은 매입 채무 및 기타 채무, '바로고'는 예수금, '메쉬코리아'는 선수금으로 해당 계정을 잡고 있다.
작년 공시 비교 결과, 로지올은 현금·현금성 자산과 기타금융자산 등 당장 현금화 가능한 자산은 305억원, 적립금은 315억원이다. 바로고는 현금·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등 보유현금이 529억원, 예수금은 141억원이다. 양 사 모두 적립금과 엇비슷하거나 더 많은 양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만나플래닛이 해당 자금을 총판대여금과 프로모션 등 라이더 대상 마케팅 비용으로 썼다고 보고 있다. 총판대여금은 라이더들이 모인 지역 허브 개념인 '총판'들을 대상으로 대여해주는 돈이다. 사무실이나 인건비, 오토바이 등을 마련할 때 쓸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으로, 플랫폼 경쟁 속 더 많은 라이더를 확보하기 위한 당근책으로 활용한다.
만나플래닛의 작년 총판대여금은 158억원으로 전년(119억원)보다 66억원 늘었다. 이 기간 현금성 자산이 100억원이 채 안되는 데 비하면 규모가 적지 않다.
자금 미스매칭으로 기업 재무구조 악화 시 고객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많은 라이더와 가맹점주가 동시에 페이미지급금 인출을 요구했는데 회사가 그만큼의 돈이 없으면, 돌려받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다른 배달대행업체 이어드림은 은행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서 은행 측 통보로 지난달 계좌가 동결됐다. 이로 인해 가맹점·라이더 적립금도 압류돼 피해자들이 발생, 현재 소송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나플래닛 측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언제든 리스크에 대비할 현금이 충분하고, 페이미지급금을 다 지급할 수 없으면 총판대여금(185억원)에서 상계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총판대여금은 라이더를 대상으로 빌려준 돈이기 때문에 라이더가 가져가지 않은 페이미지급금 가운데 대여금 만큼을 상계한 뒤 지급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만나플래닛으로부터 빌려간 돈이 없는 라이더, 가맹점주들 대상으로는 차감할 돈이 없다. 이 경우 보유한 내부 현금이 충분하지 않고, 총판대여금을 라이더가 상환하지 못해 돈이 더욱 묶이면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질문에 "총판 중 돈을 빌려가고 갚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사고율이 높지 않다. 사내 보유 현금이 충분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다만 현금 보유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어 "작년까지는 직접 총판대여금을 회사에서 빌려줬지만, 올해는 회수력이 높은 은행을 통해 대출 보증을 서주는 방식으로 총판대여금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만나코퍼레이션 투자자들은 이에 대해 경쟁사들의 일방적인 흠집 내기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만나플래닛의 재무제표가 반영된 만나코퍼레이션 연결 재무제표상으로는 현금 보유량이 충분해 리스크가 없다는 반론이다.
만나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최대주주는 조양현 대표로 50%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한투파와 다날이 각각 2대주주와 3대주주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 주도권 잡기와 맞물려 적립금이 업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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