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자본비율 고전에도 역대 최대 배당 지방은행 최하위 CET1 악화 감수…계열사 지원 급한 지주 뒷받침
최필우 기자공개 2022-12-22 07:39:53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1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구은행이 역대 최대 규모 배당에 나선다. 이미 지방은행 최하위인 보통주자본(CET1)비율 추가 악화를 감수한 결정이다. DGB금융지주가 하이투자증권, DGB캐피탈 등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계열사를 지원해야 해 그룹 맏형인 대구은행이 총대를 멨다.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지난 20일 1899억원 규모의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은 100% 주주인 DGB금융지주 몫으로 돌아간다.
1899억원은 대구은행 역사상 최대 배당 규모다. 지난해 1100억원과 비교하면 799억원(72.6%) 증가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439억원(15%)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파격적으로 배당을 늘린 셈이다.
대구은행은 배당을 확대하기에 녹록지 않은 상태다. 배당,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할 경우 자본적정성 지표인 CET1비율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은행 CET1비율은 올 3분기 12.5%로 5개 지방은행 중 최하위다. 부산은행(14.75%), 경남은행(14.01%), 광주은행(13.29%)과 격차가 상당하다. 지난해 말 11.93%로 최하위였던 전북은행은 올들어 12.8%까지 지표를 끌어 올려 대구은행을 제쳤다.
대구은행이 CET1비율 추가 악화를 감수하면서 배당을 키운 건 다른 계열사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 순이익은 올 3분기 누적 737억원으로 전년 동기 1301억원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DGB캐피탈 순이익은 같은 기간 615억원에서 631억원으로 16억원(2.6%) 늘어나는 데 그쳐 배당 확대에 한계가 있다.
오히려 하이투자증권과 DGB캐피탈은 지주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 처지다. 두 계열사는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DGB금융지주가 지난달 하이투자증권과 DGB캐피탈이 발행하는 회사채에 각각 3000억원 규모의 지급 보증을 서기도 했다.
DGB금융지주가 추진하는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연내 발행으로 자본비율을 개선하고 계열사 지원에 나서려 했으나 불발됐다. 올해 대출금리 인상으로 수혜를 입은 대구은행의 배당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시차를 두고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면서 김영석 DGB금융 전무(CFO)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대구은행이 올해 만큼의 성장을 내년에도 이어가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대구은행 배당을 추가로 확대하지 않으면서 주가를 지탱하고 계열사 지원 자금을 마련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후계자 준비 본격화…계열사 CEO 인선 촉각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임추위 마음 사로잡은 '성장스토리 시즌2' 프리젠테이션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속전속결' CEO 승계 완료, 대체불가 리더십 입증
- [우리금융 부정 대출 파장]조병규 행장 '피의자 전환', 자추위 롱리스트 영향은
- [신한금융 인사 풍향계]'전직 영업통' 신용정보 대표 취임, 자경위 관행 변화 기류
- [2024 이사회 평가]동원F&B, '사외이사 충원·위원회 신설' 급선무
- [2024 이사회 평가]이노션, '대표이사 의장' 체제로 독립성 한계
- [2024 이사회 평가]사조대림, 오너 일가 '주진우·주지홍' 중심 이사회 구성
- [신한금융 인사 풍향계]돌아가는 자경위 시계…정용기 전 부행장, 신용정보 대표로 복귀
- JB금융, '사외이사·CEO' 선임 규정 손질…지배구조 안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