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이차전지 테마' 윤성에프앤씨, 오너기업 한계 넘어설까주가 상승 덕 경영 성과 '우수', 개선점 산적한 이사회 운영 이슈
이영호 기자공개 2024-11-18 08:07:56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1일 09:5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성에프앤씨는 지난해 투자시장에서 이차전지 생산공정용 장비사로 더 알려져 있는 기업이다. 코스닥 시장에 2022년 말 상장된 후 지난해 이차전지 테마와 맞물려 폭발적인 주가상승세를 누렸던 대표적인 코스닥 상장사 중 하나로도 꼽힌다. 현 주가는 5만원 초반대에 머물고 있지만 지난해 이차전지 테마 훈풍이 불 때만 하더라도 윤성에프앤씨 주가 최고점은 26만8500원에 이를 정도였다.윤성에프앤씨는 박종순 회장이 1986년 설립한 기업이다. 윤성에프앤씨는 본래 식품, 바이오 분야에서 쓰이는 각종 장비를 제조, 공급하는 곳이었다. 2000년대 초반 이차전지 믹싱장비 등 배터리 신사업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이때 선택이 윤성에프앤씨 성장을 이끈 원동력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차전지 장비 사업은 현재까지도 회사의 주요 사업 영역으로 꼽힌다.
윤성에프앤씨는 오너 2세 경영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회사를 이끄는 인물은 박 회장의 아들인 박치영 대표다. 박 대표는 20년 넘게 윤성에프앤씨에 몸을 담고 있는 인물이다. 오랜 기간 재직하며 사업 이해도가 높다는 관측이다.
다만 오너기업 특성상 거버넌스에는 물음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윤성에프앤씨 이사회가 제기능을 해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윤성에프앤씨는 오너기업에서 흔히 발견되는 거버넌스 함정에 빠질지, 혹은 이를 극복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차전지 테마' 주가상승폭 후광에 경영성과 '합격점'
THE CFO는 자체 평가 도구를 바탕으로 상장사들을 평가하고 있다. 금번 평가기간은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로 한정했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여섯 개 지표로 평가 항목을 구성했다.
윤성에프앤씨는 255점 만점에 106점을 획득했다. 이를 5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2.05점이다. 각 지표 별 성적표를 살펴보면 △구성 1.6점 △참여도 2점 △견제기능 1.5점 △정보접근성 1.7점 △평가개선프로세스 1.6점 △경영성과 3.9점으로 나타났다.
그래도 경영성과는 평균을 상회하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영성과 세부지표에서 대부분 5점 만점을 받은 덕분이다. 윤성에프앤씨는 배당수익률(0.13%), 영업이익성장률(-17.5%), 부채비율(114.61%)에서 최저점인 1점을 받았지만, 나머지 경영지표에서는 5점 만점을 따내면서 합격점을 받았다.
세부 경영지표를 살펴보면 주가순자산비율(PBR) 5.59배, 주가수익률 167.46%, 총주주수익률(TSR) 167.8%, 매출성장률 48.8%, 영업이익성장률 -17.5%, 자기자본이익률(ROE) 16.4%, 총자산이익률(ROA) 7.87%, 순차입금/EBITDA 0.42, 이자보상배율 13.03배를 기록했다. 모두 평균치를 훌쩍 넘기는 성과였다.
◇'1점대 즐비' 이사회 개선점 다수
윤성에프앤씨는 경영성과 외에 이사회 운영 관련해서는 대체적으로 낮은 점수를 획득했다. 현재 이사회 기능이 상당히 미흡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견제기능 평가에서는 가장 낮은 평점인 1.5점을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윤성에프앤씨는 이사회 이사 추천은 외부 공모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받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외부 채널 대신 이사회 내부적으로 추천을 받아 이사들을 선임하고 있다. 실제 사업보고서에는 이사선임 추천인 란에 모두 '이사회'라고 명시돼있다.
이사회 내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은 공시돼있지 않았다. 오너기업인데다 회사 최대주주인 박 대표가 리더십을 쥐고 있어 별도 승계정책을 마련할 동기는 아직 많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또 부적격임원 선임방지 프로세스 역시 기술돼있지 않았다. 내부거래위원회가 따로 없고 TSR, 주주가치 제고 성과를 보수에 연동하지 않았다는 점도 견제기능이 낮은 점수를 받은 이유였다. 감사위원회를 두지 않은 점 때문에 관련 점수도 1점으로 책정됐다.
다만 윤성에프앤씨가 견제기능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던 요소도 있었다.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이사 보수가 과도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등기이사 대비 보수비율이 30~50% 사이로 책정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4점을 받았다.
이밖에도 이사회 의장을 오너이자 최대주주인 박 대표가 겸임하고 있다는 점, 이사회 내 별도 위원회가 없는 점, BSM(Board Skill Matrix)이 부재한 점 등도 윤성에프앤씨에 대한 THE CFO의 평가 전반을 끌어내리는 요소들이었다. 윤성에프앤씨로선 향후 이사회 기능 강화에 상당한 노력을 쏟아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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