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의 지분 매입, '명분·실익' 셈법은 지분법이익 448억원, 배당금 수익 가능성도...지주사 체제 전환 시 매각 가능성
이호준 기자공개 2023-01-02 09:17:32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9일 11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광산업이 흥국생명이 보유한 흥국화재 지분 일부를 사들이며 '투자 목적'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회사가 얻게 될 이익에도 관심이 쏠린다. 결론적으로 올해 흥국화재의 호실적에 힘입은 지분법이익과 주가 반등에 따른 지분 가치 상승 효과가 예상된다.다만 태광산업의 우량한 재무구조를 감안하면 지분 매입은 '흥국생명 우회 지원'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영위하고 있을 만큼 재무적 여력이 풍부한 데다 '조단위' 투자까지 앞두고 있어 지분 매입에 돈을 당장 넣어야만 하는 명분이 부족한 까닭이다.
◇흥국화재 보유 지분 '19.50%→39.13%'
태광산업은 흥국생명이 보유하던 기존 흥국화재 지분 19.50%(보통주 1270만7028주)를 취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취득 금액은 492억원 수준이다. 그러면서 이번 지분 매입의 목적은 '투자'에 있다고 설명했다.
태광산업의 지분은 기존 19.63%에서 39.13%로 확대됐다. 현행 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르면 지분율 20% 이상의 기업은 계열사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친다고 보고 계열사 순이익이 지분율만큼 '지분법이익'으로 인식된다.
흥국화재는 올해 3분기까지 11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벌써 지난해 당기순이익(620억원)을 넘어섰다. 지분법이익을 고려하면 태광산업은 약 448억원을 얻을 수 있다. 영업외이익으로 잡히긴 하지만 재무제표에서 만큼은 지분 매입 비용이 상쇄된다.
여기에 현재 흥국화재 주가는 저평가 국면에 갇혀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흥국화재의 PER(주가수익비율)은 3.39배다. 동종 업계의 경우 6.1배 수준이다. PER은 기업의 시가총액이 당기순이익의 몇 배인지를 알려주는 지표로 낮으면 낮을수록 투자자에게 매력적이다.
반면 29일 현재 흥국화재의 주가는 올해 초(3550원)와 견줘 오히려 210원 하락한 3340원에 거래되고 있다. 향후 주가가 반등하게 될 경우 태광산업은 지분 가치 상승 효과도 생각해볼 수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배당금 수익도 열려있다.
흥국화재는 지난 2000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주주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이익 규모, 지급여력비율, 시장 환경, 신지급여력제도 대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필요 시 주주환원 방안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후 지분 매각 가능성 대두
문제는 필요성이다. 태광산업은 올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으로 1조3710억원을 보유 중이다. 부채비율은 22.6%, 차입금의존도는 2.1%에 불과할 만큼 우량한 재무구조를 자랑한다.
지분법이익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의 필요성이 떨어진다. 또 최근 중장기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 향후 10년간 신사업 및 공장설비 증설에 약 6조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한 만큼 재무제표상 지분법이익보다 한푼의 현금이 아쉬운 입장이다.
우회지원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이는 이유다. 여기에 현행법상 공시대상기업집단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 10조원 이상)으로 지정되면 상호출자 금지를 비롯해 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을 추가로 지켜야 한다.
현재 자산총계는 약 9조7930억원의 태광그룹은 순환출자를 통한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오너 일가→티알엔→태광산업→티시스→티알엔' 등이다. 향후 자산총계가 더 불어날 경우 순환출자가 금지돼 티알엔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이 예상된다.
이 경우 엄격한 금산분리 원칙에 입각해 금융계열사 지분 소유도 불가능해진다. 태광산업은 흥국화재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미치는 관계기업이다. 투자를 위해 흥국화재 지분을 샀다던 태광산업이 곧바로 지분 매각에 들어갈 수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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