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이어 크래프톤도 엔터사와 합종연횡 잰걸음 미디어 콘텐츠 제작역량 확보 목적 전략적 투자
손현지 기자공개 2022-12-28 14:57:09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6일 1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게임사들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관계사들과 손을 잡고 미디어 콘텐츠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각 사 마다 보유한 게임 지적재산권(IP)을 영화나 웹툰 등으로도 제작하는 방식을 구상 중이다. 그동안 미래 먹거리로 점찍어왔던 P2E(Play to earn)게임이 최근 블록체인 시장의 신뢰하락으로 주춤하자 투자 방향을 틀었다.넥슨은 이미 할리우드 유명 제작사인 AGBO와 IP협력을 위한 파트너십을 공고히한 상태다. 대표 게임 IP인 '카트라이더'나 '메이플스토리', '던전 앤 파이터'를 영화 등 새로운 장르로 탈바꿈시키는 방식의 협력 시도가 예상된다. 비슷하게 스마일게이트도 소니픽쳐스와 배급계약을 맺고 할리우드 영화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엔 크래프톤도 컴퓨터그래픽(CG) 기술에 특화된 미국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투자하며 IP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컴투스는 해외에서 인기 높은 서머너즈워 세계관을 바탕으로 콘텐츠 확장 계획을 세우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위지윅스튜디오 등에도 투자해 음악, 예능 등으로 미디어 장르 범위를 넓히려는 모습이다.
◇'글로벌 팬덤' 배틀그라운드, 영화로 만들어지나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최근 미국 엔터 기술업체인 '트리오스코프(Trioscope)'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트리오스코프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더 리버레이터' 제작사로 할리우드에서 유명세를 탄 회사다. 이 작품은 트리오스코프가 특허를 보유한 로토스코핑 기술을 적용한 작품이다.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의 컴퓨터그래픽(CG)으로 현실감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리오스코프는 소니가 시드 투자한 업체로도 유명하다. 자체 제작 스튜디오와 기술 플랫폼 등을 보유하고 있을 뿐더러 컴퓨터그래픽과 가상세계(VR) 분야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액션 구현과정에서 하이브리드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내는 몇 안되는 기업으로 꼽힌다.
크래프톤의 투자규모가 구체적으로 공개되진 않았지만, 향후 양사의 협력 범위는 꽤나 넓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양사가 게임 콘텐츠의 기술 고도화에 함께 기여할 수 있다. 크래프톤은 1인칭 슈팅 게임(FPS)장르에서 핵심 지식재산권(IP)를 보유하고 있는 게임사라 향후 트리오스코프와의 협력할 경우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새로운 장르의 확장을 도모할 수도 있다. 이를테면 크래프톤의 대표 게임 IP인 배틀그라운드를 영화나 웹소설, 애니메이션 등 새로운 장르의 미디어로 재탄생시키는 식이다. 작년 크래프톤이 기업공개(IPO)를 위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피어그룹(비교대상) 기업으로 '월트디즈니' '워너뮤직'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들을 적어냈던 것에서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게임 외에 영화 제작 경험이 없는 크래프톤으로선 트리오스코프의 콘텐츠 역량이 꼭 필요하다. 그간 M&A 실탄만 3조원 가까이 쌓아온 이유이기도 하다.
게임IP를 새로운 장르로 확장시키는 건 단일게임 의존도가 높은 크래프톤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기도 하다. 배틀그라운드는 전세계적 팬덤을 거느리는 강력한 IP면서도 동시에 크래프톤의 리스크로도 꼽힌다.
크래프톤 매출의 90% 이상이 해외에서 나오는 것도 배틀그라운드 때문이다. 배틀그라운드는 PC·콘솔 누적 판매량이 7500만장에 달한다. 배그 모바일은 10억명 이상의 누적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올해 3년 연속으로 전 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렸다.
◇넥슨·스마일게이트·컴투스도 공격투자, 할리우드 진출하나
넥슨은 올해 마블로 유명한 글로벌 영화 제작사 AGBO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올초부터 지난달까지 총 5억달러 가량을 투자해 지분을 49.21%까지 확보했다.
AGBO의 우수한 영화 제작역량을 기반으로 좋은 영상물을 만들어 팬층을 넓히려는 목적이 컸다. 아무리 좋은 게임을 만들어도 타깃은 게임 유저들에 한정되지만 미디어와 결합하면 시너지가 높다. 작년 '리그 오브 레전드' 제작진도 애니메이션 '아케인'을 넷플릭스에 선보여 전세계 시청 1위를 기록한 전례가 있다.
넥슨이 보유한 IP를 영화나 TV 시리즈로 제작하는 시도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외부 IP를 게임으로 이식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 중이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영상물이 게임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까지 넥슨 팬으로 흡수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컴투스는 해외 인기가 높은 '서머너즈 워' IP 세계관을 바탕으로 웹툰, 코믹스, 애니메이션, 영화 등 콘텐츠로 확장할 계획이다. 계열사인 정글스튜디오, 케나즈의 협업을 통해 신규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지난달에는 SM엔터테인먼트 지분 4.2%를 취득하며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드라마, 영화 뿐만 아니라 음악, 예능 등 엔터테인먼트 영역 확장도 주목한다. 컴투스가 인수한 마이뮤직테이스트는 전세계 최대 K팝 공연 플랫폼으로 팬들이 원하는 도시에 좋아하는 아이돌 공연을 요청할 수있도록 한다. 작년 8월부턴 래몽래인을 비롯해 얼반웍스, 골드프레임,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등 다수의 콘텐츠 계열사를 거느리는 위지윅스튜디오 경영권을 인수하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도 2020년부터 대표 IP인 크로스파이어를 드라마·영화·테마파크 등으로 확장하기 위한 노력을 이행해왔다. 최근에는 소니픽쳐스와 배급계약을 맺고 할리우드 영화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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