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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 모니터]'적자' 스노우의 확장 투자 전개법네이버 출자금·네이버파이낸셜 차입금으로 종속기업 자금 지원

김형락 기자공개 2022-12-21 07:4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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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는 잘 쓰면 약이 되고, 잘못 쓰면 독이 된다. 캡티브 물량을 확대해 비용 절감을 도모할 수도 있고, 자산·자금 거래 등으로 난관에 봉착한 계열사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도 있다. 하지만 적절한 내부통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일감 몰아주기와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 논란 등과 같은 오점을 남길 수 있다. 치밀한 계산에 따라 움직여야 내부거래를 리스크가 아닌 기회로 만들 수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내부거래 현황과 전략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9일 13:4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노우는 네이버 자회사 중 투자활동이 활발한 곳이다. 설립 이후 적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현금출자와 대여로 종속기업에 유동성을 풀고 있다. 모회사 네이버에서 받은 증자대금과 계열사 네이버파이낸셜에서 끌어온 차입금이 투자 밑천이다.

자금 내부거래가 얽히다 보니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에서 출발해 스노우를 거쳐 네이버 손자회사들로 이어지는 대여 거래가 형성됐다. 연쇄 차입 고리를 끊기 위해선 스노우 종속기업들의 외부 투자 유치가 순항해야 한다. 네이버는 손자회사에 투자은행(IB) 출신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해 기업공개(IPO) 밑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스노우는 지난해 별도 기준 전체 자산(2690억원) 중 5분의 1(약 21%)이 종속·관계기업으로 나간 대여금(565억원)이다. 스노우 유동성이 그만큼 계열사에 묶여 있다는 얘기다. 올해 스노우가 발표한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에 따르면 종속기업으로 대여금 750억원을 추가로 쏴줬다.


스노우는 네이버 자회사 중 자체 현금 창출력이 떨어지는 곳이다. 2016년 설립 이후 영업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네이버는 100% 자회사였던 캠프모바일에서 카메라 앱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스노우를 세웠다. 지난해 말 누적 결손금은 3634억원이다. 네이버가 매년 증자로 자본을 보강해줘 자본잠식에 빠지지는 않았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611억원을 기록하고,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는 523억원이 빠져나갔다.

스노우 유동성을 떠받치는 건 자산·자금 내부거래다. 네이버와 네이버파이낸셜이 자금력을 동원해서 스노우를 지원하고 있다. 네이버는 유상증자 납입, 네이버파이낸셜은 자금 대여로 스노우 곳간을 채워주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대여금(지난 2일 기준 잔액 250억원) 회수를 서두르지 않고, 만기를 연장해주고 있다.

스노우는 지난해부터 투자활동에 힘을 싣고 있다. 한 해 영업활동현금흐름 유출액(536억원)보다 투자활동현금흐름 지출액(856억원)이 더 컸다. 종속·관계기업 현금출자(496억원)와 대여(347억원 순증)를 동시에 늘리며 '컴퍼니 빌더(스타트업을 창업·육성하는 기업)'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2020년부터 스노우 내 사업 부문들을 독립시키며 계열사를 늘렸다. 그해 5월 네이버제트(아바타 기반 모바일 콘텐츠·애플리케이션 개발·운영)를 시작으로 10월 케이크(영어교육 콘텐츠 기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운영), 지난해 1월 크림(스니커즈 거래 플랫폼 기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운영)을 차례로 스노우에서 물적분할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스노우 밑에 있는 종속기업은 10곳, 관계기업은 8곳이다.


가장 최근에 독립한 크림은 스노우에 유동성을 의지하고 있다. 지난해 스노우가 200억월을 현금출자하고, 270억원을 대여한데 이어 올해 추가로 600억원을 대여해줬다. 대여금 총잔액은 870억원(이자율 2.8~6.38%)이다.

케이크도 올해 스노우와 다시 대여 거래를 텄다. 지난 2월 60억원을 시작으로 7월 60억원, 지난달 30억원을 추가로 차입해 총잔액은 150억원(이자율 4.63~6.45%)이다. 네이버제트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스노우에서 295억원을 차입해서 242억원을 상환(지난해 말 잔액 53억원)했다.

크림, 케이크, 네이버제트 모두 수익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지 못한 초기 기업들이다. 스노우가 대여로 종속기업에 유동성을 나눠줬지만, 이자 부담이 뒤따르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 아쉬운 자금 지원책이다. 스노우 종속기업들이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선 지배기업인 네이버나 계열사 또는 외부 투자자에게 신주를 발행하는 지분 투자를 유치해야 한다.


스노우는 자회사들이 외부에서 투자를 유치할 때까지 대여금 만기를 연장할 방침이다. 자회사로 투자금이 들어온 뒤 대여금을 회수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김영기 JP모간 IB 부문 대표를 네이버제트와 크림 CFO로 영입하며 손자회사 IPO 로드맵을 마련해가고 있다.

스노우 관계자는 "향후 가용 자금을 확보해두기 위해 네이버파이낸셜 차입금 만기를 연장했다"며 "자회사 대여금은 외부 편딩 시 회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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