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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 자회사 열전]넥슨 '현금창고' 네오플, 배당주고 동난 현금②2008년 인수한 '던파' 개발사, 작년 4조 배당으로 현금 4.6조→4000억

황원지 기자공개 2022-12-20 14:15:35

[편집자주]

게임사 산하 개발 자회사는 그간 세간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실제 게임을 개발하는 주체지만, 출시할 때엔 퍼블리싱을 진행하는 본사가 전면에 나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개발사를 인수하는지, 자회사에서 만든 신작이 성공하는지에 따라 본사의 흥망도 좌우된다. 게임사별 개발 자회사의 인수합병 히스토리를 조명하고, 현재 재무상태와 개발 중인 신작을 소개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6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오플은 국내 개발 자회사의 정석과 같은 곳이다. 2005년 출시한 '던전앤파이터(던파)'가 글로벌 히트작 반열에 올랐고 17년 넘게 안정적인 라이브 서비스로 저력을 증명해 왔다. 2008년 네오플 인수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전략으로 유명한 넥슨의 역사에서도 가장 성공적인 딜로 평가받는다.

재무적으로는 그룹 내에서 현금창고 역할을 맡고 있다. 던파로 중국에서 연간 1조원대 현금을 벌어 이를 배당이나 대여금 형태로 넥슨코리아에 넘긴다. 하지만 지난해 일본 넥슨 본사의 배당액이 크게 늘면서 네오플 현금을 끌어간 탓에 현금보유고가 4조6000억원에서 4000억원대로 떨어졌다. 올해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던파모) 매출이 중요할 전망이다.

◇글로벌 흥행작 던파 개발사, 인수전 승자는 '넥슨'

네오플은 허민 대표가 2001년 4월 설립한 게임 개발사다. 역할수행게임(RPG) 장르를 전문으로 하는 지금과 달리 초기에는 캐주얼 게임을 주로 개발했다. 자체 게임포털사이트 '캔디바'에 다수의 온라인 게임을 출시해 성공시켰다. 당시 캔디바는 누적회원수 7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던파 신화가 시작된 것은 2005년부터다. 던파는 2D 도트 벨트스크롤 액션게임으로 출시와 동시에 국내에서 빠르게 인기를 끌었다. 이듬해인 2006년 NHN(당시 한게임)에서 네오플 인수를 결정한다. NHN은 허 대표로부터 네오플 지분 60%를 240억원에 사들였다. 현금 210억원과 NHN 주식을 합쳐 네오플 지분과 교환하는 방식이었다.


네오플이 넥슨 품에 안긴 시점은 2008년이다. 앞서 2007년 NHN이 230억원의 투자금 회수를 결정하면서 허 대표에게 지분과 경영권이 다시 넘어왔는데 이를 넥슨에게 매각한 것이다. NHN의 당시 지분율은 40.85%로, 넥슨은 이를 제외한 허 대표 지분과 기타지분을 합쳐 50%가 넘는 지분을 3800억원 가량을 주고 사들였다. 이후 2008년 10월 NHN이 남은 지분 전량을 넥슨에게 팔면서 지분율 100%의 완전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같은 해 네오플은 더 큰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 텐센트에게 던파의 중국 퍼블리싱권을 판매하며 중국시장을 개척했다. 당시 던파는 국내에서만 월 최대 5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던 히트작이었던 만큼 경쟁전이 치열했고 텐센트는 네오플에 홍보, 서버관리, 게임 유통 등을 모두 책임지면서 매출의 30~40%를 로열티로 지불하는 '후한'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중국에 진출한 던파가 대박을 터트리면서 네오플은 넥슨의 핵심 자회사로 떠오른다.

현재 네오플은 개발력과 라이브 서비스 능력 둘을 모두 갖춘 개발사로 평가받는다. 던파를 처음 히트시키는 것도 개발사의 역량이지만 17년이 넘게 서비스를 이어오면서 아직 라이브 매출을 유지하는 건 더 어려운 일이다. 여기에 올해 던파모 성공으로 PC에 이어 모바일 게임 개발 역량도 갖췄다는 인정을 받았다.

