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승부수]하나금융, 리딩뱅크 추격 발판은 'M&A'함영주 회장 '취임·신년사' 거듭 강조…은행 80% 의존, '카드·보험·운용' 레벨업 절실
최필우 기자공개 2023-01-04 08:10:35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3일 10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이 올해 인수합병(M&A)으로 리딩뱅크 경쟁에 합류할 발판을 놓는다. 하나은행은 4대 시중은행 내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으나 그룹 전체를 놓고 보면 아직 신한금융, KB금융에 역부족이다. 상대적으로 부실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M&A로 보강해야 성장 동력을 추가할 수 있다.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사진)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보험·카드·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M&A를 포함한 모빌리티, 헬스케어, 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의 범위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지역별, 업종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M&A와 디지털 금융을 통한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영토를 확장할 것"이라고 밝혀 해외 M&A 가능성도 열어뒀다.
함 회장이 M&A를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3월 취임사에서도 "카드·캐피탈·보험을 주력 계열사로 양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더 나아가 비은행 사업 부문 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언급한 비은행 계열사가 '보험·카드·자산운용'에서 '카드·캐피탈·보험'으로 바뀐 것 정도가 다를 뿐 줄곧 M&A 의지를 표방하고 있다.

함 회장이 매해 M&A를 강조하는 건 하나은행 만으론 신한금융, KB금융과의 격차를 좁히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은 2021년 순이익 4조193억원, 4조4096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순이익 4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에도 3분기 만에 4조3154억원, 4조279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은 아직 4조원 대 순이익을 거둔 적이 없다.
믿을 구석인 하나은행은 이미 제몫을 해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순이익 2조2438억원으로 신한·제주은행(2조6095억원), KB국민은행(2조5506억원)을 3000억~4000억원 차이로 추격하고 있다. 2021년에는 2조570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국민은행에 이어 시중은행 2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다. 은행 만큼은 최상위권 경쟁을 펼칠 기초 체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문제는 비은행 계열사에 있다. 하나은행을 제외하면 업권 내에서 최상위권 사업자로 사업자로 입지를 다진 계열사를 꼽기 어렵다. 함 회장이 이번 신년사에서 "하나금융그룹 내 14개 자회사 중 해당 업종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회사가 몇 개나 될까요?"라고 자문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비은행 계열사들의 존재감이 미미하다보니 하나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80%에 육박한다. 지난 3분기 기준 그룹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78.75%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60.47%, KB금융은 63.32%로 60%대 초반이다. 하나은행의 순이익이 신한은행, 국민은행 대비 작았다는 걸 고려하면 다른 업권 계열사들의 부진에서 비롯된 차이로 해석된다.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는 꾸준한 실적을 뒷받침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하나금융 은행 순이익 비중은 2021년 72.9%에서 지난해 3분기 78.75%로 상승했다. 은행이 금리 인상 수혜를 입은 반면 비은행 자회사들은 거시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영업 및 투자 활동이 위축된 영향이다. 이 같은 포트폴리오로는 추후 금리 인하 국면에서 경쟁사와 차이가 더 벌어질 수 있다.
M&A를 통한 보강이 가장 절실한 계열사로는 하나카드가 꼽힌다. 하나카드는 업계 꼴찌 사업자로 그룹 기여도도 미미하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 1위, 2위에 해당하는 순이익을 내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지난해 매물로 나온 롯데카드 인수 후보로 하나금융이 꼽히는 것도 리딩뱅크 추격을 위해 카드업 경쟁력 강화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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