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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M 컨퍼런스 2023]'캐파는 곧 매출'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채 두렵지 않다4조 투자한 1캠퍼스보다 큰 2캠퍼스 건립 추진…수주→투자 '선순환' 자신감

샌프란시스코(미국)=최은진 기자공개 2023-01-13 09:52:37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2일 1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캐파(Capa) 확장 전략은 계속된다. 4공장 완공을 앞둔 올해 제2 캠퍼스 건립을 본격화한다. 오픈이노베이션센터를 구축하는 한편 몸집키우기 전략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선다는 계획도 내놨다. 생산능력· 포트폴리오·지리적 거점을 확대해 '톱티어'가 되겠다는 분명한 목표가 드러났다.

문제는 자금이다. 지난해 삼성그룹은 바이오 사업에 약 7조5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자금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일정부분 차입에 의존하겠지만 '캐파가 곧 매출'이라는 사업구조상 영업활동으로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사업에 대한 자신감이다.

◇생산캐파 글로벌 1위 목표, ADC·M&A 성장동력 추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1일 메인트랙 발표를 했다. 연단에는 존림 대표가 나섰다. 800여명이 앉을 수 있는 그랜드볼룸 자리가 약 절반가량 찼다. 한국기업의 한계를 감안하면 꽤 성황이라는 평가다.

출처 : 삼성바이오로직스

림 대표는 설립 10년만에 국내 제약바이오 매출 1위 기업이 된 배경을 캐파 증설에 공을 들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4공장 설립에 나서 단 23개월만에 가동하는 저력을 보여줬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자평했다.

4공장이 완공상태는 아니지만 작년 10월부터 부분가동을 하며 고객사 납품을 시작했다. 완공은 6월이다. 바이오 의약품 생산역량이 총 60만4000L로 확대되며 캐파 기준 세계 1위로 도약한다.

늘어나는 수주에 대응하기 위한 신규생산기지 건립계획도 밝혔다. 인천 송도에 제2캠퍼스를 만든다. 4개 공장으로 구성된 제1캠퍼스보다 30% 넓은 부지에 4개 공장을 추가로 확보한다. 빅파마들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네트워크 확장 차원에서 보스턴·뉴저지에 영업사무소를 연다.

림 사장은 "4공장까지 완공되면 전세계 생산캐파의 30%를 차지하게 된다"며 "제1공장이 이미 꽉 찼기 때문에 제2캠퍼스에 4개 공장을 추가 설립한다"고 말했다.

신규 사업으로는 ADC(항체·약물접합체) 시장에 진출한다. 올해 관련 공장 착공을 시작해 내년 1분기 내 상업화한다는 계획이다.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위한 바이오 R&D센터도 설립해 연구를 시작했다. R&D는 림 대표가 총괄한다.

몸집을 키우기 위한 확장전략도 구사한다. 삼성물산과 함께 1500억원 규모로 결성한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ADC 기업 등의 M&A를 추진한다. 빠르면 올해 1분기 내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10년간 7.5조 투자금 조달 '관건'…"차입 활용하지만 관리전략도 병행"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 같은 캐파확장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2011년 설립 후 지난 10년간 4개 공장을 구축하는 데 총 4조원을 썼다. 제2캠퍼스는 제1캠퍼스 보다 규모가 30% 이상 크기 때문에 더 많은 자금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10월 4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은 향후 10년간 바이오 사업에 총 7조5000억원을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약 절반 이상의 자금이 제2캠퍼스 건립에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마련은 차입이 활용될 여지가 높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이 연간 2조원에 육박하는 상황이지만 영업현금흐름은 5000억원 안팎의 순유입에 그친다. 캐파 확장으로 선수주를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당장 조단위로 늘어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지출해야 하는 자금스케줄이 빡빡하다는 점이 부담이다. 우선 4월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2회차 인수자금을 바이오젠에 납입해야 한다. 이 규모만 8억1250만달러, 한화 1조120억원에 달한다. 내년 같은 시기에 마지막으로 4억3750달러, 한화 5450억원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올해부터 내년 9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사모사채는 4200억원이다. 은행에서 빌린 장기차입금에 대한 이자부담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2021년 말까지만 해도 국민은행으로부터 받은 500억원의 단기대출이자는 2.45%였지만 지난해 3.92%로 올랐다. 우리은행 등으로부터 받은 외화차입금 1291억원의 이자는 1.37~1.87%에서 4.04~4.80%로 3배가량 올랐다.

총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9월 기준 1조6212억원으로 집계됐다. 설립 후 지난 10년간 3배 확대됐다. 누적 이자비용은 별도기준 304억원이다. 전년도 1년 이자인 146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작년 선제적인 유상증자로 3조원을 조달해 놓은 데 따라 2조9158억원의 현금성자산이 있다. 이 중 절반은 올해 납부해야 할 삼성바이오에피스 인수대금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고려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차입규모는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림 대표는 이에 대해 "현재로선 현금여력이 충분하고 은행에서 필요자금의 약 70%까지 차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공장 설립에는 무리가 없다"면서도 "차입금을 계속 줄여나가는 전략도 병행할 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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