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해외 협력사 리포트]'50년 지기' 서연이화, 현대차가 가는 곳은 어디든③매출액 90% 현대차그룹, 67%는 해외에서…'북미·아시아·중남미·유럽' 생산기지 구축
허인혜 기자공개 2022-12-29 11:19:56
[편집자주]
글로벌 톱티어로 등극한 현대차그룹의 성공 뒤에는 현대차·기아와 해외 동반진출에 나서며 힘을 실은 협력사들의 공조가 자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부품 수급 안정화 등을 목표로 협력사 동반진출 정책을 펼쳤고 협력사들은 현대차그룹의 성장에 발맞춰 매출액과 기업 규모를 확대해 왔다. 때로는 대외환경 등의 변화로 흥망성쇠를 함께하기도 했다. 더벨이 현대차그룹과 해외로 나선 협력사들의 히스토리와 현황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9일 0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연이화는 우리나라 첫 독자생산 자동차인 '포니'의 내장품을 생산하며 현대차와 첫 연을 맺었다. 포니의 첫 세대 '쿠페' 출범시기가 1974년이니 약 50년간 협력해 왔다. 현대차그룹과 보폭을 맞춘 지 50년 만에 첫 해 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던 기업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큰폭 성장을 이뤘다.그 중 절반을 현대차그룹의 해외 정벌기에 동행하며 보냈다. 인도를 시작으로 중국과 미국, 동유럽과 중남미에 이르기까지 현대차와 기아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보따리를 쌌다.
◇매출액 90%가 현대차그룹…해외 매출, 국내 2배
협력사로서의 역사가 긴 만큼 현대차그룹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90%에 가깝다. 3분기 기준 전체 매출의 51.7%가 현대자동차에서, 37.4%가 기아에서 나온다.
현재는 자동차 인테리어 부문(도어트림, 필라트림, 콘솔, 헤드라이팅, 패키지트레이, 카고스크린)과 익스테리어(범퍼) 등을 생산하는 국내 주요 자동차 부품사로 성장했다. 2000년대부터 서연이화의 도어트림 부품은 현대차의 전 차종과 기아의 일부 차종에 들어갔다.
국내외 매출 비중은 현대차그룹과 함께 변화했다. 현재는 국내가 33%, 해외가 67% 수준으로 해외 매출이 두배가량 더 높다.
유럽 시장의 매출액 비중은 20.4%, 인도와 미국은 각각 19.4%, 16.1%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유럽이 18.5%, 인도와 미국이 각각 18.3%, 13.2%를 기록한 바 있다. 유럽에서 4083억원을, 인도와 미국에서 각각 3882억원과 3215억원을 벌어들였다.
각 국가에서 현대차그룹의 친환경차가 인기몰이를 하며 부품 매출액도 동반상승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해외시장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15.9% 늘어난 86만2560대로 집계됐다.
서연이화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9985억원이다. 2021년 매출액은 2조1800억원 수준으로, 2012년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 2조원을 달성한 뒤부터는 꾸준히 2조원 안팎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북미·아시아·중남미·유럽'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
서연이화는 북미와 아시아, 중남미, 유럽 지역을 아우르는 부품 제조·판매 밸트를 구축하고 있다. 인도와 미국, 슬로바키아, 폴란드, 체코, 브라질, 중국, 멕시코, 터키와 독일 등에 진출했다. 서연이화에 따르면 공장은 17곳, 연구소가 3곳, 사무소 1곳이 현지에서 운영되고 있다.
자동차 부품의 제조와 판매를 위해 해외에 마련된 자회사만 22곳이다. 싱가포르에는 동남아 지역 자회사를 관리하기 위한 자회사까지 따로 마련해 뒀다.
알토란 지역은 인도다. 현대차그룹의 인도 정벌기 첫해부터 동행해 인도에서의 업력만 25년차다. 인도의 리어사와 합작법인을 세워 '한일리어'로 출범한 바 있다. 1998년 현대차의 첸나이 공장 건립과 '상트로' 생산에 발맞췄다. 현재는 규모를 키워 한 곳의 연구소와 세 곳의 공장을 운영 중이다.
슬로바키아, 폴란드가 유럽 판매량을 받치고 있다. 슬로바키아에 위치한 드브니차 지역 슬로박 공장이 기아 질리나 공장과 50km 거리로 인접해 있다. 2004년 기아가 슬로바키아 진출을 확정하자 바로 시장분석에 나섰다.
미국에도 일찌감치 진출했다. 앨라배마주 공장 설립을 확정한 것이 2002년, 한일이화가 앨라배마 땅을 밟은 게 2005년이다. 기아의 조지아 공장에도 부품을 납품했다. 2010년 서연이화 조지아가 문을 열었다. 두 곳의 생산량은 연간 80만대 수준이다.
2010년 브라질 공장도 신설했다. 당시 브라질 동반진출 협력사는 8곳으로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범 현대가인 HL만도를 제외하면 가장 큰 업체가 서연이화였다.
◇"유럽·인도 장밋빛 전망" 전기차 전환기 집중
매출액이 가장 높은 지역은 유럽이다. 앞으로의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 내에서 현대차그룹의 친환경차가 인기몰이 중이기 때문이다. 서연이화도 유럽의 전망을 밝게 점쳤다. 서연이화 관계자는 "유럽에서 친환경 차에 대한 관심과 판매가 늘어나는 만큼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장밋빛 전망 지역으로는 인도를 꼽았다. 서연이화 관계자는 "기아가 안드라프라데시주 아난타푸르 현지에 공장을 세우던 2017년만 해도 초기 정착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걱정과 달리 순조롭게 안착했다"며 "인도의 인구가 중국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현재보다도 더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인도 지역의 전략 구축에도 꾸준히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중국의 상황은 다른 현지 협력사와 마찬가지로 안갯속이다. 중국 현지 도어트림 공장의 가동률은 3분기를 기준으로 38% 수준이다. 콘솔 공장도 32%에 그친다.
일부 지역의 지정학적 문제에도 서연이화의 앞날은 밝다. 현대차그룹이 중국이나 러시아 등 일부 국가에서 같은 이유로 부진한 성과를 거두더라도 미래가치가 충분한 이유와 같다.
품질 관리에 공을 들여온 만큼 매출 포트폴리오도 다변화될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그룹이 선정한 품질 5스타에 빠짐없이 올라왔다. 현대차그룹의 품질 5스타로 꼽히는 곳이라면 GM과 르노, 폭스바겐 등 해외 완성차 브랜드들도 협력사 유치 경쟁이 붙는다고 업계는 전했다.
특히 글로벌 전기차 전환기에 집중하고 있다. 전체 인원 중 연구인원의 비중이 관리직을 기준으로 40%를 상회한다고 서연이화 관계자는 전했다. 2019년 중국 북경 벤츠의 전기차 모델 등을 중심으로 도어트림과 트렁크트림 등을 납품하며 협력사와 제품군을 확대한 바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환율의 급변은 서연이화에게 양날의 검이다. 2015년 브라질의 헤알/달러 환율에 따른 손실이 한 예다. 서연이화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이 호조세를 띄었지만 4분기 환율 흐름에 따라 올 한해 매출액의 전년 대비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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