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재무 과제]롯데쇼핑, 중국사업 리스크 떨쳐내나마지막 점포 '롯데백화점 청두점' 매각 결정, 지난해 출자한 317억 전액 손상 인식
김형락 기자공개 2023-01-27 07:30:44
[편집자주]
롯데그룹은 메디컬, 바이오, 모빌리티, 수소, 친환경 사업 등에 투자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꿔나가고 있다. 하지만 기존 주력 사업에서 풀지 못한 재무 과제가 남아있다. 롯데건설 사태처럼 계열사간 출자와 공동 투자가 활발했던 롯데그룹은 재무 이슈도 여러 법인에 걸쳐 있다. 지주사와 각 계열사 CFO들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할 숙제다. THE CFO는 롯데그룹의 재무 과제와 대응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0일 13:4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이 중국에서 운영하던 마지막 백화점 점포(청두점)를 매각하기로 했다. 2018년부터 진행한 중국사업 구조조정의 마지막 페이지라고 할 수 있다. 롯데쇼핑이 지속해서 자본을 확충해줬지만 자본잠식을 벗어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롯데쇼핑이 100% 자회사인 '롯데백화점 청두점(Lotte Department Store (Chengdu))'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해 7월 이사회에서 청두점 지분 매각을 결의했다. 그해 3분기부터 청두점을 매각 예정 처분 자산 집단으로 표시하고 있다.
매각 절차와 별개로 자본 확충 작업도 진행했다. 지난해 3분기 중 롯데쇼핑이 청두점 유상증자에 참여해 317억원을 출자해줬다. 증자 대금은 전액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청두점 손익 악화와 순자산(자본총계) 감소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종속기업을 개별 현금 창출 단위로 판단하고 사용가치, 순자산 공정가치를 기준으로 회수가능가액을 산출해 손상차손을 인식하고 있다.
청두점 재무 상황은 열악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총계가 1190억원으로 자산총계(764억원)보다 크다. 결손 누적으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426억원인 완전 자본 잠식 상태다. 지난해 유상증자(롯데쇼핑 317억원 출자)로 자본금을 837억원까지 늘렸지만 재무 개선 효과는 미미했다. 전체 자산 중 현금성 자산은 29억원(4%)이다. 잔여 차입금 및 사채는 200억원 규모다.
롯데쇼핑은 2020년 100% 자회사인 홍콩 소재 중국 지주사(Lotte Shopping Holdings (Hong Kong))에서 청두점을 인수했다. 지분 100%를 단돈 1000원에 사 왔다. 당시 롯데백화점 선양점(Lotte Department Store (Shenyang)) 지분 100%는 96억원에 가져왔다.
이듬해 중국 지주사는 청산했다. 롯데쇼핑의 중국사업을 진두지휘했던 법인이었다. 청산 직전 자본금은 2조7360억원이었다. 롯데쇼핑 100% 자회사였기 때문에 자본금은 곧 롯데쇼핑이 출자한 돈이다.
중국사업은 롯데쇼핑 재무제표 곳곳에 상흔을 남겼다. 공격적 인수·합병(M&A)으로 할인점과 백화점을 확장했지만, 2016년 우리 정부의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손실 부담으로 돌아왔다.
롯데쇼핑은 중국 할인점 시장에 먼저 뛰어들었다. 2008년 중국 대형 마트 체인 마크로 8개 점포 인수를 시작으로 이듬해 대형 마트 체인 타임즈(대형마트 54개점, 슈퍼 11개점) 까지 품었다. 롯데쇼핑은 2017년 중국에서 북경슈퍼를 포함해 할인점 총 112개 점포를 운영했다.
백화점도 늘렸다. 2011년 6월 중국 1호점인 톈진 동마로를 열며 깃발을 꽂았다. 이듬해 텐진 문화중심점, 2013년에는 웨이하이점과 청두 환구중심점, 2014년에는 선양점을 개장했다.
사드 이슈는 2017년부터 중국사업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중국 내 할인점 상당 수가 영업정지 조치를 당하면서 영업 적자 폭이 커졌다. 2016년 1240억원이었던 해외 할인점 사업 부문 영업손실은 이듬해 2502억원으로 불어났다.
중국사업을 회복시키기 위해 롯데쇼핑이 팔을 걷어붙이기도 했다. 2017년 롯데마트 중국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 지주사로 긴급 운영자금 2300억원을 출자해줬다. 2018년에도 중국 지주사로 6100억원 규모 재무적 지원을 결정했다. 중국 지주사 누적 출자액은 2조4000억원 규모로 커졌다.
2018년부터 중국사업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해외 부문 손실을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 그해 중국 할인점을 모두 매각·청산했다. 중국 지주사 아래 있던 화북법인(LOTTEMART(낙천초시유한공사)) 지분 87.38%(777억원)는 우메이 홀딩스로 넘기고, 화동법인(Swift Harvest 포함 12개사) 지분 100%(2914억원)는 리군상업집단에 팔았다.
백화점도 하나둘 문을 닫았다. 2018년 12월에는 중국 톈진 동마로점, 이듬해 3월에는 톈진 문화중심점, 2020년 4월에는 선양점 영업을 종료했다. 웨이하이점은 2019년 4월 경영권을 인계해줬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중국에서 운영 중인 백화점은 1개(청두점)뿐이었다.
롯데쇼핑은 유통 부문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2020년 발표한 미래사업 청사진 따라 수익성 강화 전략을 가동 중이다. 강도 높은 다운사이징(Downsizing)을 통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청두점 매각도 그 연장선상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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