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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병 롯데관광 회장, '778억 주식매매대금' 상환 대책은 법원, 호텔신라 '동화면세점 청구訴' 강제조정 종결...2025년까지 자금 분납해야

김선호 기자공개 2023-01-25 07:56:40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9일 0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이 호텔신라와 벌인 6년간의 동화면세점 주식매매대금 청구소송에서 사실상 패소하면서 2025년까지 778억원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를 위해 보유 중인 롯데관광개발 지분을 유동화해야 하지만 상당 부분을 담보로 제공해 상환에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고등법원은 최근 김 회장과 호텔신라간 주식매매대금 청구소송에 대한 파기 환송심을 강제조정으로 종결시켰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호텔신라에 총 778억원을 2025년까지 매년 금액을 나눠 지급해야만 한다.

먼저 올해 6월까지 25억원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차감한 금액이 753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024년부터 매년 380억원 가량을 호텔신라에 상환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호텔신라는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김 회장의 서울 성북동 자택과 토지를 가압류하기도 했다. 채부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한 김 회장의 자산을 최대한 남겨두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물론 이는 최종 강제조정안이 도출되면서 호텔신라로서는 압류를 해둘 필요성이 사라지기는 했다.

다만 김 회장이 자택과 토지를 유동화해도 778억원을 마련하기는 벅찬 상황이다. 추가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를 처분한다 해도 상환 금액을 충당하기는 부족한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눈에 띄는 김 회장의 자산은 롯데관광개발의 지분이다.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 회장은 롯데관광개발의 지분 24.98%(1806만8171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2023년 1월 17일 종가(1만4350원)로 계산하면 2593억원의 가치로 책정된다.

이를 기준으로 삼으면 김 회장이 보유 중인 지분 절반만 유동화해도 충분히 호텔신라에게 지급해야 하는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롯데관광개발이 신한금융투자로부터 자금을 장기차입하면서 김 회장은 보유 중인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


롯데관광개발이 특수관계자로부터 지급 받은 담보 내용을 살펴보면 김 회장의 롯데관광개발 1741만621주가 보증금액 7000억원에 대한 담보자산으로 잡혀 있다. 김 회장이 보유 중인 주식의 96%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이를 제외한 주식 수는 65만7550주에 불과하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95억원 수준이다. 김 회장이 보유한 부동산과 주식을 유동화해도 2025년까지 매년 380억원에 달하는 상환 자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는 배경이다.

롯데관광개발은 리오프닝에 따른 제주 드림타워와 카지노사업의 경영정상화에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김 회장이 배당금을 수취하면 호텔신라에 지급해야 되는 금액의 상당 부분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면 롯데관광개발이 차입으로 조달한 자금 대부분 투입한 제주 드림타워를 매각하고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것도 대응 방안 중 하나다. 이를 통해 김 회장이 담보로 제공한 롯데관광개발 지분을 유동화해 자금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또 다른 방안으로 김 회장의 동화면세점 지분을 매각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그러나 중소·중견업체만 동화면세점을 운영할 수 있는 만큼 원매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화면세점은 적자경영으로 인해 2021년 기준 결손금 1138억원이 누적돼 있기도 하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제주 드림타워는 매각할 계획이 없고 올해 리오프닝에 따른 수혜 효과가 클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수익을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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