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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올투자증권은 지금]저축은행도 영향권…인수 1년만에 PF대출 급증④다올저축은행, 부동산 관련 대출 1조4600억…PF리스크 '동반 상승'

오찬미 기자공개 2023-01-04 13:11:49

[편집자주]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KTB투자증권에서 사명을 변경하며 새 도약기를 맞이했다. 2018년 이병철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확보한지 4년만의 변화다. 부동산금융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 후 고속 성장하자 업계에서도 존재감을 확립했다. 하지만 금리 급등과 경기 침체로 당장 올 말부터 위기 극복을 위한 시험대에 올라있다. 비상 경영 체제를 통해 연말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다올투자증권의 현 상황을 더벨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9일 11: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올저축은행(전 유진저축은행)이 다올투자증권에 인수된 지 9개월만에 대출 규모가 3조3500억원에서 4조원대로 급증했다. 그중에서도 부동산 관련 대출이 2021년 12월말 1조원에서 2022년 9월 기준 1조4629억원으로 증가했다. 다올투자증권과의 협업으로 PF 단일 포트폴리오에 대출 집행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대출 증가 시점도 부동산 시장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다수 이뤄져 현재 부동산 시장이 조정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대출 건에 대한 잠재 리스크가 지적된다.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는 저축은행은 공동 투자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다올투자증권의 위기가 다올저축은행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올저축은행, 다올그룹 인수 9개월만에 대출 7624억 확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이 유진저축은행을 인수한 후 9개월만에 대출 규모가 빠르게 늘었다. 대부분이 부동산 대출이다.

다올투자증권은 2021년 7월 유진저축은행을 인수계약을 체결해 12월 절차를 마무리했다. 다올저축은행 대출금은 2021년 12월 3조3500억원에서 인수 후 빠르게 늘어 2022년 3분기말 4조300억원까지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예수금도 늘었지만 유진저축은행의 과거 대출금 증가폭과 비교하더라도 단기간 내 가장 많은 대출 증가를 보였다.

부동산 대출 비중이 더 빠르게 늘어나면서 리스크도 함께 고조됐다. 이미 부실여신으로 분류된 규모는 올 3분기 기준 553억원, 연체가 발생한 고정이하 여신은 862억원이다.

2022년 3분기말 기준 다올저축은행의 신용공여액은 부동산PF 대출 5437억원, 건설업 1805억원, 부동산업 7387억원으로 총 1조4629억원에 달한다. 다올저축은행은 다올투자증권에 인수되기 전까지는 부동산 관련 자산이 1조원에 불과했다. 2021년 12월만 하더라도 부동산PF대출 규모가 3991억원, 건설업 1055억원, 부동산업 5841억원이었다.

하지만 9개월만에 부동산PF를 중심으로 대출액이 늘어나면서 부동산 대출과 관련된 요주의 여신 규모가 빠르게 증가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정점이던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부동산 대출이 가장 가파르게 늘었다. 다올저축은행이 보유한 부동산 관련 대출채권 가운데 요주의로 분류된 규모는 올 3분기 기준 2881억원 규모다. 리스크가 수치에 더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거라는 게 신용평가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연체가 되거나 차주의 신용도가 하락하더라도 개인신용 지원 조치가 3년 연장 시행돼서 잠재부실을 누적해 갈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며 "만기연장식으로 재대출을 하면 이를 정상적으로 취급해버리기 때문에 지표를 자꾸 의심하며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고 있지만 실질을 파악하기에는 데이터가 후행적이라 시차가 있다"고 말했다.


◇대출 상당부문 부동산PF...다올투자증권과 협업 영향

다올저축은행이 9개월만에 부동산 대출 자산을 4000억원 가까이 늘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PF 투자에 강점을 지닌 다올투자증권과의 협업이 있었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다올투자증권과 다올저축은행이 9개월간 공동으로 투자한 규모는 1000억원 미만으로 추산된다.

통상적으로 증권사를 보유한 저축은행은 단일 투자 대상에 트렌치를 달리해 투자하고 있다. 심사 부담을 줄이면서도 증권사와 저축은행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과 한국투자캐피탈, 한국투자저축은행의 협업 시스템은 업계에서도 유명하다.

때문에 다올투자증권의 PF발 부실이 가시화되면 다올저축은행까지 리스크가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직 부동산 관련 연체율은 1.1%에 불과하지만 단일 투자 규모가 큰 만큼 한 곳에서 부실이 발생하면 그 비중이 큰 폭으로 높아질 수 있다. 이에 대해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증권과 저축은행은 철저하게 별도로 운영되며 증권의 리스크가 저축은행을로 전이될 일은 절대 없다"고 말했다.

다올저축은행이 최근 단기간에 부동산 대출을 늘린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특히 다올저축은행의 경우 당장 내년부터 수익성이 많이 하락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저축은행이 2018~2021년 고속 성장하는 동안 이익이 많이 났지만, 2021년 정점을 찍고 2022년부터는 이익이 줄어드는 상황이라서 업황 자체가 좋지 않다는 설명이다. 사업적 리스크는 커져 건전성은 악화되는 반면 이익이 감소해 기초 체력을 키우기도 어려워졌다.

한 시장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조달 금리가 2%대에서 현재 6%대가 넘었지만 중금리 대출의 경우 운용금리는 최고 한도가 20%로 막혀 있어 16%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달 만기는 길어야 1년인데 대출은 1년 이상인게 꽤 있어 운용은 저금리로 되는 반면 조달은 만기가 돌아오면 고금리로 올려야 해 금리 상승기에 상당히 불리하다"고 말했다.

다올저축은행의 자기자본계가 2021년 상반기말 4590억원에서 2022년 3분기말 4808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는 동안 위험가중 자산은 2조8314억원에서 4조1565억원으로 증가했다.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2021년 상반기 13.16%에서 올 3분기 기준 11.57%로 큰폭으로 감소했다.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높을수록 재무건전성이 우량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신용평가 업계에서는 다올저축은행과 관련해 '최근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가파르게 상승해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른 민감도가 높은 수준'이라며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부동산 업황 불확실성이 큰 점을 감안할 때 자산건전성 저하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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