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사 리스크 진단]NPL 관리 나선 코람코자산신탁, 자본완충력 '충분'④회수 리스크 큰 고정이하자산 비율 업계 1위…리츠 사업 수익성 방어
정지원 기자공개 2023-01-05 07:52:03
[편집자주]
부동산 경기 악화에 신탁사들도 마음을 졸이고 있다. 사업을 위해 빌린 PF 대출 부실화 문제는 시행사와 신용보강에 나선 시공사만의 고민이 아닌 탓이다. 중소형 시공사에 책임준공확약 상품을 제공해 온 신탁사로도 재무 부실 불씨가 옮겨붙을 가능성이 열려 있다. 국내 주요 부동산신탁사의 우발부채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유동성 등 재무 대응력은 충분한 상태인지 등을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2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고정이하자산 규모가 3800억원에 달한다. 건전성 분류대상 자산의 60% 수준으로 14개 부동산신탁사 중 가장 높다. 전반적인 자산건전성 리스크가 커졌다고 볼 수 있다.다만 리츠 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대폭 개선시켜 놓은 상태여서 부담이 크지는 않다. 이를 바탕으로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을 2000억원까지 쌓아 놓은 상태다. 자기자본을 확충하고 부채비율을 개선한 덕분에 리스크 방어 여력은 충분한 상태로 분석된다.
◇3700억 고정이하자산, 비율 60% '업계 최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의 3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자산 비율은 59.97%다. 신탁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정이하자산 비율이 50%를 웃도는 곳은 신한자산신탁(50.34%), 한국토지신탁(50.14%) 정도다.
통상 고정이하자산은 부실 자산으로 평가된다. 금융당국은 건전성 분류대상 자산을 전체 5단계(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로 구분하고 있다. 자금 회수 여부를 추적해야 하는 자산 절반 이상의 손실 위험이 커진 셈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외형을 불리는 가운데 고정이하자산이 늘었다. 2018년 말 건전성 분류대상 자산은 5370억원 고정이하자산은 1141억원 수준이었다. 2021년 말에는 각각 7358억원, 3728억원을 기록했다. 3년 새 각각 37%, 226.7% 증가했다.
건전성 분류대상 자산의 증가 속도보다 고정이하자산의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고정이하자산 비율이 50%를 웃돌게 됐다. 2022년 3분기 고정이하자산은 3823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늘어난 반면 건전성 분류대상 자산은 6406억원으로 전년 말 보다 오히려 줄었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고정이하자산 비중이 늘어난 건 착시현상"며 "차입형 토지신탁사업 중 정상 현장이 준공을 맞으면서 전체 건전성 분류 대상 자산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리스크가 큰 사업을 줄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은 2019년 3월 LF에 인수된 이후 차입형 토지신탁 신규수주를 줄이고 리츠 사업 확대에 집중했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신탁사가 실질적 사업시행자로서 개발 사업을 수행해 리스크가 크다.
차입형 토지신탁 수탁고는 지난해 소폭 증가했다. 2018년 말 6570억원에 달했던 차입형 토지신탁 수탁고는 2021년 말 3819억원으로 떨어졌다. 2022년 3분기 기준 3972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차입형 토지신탁 수탁고 내 차입형 정비사업이 포함돼 있어 실제 차입형 사업장은 줄었다는 설명이다.
관리형 토지신탁 수탁고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18년 말 1조794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2조42억원까지 증가했다. 관리형 토지신탁은 신탁사의 자체 자금이 투입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다.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은 최근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라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의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장으로 서울 도봉구 소재 상업시설, 경북 칠곡군 소재 물류창고 등이 있다.
과거 주거시설 신탁 수주에 집중해 왔던 것과 달리 최근엔 도시환경정비사업, 주택재건축, 지식산업센터 등으로 수주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 모양새다. 주거시설의 경우 미분양, 미착공 위험이 급증하고 있지만 이 같은 리스크를 분산시켰다는 의미다.
◇높아진 수익성, 자본건전성 리스크 방어
전반적인 코람코자산신탁의 자산건전성은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리츠 사업 중심으로 전사 포트폴리오 개편이 이뤄진 데다 수익성 개선을 통해 자본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재무완충력이 뒷받침된 셈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은 리츠 사업에 힘을 실으면서 이익 창출력이 크게 개선된 상태다. 총 수익읜 60% 이상이 리츠 사업 부문에서 나오고 있다. 과거 주요 수익원이었던 신탁업무 관련 수익이 15%대로 하락한 상태다.
코람코자산신탁의 2019년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91억원 수준이었다. 2020년에는 270억원, 2021년에는 428억원으로 수익성이 높아졌다. 2022년 3분기 누적 기준 799억원을 기록했다. 매년 수익성이 배로 뛴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신탁 사업장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해 놓았다. 코람코자산신탁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신탁계정대 대손충당금은 203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말 대손충당금 1851억원보다도 10%가량 채워 넣었다.
자본적정성도 개선 추세다. 2020년 11월 유상증자를 통해 회사채를 상환한 영향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은 4372억원으로 2021년 말 3795억원보다 600억원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30%대로 떨어졌다. LF 인수 전 100%를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재무안정성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6월 코람코자산신탁의 기업어음 등급을 A2-에서 A2로 상향 조정하면서 "차입형 토지신탁에서 대손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한적인 가운데 리츠 사업 중심으로 사업 안정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2001년 자산관리회사(AMC)로 설립돼 코크렙 리츠를 설정 및 운용하고 있다. 신탁업은 2006년부터 시작했다. 리츠업계 1위, 신탁업계에서도 상위권 시장 지위를 갖고 있다. 2019년 3월 LF에 인수된 이후 리츠 사업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LF로 지분율은 67.0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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