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League Table]1년만에 오른 금리 '225bp'...회사채 발행 5년래 '최저'[DCM/Overview]2021년 대비 20조 감소…크레딧 투심 회복이 관건
강철 기자공개 2023-01-02 07:03:23
이 기사는 2022년 12월 30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2년 공모 회사채 발행액이 최근 5년래 최소인 129조8709억원으로 감소했다. 급등하는 금리가 유발한 수급 불안정이 전체 발행 규모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레고랜드 사태가 불거진 10월 발행액은 4조8880억원에 불과했다.치솟는 금리는 2023년 1분기를 기점으로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를 감안할 때 크레딧 투자심리 회복이 동반된다면 2023년 회사채 시장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4년만에 130조 돌파 실패
더벨이 집계한 2022년 공모채 발행액은 총 129조8709억원이다. 149조3395억원을 기록한 2021년 대비 20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그 결과 123조3575억원의 발행이 이뤄진 2018년 이후 4년만에 130조원 돌파에도 실패했다.
종류별로 일반 회사채(SB) 50조6720억원, 여전채(FB) 64조9726억원, 자산유동화증권(ABS) 14조2263억원이 각각 시장에 나왔다. 일반 회사채, 여전채, 자산유동화증권 모두 2021년보다 큰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일반 회사채는 24%나 줄었다.
분기별 발행액은 1분기 38조5988억원, 2분기 35조6467억원, 3분기 31조4041억원, 4분기 24조2212억원으로 집계됐다. 매 분기 5조원 안팎의 감소 흐름이 꾸준하게 이어졌다. 10월 발행액은 월간 기준 10년래 최소인 4조8880억원에 그쳤다.
천정부지 치솟은 금리로 인해 극도의 변동성을 보인 회사채 수급이 발행 감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은 과하게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기 위해 2022년에만 총 일곱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7월과 10월에는 한번에 50bp를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그 결과 2021년 11월 1.0%였던 기준금리는 불과 1년만에 3.25%로 상승했다.
거듭되는 기준금리 인상은 주요 크레딧물의 금리를 빠르게 올렸다. 일례로 직접조달 시장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AA- 등급 3년물 회사채의 금리는 2021년 12월 2.4%에서 2022년 12월 5.2%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A1 등급 기업어음(CP) 3개월물의 금리도 1.5%에서 5.3%로 급등했다.
유례없는 금리 상승에 당황한 기업은 회사채 발행을 최대한 자제했다. 대신 보유 현금과 은행 대출을 통해 운영자금을 충당했다. 몇몇 우량 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발행사가 회사채 시장에 발길을 끊었다. A등급 발행사는 수급 모니터링 자체를 포기했다.
4분기에 발발한 레고랜드 사태는 금리 상승으로 움츠러든 수급을 더 얼어붙게 만들었다. 강원도가 채무보증을 제공한 레고랜드 ABCP에 대해 지급 불이행 의사를 밝히자 PF ABCP의 금리는 단기간에 15~20%까지 급등했고 관련 거래는 빠르게 자취를 감췄다.
레고랜드 사태에 이어 터진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논란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 흥국생명이 5억달러 신종자본증권의 조기 상환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한국물의 신뢰도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실제로 한 국가의 재정 신뢰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콜옵션 논란이 발발하자 지난 5년래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위기가 일파만파로 커지자 금융당국은 '50조원+α'의 유동성 지원 카드를 꺼내들었다. △채권시장안정펀드 가동 20조원 △회사채·기업어음 매입과 P-CBO 발행 확대 16조원 △증권사 유동성 지원 3조원 △PF 사업자 보증 지원 10조원 등이 컨틴전시 플랜에 포함됐다.
정부가 지원책을 발표하자 시장은 비교적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주요 채권의 금리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몇몇 우량 기업은 공모채 발행을 재개했다. 다만 PF ABCP를 위시한 단기자금 시장의 불안감은 사그러들지 않았다. 총 1조8000억원의 증권사 보증 PF ABCP 매입 프로그램의 가동에도 불구하고 금리는 좀처럼 떨어질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신용등급별 '양극화' 더 심해진다
금리 상승 속도는 2023년 다소 느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가 한국은행이 3.5%를 마지노선으로 더는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2023년 하반기부터 기준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2022년 수준의 금리 상승 흐름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시장은 서서히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해서 금융당국이 1년 넘게 지속한 긴축 재정을 끝내고 다시 부양에 나선다면 예상보다 빠른 수급 회복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KT, 포스코, LG화학, 신세계, CJ ENM 등 한국을 대표하는 빅 이슈어가 2023년 초 공모채 발행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직접조달이 여의치 않은 기업을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꾸준하게 형성되고 있는 만큼 은행채 발행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조달을 미뤘던 기업이 하나둘 발행을 재개한다면 연초 효과와 맞물려 반전의 모멘텀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며 "다만 기관의 크레딧 투자심리 회복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2022년처럼 연초 효과가 짧게 끝나버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자금 시장 역시 2023년 하반기부터는 회복세로 전환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지원책을 꾸준하게 이행하고 있고 대형 증권사가 출자한 매입 기구가 가동을 본격 시작한 만큼 단기 시장에 유입되는 유동성이 2022년보다 풍부해질 가능성이 높다.
2022년 말부터 캐리수익을 노리는 유동자금이 단기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은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부동산 경기 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된다면 단기물의 금리 스프레드가 예상보다 빠르게 축소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시장이 살아나더라도 수급이 AA등급 이상에만 몰리는 등급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기별 금리 스프레드가 계속해서 축소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2·3년물 중심의 단기물을 선호하는 기조도 2023년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성장세가 꺾인 ESG채권 시장 규모도 계속 작아질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의 발행액은 16조2798억원에 그쳤다. 28조385억원에 달했던 2021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시장 관계자는 "2023년 A등급 회사채 만기 도래액이 약 10조원에 달하는데 우량채 쏠림이 어느 때보다 심해진 탓에 원활한 차환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AA등급 활황이 낙수효과를 일으킨다면 하반기에는 회복에 대한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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