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특례상장제도 점검]소부장 특례, 외면받던 '제조업' 무대로 불러내다②'기술 국산화' 흐름 타고 2019년 도입, 현재까지 27개사 상장 성공
안준호 기자공개 2023-01-20 13:10:26
[편집자주]
코스닥 특례상장 제도는 국내 자본시장의 '뜨거운 감자'다. 필요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방향성에 대해선 늘 격론이 오간다. 자본시장의 성장 엔진이 되었다는 긍정론도 있는 반면 부실 기업을 낳은 우회 상장 역할을 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더벨은 도입 18년을 맞은 특례상장 제도의 현황을 살펴보고 개선 방향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7일 15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패스트 트랙은 최근 코스닥 기술특례 제도의 발전을 이끈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도입 이후 총 27개사가 소부장 트랙을 통해 상장에 성공했다. 유망 기업의 주요 증시 입성 통로로 자리잡으며 바이오와 헬스케어에 치우쳤던 특례상장 기업 문호를 다른 업종까지 넓혔다.올해도 소부장 특례를 이용하는 상장 기업들이 다수 대기 중이다. 다만 공모주 시장 호황이 지나간 뒤에도 주목도가 여전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상당수 소부장 기업들이 국내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업황 침체기에는 실적 변동성이 크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도입 4년차 맞은 소부장 특례, 27개사 상장 성공
소부장 특례는 일본과의 통상 마찰로 기술 국산화 필요성이 커지며 도입됐다. 그간 저평가됐던 소부장 기업들의 증시 입성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2개 기관 심사를 거쳐야 하는 기술성평가를 1개 기관으로 완화해주고, 상장예비심사 기간도 45영업일에서 30영업일로 단축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초창기 제도 안착에는 거래소의 역할이 컸다. 1호 소부장 특례였던 메탈라이프(현 RF머트리얼즈)는 예비심사 신청 후 정확히 30영업일만에 거래소 문턱을 통과했다. 회사는 물론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철저한 준비가 있었지만, 거래소 역시 긍정적 선례를 남기기 위해 전향적 검토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RF머트리얼즈는 빠르게 예심을 통과한 이후 수요예측과 청약에서 연달아 네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코스닥 시장에 데뷔했다.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꿰자 특례 신청 기업도 늘기 시작했다.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소부장 패스트 트랙을 이용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기술특례 기업은 지난 2019년 이후 현재까지 26개사다.
지난해엔 11개사가 소부장 트랙을 선택하며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돌파했다. 2018년까지 상장한 기술특례 기업 63개사 중 바이오 기업이 54개사(84%)에 달했다. 바이오 이외 업종은 9개사에 불과했다. 소부장 특례 도입 3년차인 지난 2021년부터 비(非) 바이오 업종 비중이 커졌다. 지난해 기준 기술특례상장 기업 31개사 중 바이오 기업은 9개사에 불과하다.
투심 악화로 제약·바이오 기업 상장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 그럼에도 바이오 업종의 빈 자리를 소부장 기업들이 채웠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특례상장 기업들 목록을 보면 바이오에 속하지 않는 기업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소부장 패스트 트랙이 일정 부분 역할을 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소부장 섹터 재발견 계기…IPO 침체기에도 증가세 이어질지 주목
소부장 특례 기업들의 공모 성적도 준수한 편이다. 지난해 상장한 소부장 특례 기업 11개사 중 7개사는 공모 흥행에 성공했다. 대부분 기업들이 수요예측에서 네 자릿수 이상의 경쟁률을 거뒀다. 상장 기업의 업종도 다양한다. 2차전지 밸류체인(이지트로닉스), 카메라모듈(퓨런티어), 디스플레이(풍원정밀), 비메모리 반도체(넥스트칩), 로봇(에스비비테크) 등 전방산업이 저마다 다르다.
특례 요건이 도입되며 소부장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늘었다. 굳이 특례제도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증시 입성에 성공한 소부장 기업 자체가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이후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소부장 관련 기업은 총 67개사에 달한다. 스팩을 제외한 코스닥 상장 기업의 약 1/5에 달하는 수준이다.
다만 올해도 소부장 특례 성장세가 이어질 것인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IPO 시장 부진이 시작되며 특례 상장에 대해 전반적으로 비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지난해 연말 엔젯, 인벤티지랩 등 2개 기업이 수요예측에서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밴드 하단 아래로 확정했다. 올해 들어서도 특수가스 생산 기업인 티이엠씨 역시 공모에서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소부장 기업 대부분이 국내 소수 대기업에 의존해 실적을 쌓고 있다 보니 전방 산업의 업황 변화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편"이라며 "IPO 호황기가 지난 이후에도 지속적인 상장 사례가 등장할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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