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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막차 CB 점검] 캐스텍코리아, 주가침체 덕 지배력 유지 '아이러니'⑧전환권 행사시 최대주주 변동 가능성…풋옵션 대책은 마련

황선중 기자공개 2022-12-26 08:03:52

[편집자주]

지난해 하반기 코스닥기업의 전환사채(CB) 발행이 잇따랐다. 메자닌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하는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이 적용되기 이전에 CB를 발행하려는 기업의 수요가 넘쳐났다. 다수 상장사들은 유동성 확보부터 지배력 강화, 개인자산 증식과 같은 과실을 누리기 위해 저마다 CB를 찍었다. 더벨은 약 1년 전 CB 막차를 탔던 기업들의 현 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1일 10: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캐스텍코리아가 주가부진 속에서도 미소를 보이고 있다. 전환사채(CB) 전환권 행사로 인한 최대주주 지배력 감소 리스크를 방지하는 효과를 내고 있어서다. 만약 내년까지 주가침체가 이어져 풋옵션(매도청구권) 행사까지 이뤄진다면, 사실상 CB를 저금리 차입금처럼 사용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캐스텍코리아의 6회차 CB에 대한 전환권 행사기간은 지난 10월부터 시작된 상태다. 캐스텍코리아는 지난해 10월 운영자금(50억원)과 채무상환자금(30억원)을 마련한다는 명분으로 CB를 발행했다. 메자닌투자전문 신기술사업금융사인 '시너지IB투자'가 펀드를 통해 투자에 나섰다.

하지만 전환권은 아직 한 차례도 행사되지 않았다. 부진한 주가흐름 탓이다. 캐스텍코리아 주가는 6회차 CB 발행 시점인 지난해 10월까지는 3000원 후반대였지만, 이달 들어서는 2000원 초반대에 머무르고 있다. 주가가 최저 전환가액인 2735원을 밑도는 만큼 전환권을 행사해도 투자수익을 얻을 수 없는 상황이다.

캐스텍코리아 지배구조상 CB 전환권 행사는 민감한 사안이다. 최대주주인 윤상원 회장 지배력이 15.82%(특수관계인 포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만약 주가가 상승해 6회차 CB 물량이 전부 주식으로 전환된다면, 신주 292만5045주가 풀리면서 윤 회장 지배력은 15.82%에서 최저 13.44%까지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시너지IB투자는 전환권 행사로 최대 15%의 지배력을 가질 수 있다. 최대주주가 바뀔 수도 있는 셈이다. 윤 회장이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6회차 CB 콜옵션(권면총액의 20%)을 적극적으로 행사해야만 한다. 만약 윤 회장이 콜옵션을 전량 행사한다면 지배력을 최대 16.44%까지 다시금 끌어올릴 수 있다.

다만 지금처럼 부진한 주가흐름이 계속될 경우에는 캐스텍코리아로서는 복잡한 지분율 셈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주가가 전환가액을 하회하는 상황에서는 시너지IB투자가 굳이 전환권을 행사해 캐스텍코리아 지분을 취득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주가침체가 지배력 리스크 방지턱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주가침체가 계속되면 반대급부로 풋옵션 행사 가능성은 커질 수 있다. 시너지IB투자가 투자원금을 만기 전에 회수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6회차 CB는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2%에 불과하다. 시너지IB투자가 6회차 CB를 장기간 보유한다고 해도 별다른 이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다행히 캐스텍코리아는 풋옵션 행사에 대한 대책을 이미 마련한 상태다. 내년 6월에 부산 본사공장 매각대금 잔금(530억원)이 유입되기 때문이다. 시너지IB투자가 투자원금 80억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해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6회차 CB 풋옵션 행사기간은 내년 8월 도래한다.

만약 시너지IB투자가 풋옵션을 행사한다면 캐스텍코리아 입장에서는 CB를 통해 저금리 차입금을 사용한 효과를 거두게 된다. 저렴한 이자율(0%)로 80억원을 차입했다가 되갚는 모양새에 가깝기 때문이다. 현재 캐스텍코리아가 안고 있는 단기차입금 연이자율이 2~9%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절한 재무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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