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AGBO와 연대강화…'한국판 디즈니' 임박 반 다이크 CSO 주도, 지분 49.21% 확보 '최대주주'… 글로벌 킬러IP 제작 특명
손현지 기자공개 2022-11-23 12:30:58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1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게임회사 넥슨이 영화 '어벤져스' 제작사로 유명한 미국 AGBO의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단순히 게임사에 그치는 것이 아닌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 경쟁력을 지닌 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다.이번 딜은 게임업계 1위인 넥슨, 할리우드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AGBO 두 회사의 연대인 만큼 킬러 지적재산권(IP) 탄생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한국판 디즈니를 만들겠다던 고(故) 김정주 창업주의 꿈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넥슨은 작년 디즈니 출신 닉 반 다이크 넥슨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영입해
AGBO 지분인수에 속도를 높여왔다.
◇11개월간 5억달러 '공격투자'…NC 이후 최대규모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최근 글로벌 영화 제작사인 AGBO에 1억달러(약 1355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 집행을 완료했다. 올초 AGBO에 4억달러(4800억원)를 투자해 지분 38%를 확보한 뒤, 추가 투자(11.21%)로 지분을 49.21%까지 확보한 셈이다. 단일 투자자 기준 최대 주주다. AGBO 이사회에서 두 자리를 확보했다.
AGBO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 받는 영화 제작사 가운데 한 곳이다. 마블을 연출한 루소 형제와 프로듀서 마이크 라로카가 설립했으며, 현재 11억달러 이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대표작은 어벤져스(엔드게임, 인피니티 워),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 시빌 워) 등 마블의 흥행작들과 넷플릭스 인기 영화 '익스트랙션' 등이다.
넥슨은 최근 몇 년 IP 투자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 2020년 6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사'에 약 1조8000억원을 투자 계획을 발표한 뒤 유수의 투자를 단행해왔다. 건담·파워레인저·드래곤볼 등의 IP를 갖고 있는 일본의 반다이남코 홀딩스, 유희왕 IP를 소유한 코나미홀딩스, 소닉 IP를 지닌 세가사미홀딩스 등에 차례로 투자했다. 트랜스포머와 스타워즈 완구를 만드는 미국 회사에도 베팅했다.
그 중에서도 AGBO 투자 규모(5억달러)로 압도적이다. 엔씨소프트 지분 20% 취득(8000억원)이후 가장 큰 규모다. 올초 AGBO 인수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소셜게임사 식스웨이브의 지분 34.8%를 매각해 1100억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거금의 투자를 감행한 건 글로벌 '인지도' 향상을 위한 방책이기도 하다. AGBO의 높은 인기와 콘텐츠 제작력이 넥슨의 게임 IP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주효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앞서 넥슨의 IP들이 아시아에서는 유명하지만 유럽 등 서방국가에선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넥슨은 지난 10년간 던전앤파이터, 바람의나라,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등 다양한 IP를 보유하며 내공을 다져온 회사다. 추후 AGBO와 협업할 경우 IP 영향력을 글로벌 전역으로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즈니잡자…넥슨 카트라이더 영화로 제작될까
넥슨은 줄곧 롤모델로 글로벌 콘텐츠 회사인 '월트 디즈니'를 언급해왔다. 단순히 게임 개발에 그치지 않고 세계적인 콘텐츠 시장에서 킬러IP를 제작해 '게임체인저'가 되겠다는 야심이다.
이를 위해 작년 7월에는 닉 반 다이크 수석 부사장(CSO)을 영입하기도 했다. 디즈니에서 10년 동안 기업 전략을 진두지휘했던 인물이다. 디즈니 재직 시절 마블, 루카스필름 등을 인수하는데 핵심 역할을 수행했던 전력이 있기도 하다.
넥슨은 반 다이크 수석 부사장에게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신설한 '필름&텔레비전' 조직 운영을 맡겼다. 게임과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간 결합방안을 구상하고 전략을 세우는 일이다.
반 다이크 수석 부사장은 이번 AGBO 인수 주역이다. 넥슨과 AGBO, 양사간 협력 범위을 확대하기 위해 지분 매입을 추도했다.
향후 양사간 AGBO와 넥슨의 협력은 어떻게 진행될까. 우선적으로 넥슨이 보유한 IP를 영화나 TV 시리즈로 제작하는 시도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넥슨의 '카트라이더'나 '메이플스토리', '던전 앤 파이터' 등 게임을 새로운 영화로 재탄생시키는 식이다.
AGBO의 우수한 영화 제작역량을 기반으로 좋은 영상물을 만들어 팬을 확보하면, 다른 게임업체에서 더 좋은 게임을 개발해도 따라오기 힘들다. 작년 '리그 오브 레전드' 제작진도 애니메이션 '아케인'을 넷플릭스에 선보여 전세계 시청 1위를 기록한 전례가 있다.
이외에도 외부 IP를 게임으로 이식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영상물이 게임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까지 넥슨 팬으로 흡수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메타버스 사업 협력 가능성도 유력하다. AGBO 작품을 기반으로 게임과 메타버스 사업을 확장하는 방안이다. 넥슨은 가상세계에 기반한 게임 사업 기회에서 선두자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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