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인사 코드]포스코홀딩스, 자회사 CEO가 '경력의 끝' 아니다전중선 사장 이어 정기섭 사장도 자회사 CEO에서 지주사 CFO로...'최정우 시대' 특징
양도웅 기자공개 2023-01-27 07:45:34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THE CFO가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9일 14:5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주사에서 전무와 부사장 등 고위 직급까지 오른 임원은 크게 두 가지 갈림길에 놓여 있다. 하나는 사장으로 승진하며 지주사 대표이사(CEO)를 맡거나, 다른 하나는 자회사로 적을 옮겨 대표이사를 맡는 길이다.이 가운데 자회사 대표이사로 가면 회사 안팎에서는 해당 임원이 거기에서 오랜 조직 생활의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판단한다. 유종의 미를 거두는 자리로 생각하는 셈이다. 하지만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두 번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인사로 자회사 대표이사가 임원의 마지막 경력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줬다.
지난달 말 경영전략팀장에 선임한 정기섭 사장은 직전까지 자회사인 포스코에너지(올해 1월1일부로 포스코인터내셔널에 흡수합병)에서 대표이사·사장으로 3년여간 재직했다. 경영전략팀장은 현재 포스코홀딩스에서 CFO 역할을 하는 자리다.
정 사장 전임자인 전중선 사장도 2018년 포스코홀딩스 가치경영센터장에 선임되기 직전에 자회사인 포스코강판의 대표이사·사장이었다. 당시 포스코홀딩스에서 CFO 역할을 하는 직책은 가치경영센터장이었다. 몇 번의 이름을 바꾼 뒤 지금의 경영전략팀장으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전 사장과 정 사장 이전에도 CFO 선임 직전 직책이 자회사 임원인 인물은 있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재무투자본부장으로 CFO 역할을 한 이영훈 부사장이다. 그는 직전에 포스코건설 경영기획본부장이었다. 하지만 전 사장과 정 사장처럼 자회사 대표이사는 아니었다.
역대 다른 CFO들은 모두 포스코홀딩스에서 승진해 CFO 자리에 앉았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포스코홀딩스가 민영화 작업을 추진하고 완료한 시기에 CFO 역할을 한 김용운 부사장도 이전 직책이 포스코홀딩스 마케팅본부장이었다.
김 부사장에 뒤를 이은 최광웅 부사장도 포스코홀딩스 경영기획실과 경영지원실 담당 임원이었다. 2005년 짧게 CFO 역할을 한 윤석만 부사장의 직전 직책도 포스코홀딩스 마케팅 부문과 홍보실, 비서실 등을 관장하는 자리였다.
이후 CFO 역할을 한 이동희 사장과 최종태 사장, 박기홍 사장도 전중선 사장과 정기섭 사장처럼 자회사 대표이사가 아닌 포스코홀딩스 내 다른 직책에서 CFO 역할을 하는 자리로 선임된 경우다. 첫 CFO 출신 회장인 최정우 회장도 2016년 CFO 역할을 하는 가치경영센터장에 선임되기 직전 직책이 포스코홀딩스 가치경영실장이었다.
자회사 대표이사가 지주사 내 전무와 부사장 이상 임원들의 마지막 자리가 아니라는 점은 최 회장의 사례로도 입증된다. 최 회장은 2018년 2월 포스코홀딩스 가치경영센터장에서 포스코켐텍(현 포스코케미칼) 대표이사·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그해 7월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회장에 승진 선임됐다.
최 회장과 최 회장이 선택한 경영 파트너인 전 사장과 정 사장 모두 자회사 대표이사에서 경력을 마무리하지 않고 지주사 회장과 CFO로 옮겼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최 회장 시대 들어 만들어진 새로운 인사 규칙 중 하나이다. 또한 자회사 대표이사에 선임된 임원들에게 다른 측면에서 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는 사례들로도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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