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결합승인 지연' 문제 삼은 베어링PEA, PI첨단소재 인수 철회 명분될까 매각 측에 계약해제 근거로 제시, 향후 법정 다툼서 핵심 쟁점될 듯
이영호 기자공개 2022-12-14 08:09:21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3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어링PEA가 PI첨단소재 인수 의사를 철회하는 이유로 기업결합승인 지연을 내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향후 법정 다툼이 불거졌을 경우,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13일 IB업계에 따르면 베어링PEA는 기업결합승인 지연을 주요 근거로 들어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에 계약해제를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베어링PEA의 인수 철회를 놓고 업계에서는 뒷말이 무성했다. 딜 클로징 시점이 임박하거나 시한을 넘긴 것이 아니라 종결 20여일을 남기고 일찌감치 철수를 결정해서다. 베어링PEA는 표면적으로 규제 당국의 기업결합 승인 지연을 문제 삼았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달 30일 딜 종결까지 시간이 충분히 남은 시점에서 이 조항을 꺼내들었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다분하다”며 “중국 당국의 기업결합심사 완료에 앞서 서둘러 계약을 해제해 책임 소재를 최소화하는 모습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전에서 중국 측의 기업결합승인 여부는 마지막 분수령으로 남아있었다. 중국 당국의 승인이 났을 경우, 딜 클로징으로 직행하는 수순이었다. 만약 승인 절차가 마무리됐다면, 베어링PEA가 인수를 철회하기는 더욱 어려워졌을 것이란 관측이다.
향후 글랜우드PE와 법적 공방이 벌어진다면, 기업결합승인 지연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베어링PEA가 진정 기업결합승인 문제 때문에 딜을 포기했는지 여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일각에선 주가 급락과 금리 상승으로 베어링PEA가 500억원 위약금과 평판 훼손을 감수하고서라도 손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조 단위 딜에서 인수 백지화라는 초대형 변수가 발생하면서 후폭풍 역시 만만찮은 분위기다. 거래당사자는 물론 관련 이해관계자들도 갑작스러운 국면에 직면했다. 베어링PEA의 인수자문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이하 ‘메릴린치’)다.
메릴린치 역시 매수인의 갑작스러운 인수 철회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거래 종결만 기다리던 상황에서 메릴린치가 인수자문 수수료를 받기는 어려워졌다.
매물로 나왔던 PI첨단소재 역시 난감한 것은 마찬가지다. SPA 체결 이후 매수인이 피인수 기업 경영에 일정 부분 관여하기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수 무산으로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해진 것은 물론, 경영에도 지장을 준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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