◇넥슨 현금창고 역할, 지난해 4조 배당으로 현금 4000억 남아

재무적으로는 넥슨의 현금창고 역할을 하고 있다. 네오플이 중국에서 현금을 벌고 이를 넥슨코리아로 보낸 후 넥슨코리아에서 넥슨 일본 본사로 다시 이동시키는 구조다.

네오플은 2016년 이후 5년간 1조원 이상의 현금수준을 유지해 왔다. 던파를 통해 중국에서 올리는 연간 약 1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그대로 쌓은 덕분이다. 네오플의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등을 포함한 현금보유고는 2015년 4100억원에서 2016년 1조1800억원으로 뛰어올랐고 이후 매년 약 1조원씩 늘어 2020년 4조69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거금은 넥슨코리아를 통해 일본 본사로 흘러갔다. 일본 본사의 배당과 글로벌 투자를 위해서다. 넥슨 일본 본사는 무배당 정책에서 2019년 하반기 주당 2.5엔 지급으로 배당정책을 수정했고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이를 주당 5엔으로 올렸다. 이 밖에도 지난해부터 그룹의 글로벌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본사에 현금이 필요해졌고 이를 네오플과 넥슨코리아에서 끌어갔다.


일본 본사에서 자금을 끌어가면서 네오플의 현금도 급감했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보유액이 4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2020년 4조6000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넥슨코리아에 4조1000억원 규모의 배당을 줬다. 몇 년간 네오플이 모아뒀던 현금을 약간의 운영자금만 빼놓고 대부분 넥슨으로 넘긴 셈이다.

여기에 최근 이어진 던파의 중국 매출 하향세도 걱정거리 중 하나다. 네오플의 중국 매출은 2018~2019년 1조원이 넘었다가 줄어들고 있는 상태다. 2016년 6800억원 수준에서 2018년 1조2000억원을 기록했으나 2020년부터 6000억~7000억원대로 떨어졌다. 2020년 던파모바일 중국 출시가 예상치 못하게 연기되면서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려던 대기수요가 그대로 이탈한 영향으로 추정된다.

다만 올해 말 현금보유고는 이보다 나아질 전망이다. 올해 출시한 던파모가 선전 중이다. 넥슨 일본 본사는 지난 3분기 재무제표를 통해 중국의 던파 매출은 감소 추세이지만, 한국의 경우 던파모와 히트2 덕분에 기록적인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차세대 프로젝트 AK, 오버킬도 던파 IP 기반... 던파모 이어 성공할까

현재 네오플은 라이브 서비스와 신작 개발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인력 규모는 경영지원 스텝을 포함해 약 1000명 내외로 개발사 치고는 큰 규모를 유지 중이다. 라이브 서비스의 경우 17년이 넘은 던파 PC버전과 던파모를 운영한다.

네오플이 개발중인 신작 '프로젝트 AK'

신작으로는 프로젝트 AK(Arad Chronicle : Kazan)와 프로젝트 오버킬을 준비 중이다. 두 작품 모두 던파 지식재산권(IP) 기반 게임이다. AK의 경우 원작 던파 세계에서 약 800년 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콘솔 3D 액션 RPG다. 2017년부터 개발해온 프로젝트 BBQ의 명칭을 변경한 작품이다. 오버킬은 언리얼 엔진을 사용해 만드는 차세대 횡스크롤 PC 액션 RPG 프로젝트다.

올해 던파모가 성공한 만큼 후속작들도 주목된다. 네오플은 2005년 이후 던파 IP 확장을 위해 20여개가 넘는 IP 작품을 내놓았으나 실질적인 성과는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모바일 버전인 던파모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이후 후속작들에도 기대가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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