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즈랩 IPO, 케이사인과 '아름다운 동행' 눈길 대주주 주식 무상증여·보호예수 5년, 김기홍 CEO와 공동확약도
정유현 기자공개 2022-12-27 10:33:58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3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 절차에 본격 나선 샌즈랩이 구주 매출과 신주 매출을 병행한다. 구주 매출은 대주주(케이사인) 지분이 아니라 샌즈랩의 자기 주식 일부를 매각하는 것으로 사실상 공모 자금이 모두 샌즈랩으로 들어오는 구조다. 공모가가 밴드 상단인 1만500원으로 정해질 경우 총 380억원(비용 포함 시)이 넘는 자금이 샌즈랩에 유입된다.특히 샌즈랩의 지분 53.5%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케이사인의 구주 매출이 없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같은 공모 구조는 상장 후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지만 케이사인은 보호예수를 5년으로 설정하며 우려를 잠식 시켰다. 자회사 샌즈랩의 육성 의지를 대외적으로 드러내는 동시에 IPO 흥행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모습이다.
◇케인사인 측 200만주 넘는 주식 '무상 증여'…'꽃놀이패' 자사주 비중 확대
샌즈랩의 공모 예정 주식은 370만주로 상장 예정 주식 수(1511만1000주)의 24.48%다. 이중 300만주(공모 주식의 81.1%)는 신주 발행, 70만주(공모 주식의 18.9%)는 구주 매출을 진행한다. 구주는 보유 중인 자기주식(216만7116주)을 매각하는 것이다. 거래 완료 후 남는 자기주식은 146만7116주다.
샌즈랩이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은 최근 케이사인으로부터 증여를 받은 것이다. 케이사인은 2017년 6월 옛 세인트시큐리티의 지분 51%를 62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후 추가 증자를 진행해 60%(720만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케이사인은 샌즈랩의 IPO 작업이 본격화되자 지분 일부를 증여하는 작업을 실시했다. 지난 12월2일 78만6260주를 증여했다. 샌즈랩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던 케이사인의 주요 임원과 특수관계인도 증여를 위해 십시일반 힘을 모았다. 증권신고서 제출일인 12월16일 기준 샌즈랩은 케이사인 측으로부터 총 216만7116주를 넘겨받았고 자기주식 비중이 18%로 확대됐다. 공모가 하단인 8500원으로 계산 시 180억원이 넘는 규모다.
지분 증여에 따라 케이사인의 지분율은 53.5%로 하락했고 케이사인 측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율도 하향 조정됐다. 샌즈랩 김기홍 대표의 지분율은 20%가 유지됐으며 자기주식을 통해 지배력을 보강하는 형태가 구축됐다. 김기홍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케이사인 측의 통큰 결단으로 해석된다.
활용도가 높은 자사주를 받은 샌즈랩은 한 층 여유가 생겼다. 자사주를 직원 인센티브에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처분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기홍 대표는 “상장 후 비용 처리 과정에서 재무 상황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자사주 증여 방식으로 대주주가 지원에 나선 것”이라며 “이번 구주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상장 후 부과되는 세금 등을 내는 데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확약·보호예수 5년, 김기홍 샌즈랩 대표 "IPO 완주할 것"
샌즈랩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형태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영진의 지분율이 낮은 편이다. 경영 안정성을 높이고자 김기홍 대표와 케이사인은 상장 후 3년간 주주총회 등에서 동일한 의결권을 행사하는 '공동 목적 보유 확약'을 체결했다.
지분 동맹을 맺지 않아도 양사는 이미 기술력을 공유하고 컨소시엄을 꾸려 함께 수주에 나서는 등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공동 움직임을 보인 것은 시장에서 제기될 수 있는 경영권 분쟁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공동 목적 보유 확약 기간이 지나도 양사의 끈끈한 동행 관계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눈길을 끄는 건 보호예수 기간이다. 케이사인은 상장 후 5년간의 의무보유기간을 약정했다. 통상 대주주 의무보호예수 기간은 국내 코스닥 기업 1년(코스피 6개월), 외국기업의 경우 2년이다. 케이사인처럼 자발적으로 보호예수 기간을 5년으로 거는 기업은 많지 않다. 2018년 상장한 일본 기업 JTC 정도가 있다. 샌즈랩의 사업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바탕이 된 행보로 해석된다.
김기홍 대표는 "대주주가 보호예수 기간을 길게 잡은 편으로 함께 성장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며 "증시 부진 속 투자 심리가 얼어붙어 만약 공모 성과가 저조하더라도 상장 후 반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기업공개를 완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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