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을 움직이는 사람들]초대 CFO 신용인 부사장, 다시 놓인 투자 관리 과제미국 3.2조 투자, 보유현금 우선활용…큐셀·케미칼 국내 투자도 산적
김동현 기자공개 2023-01-31 07:33:57
[편집자주]
한화솔루션이 다시 한번 전환기를 맞았다. 화학부터 유통까지 다양한 산업군을 담당했지만 주력 사업과의 연관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떼내고 태양광·에너지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다. 존속하는 사업군이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는 과제를 앞둔 가운데 한화솔루션의 각 사업을 이끄는 핵심 경영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7일 1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을 계기로 지난해부터 태양광 사업 투자를 진행하던 한화솔루션이 연초부터 현지 대형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2년 동안 3조2000억원을 투입해 태양광 공급망 전반에 걸친 생산단지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었다.이미 미국 주택·상업용 태양광 모듈 시장 1위 사업자인 한화솔루션은 이번 투자를 통해 현지 1위 사업자 입지를 굳히겠다는 방침이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현지 대형 기업과 모듈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생산단지 투자의 이유를 입증하기도 했다.
한화솔루션의 투자 재원을 관리하는 인물은 신용인 전략부문 재무실장(부사장)이다. 2020년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합병으로 출범한 한화솔루션의 초대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신 부사장은 회사 내부 현금을 기반으로 최대 규모 투자를 관리해야 중책을 맡았다.
◇현금흐름 창출로 투자재원 조달, 업황 변동성 '관건'
한화솔루션은 지난 11일 미디어데이를 열고 2024년까지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밸류체인 생산단지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생산라인을 운영 중인 셀·모듈뿐 아니라 잉곳, 웨이퍼 등 소재 분야의 라인도 신규로 구축해 태양광 공급망 전반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미디어데이에서 나온 첫 질문이 바로 투자재원 마련 방안이었다. 발표한 투자금액만 3조2000억원으로, 2021년 8월 유럽 태양광·풍력 발전기업 RES프랑스 인수(1조원) 이후 첫 조단위 투자였다.
당시 신 부사장은 "작년 말 기준 회사의 재무상황은 양호하다. 연결 기준으로 현금 2조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차입할 필요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투자 예정금액 1조원은 보유 현금으로 충당하고 이후 추가 자금은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과 필요시 일부 차입을 통해 조달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화솔루션의 현금및현금성자산 규모는 2조2253억원으로, 당장 차입이 필요 없다는 신 부사장의 말을 수긍할 수 있는 지점이다.
그러나 내년 투자를 위해 차입을 최소화하려면 우수한 현금창출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2분기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이 분기 기준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한 이후 그해 3분기에도 -2372억원을 기록했다. NCF는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에서 운전자본 투자 항목 등을 제외한 수치로 영업 현금창출의 지표로 여겨진다.
이는 지난해 핵심 사업군인 큐셀 부문과 케미칼 부문의 업황 변동성이 심한 탓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에너지난, 미국 IRA 시행 등으로 태양광 산업이 호황기에 접어든 것은 맞지만 셀·모듈의 원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지난해 3분기까지 ㎏당 40달러선을 오갈 정도로 원재료가 부담이 커졌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가장 저점이었던 것으로 평가받는 2020년 6월(6.8달러)과 비교하면 6배가량 뛴 셈이다. 케미칼 부문 역시 글로벌 경기침체와 맞물려 업황 부진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이어지는 국내 투자, 관리 역량 기대
이러한 가운데 앞으로 2년은 한화솔루션의 곳간지기인 신 부사장의 재무 관리 역량이 더욱 돋보일 수 있는 시기다. 이미 신 부사장은 과거 투자 재원 및 재무 안정성 확보에서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신 부사장은 전형적인 한화맨이다. 1992년 한화솔루션의 전신인 한양화학으로 입사하며 한화그룹에 몸담기 시작한 신 부사장은 2002년부터 10년넘게 그룹 컨트롤타워인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에서 근무하며 전략기획, 재무, 지원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다. 2014년 잠시 한화케미칼 기획조정팀장을 역임한 후 1년 만에 그룹으로 돌아갔다.
2020년 한화솔루션 출범과 함께 초대 CFO로 '친정'에 복귀한 신 부사장은 재무 안정성 확보에 주력했다. 센텀시티(3000억원)·갤러리아 광교점(6000억원) 유동화 결정이 이 시기 이뤄졌으며, 태양광·수소 사업 확대를 위한 2021년 1조3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신 부사장의 작품이다.
2019년 170%에 이르던 부채비율(한화케미칼)은 한화솔루션 출범 첫해 153%까지 떨어졌으며 2021~2022년 140%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 'AA-/부정적'으로 떨어졌던 한화솔루션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도 2021년 'AA-/안정적'으로 조정되는 성과를 보였다.
현재 한화솔루션은 미국 투자 이외에도 케미칼·큐셀부문의 국내 투자도 진행 중인 상황이다. 케미칼 부문은 2025년 2월까지 총 3380억원을 투입해 염소·가성소다(CA) 생산설비를 증설할 계획이고 큐셀부문은 차세대 셀인 탑콘셀을 양산하기 위해 내년 12월까지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GS에너지와의 EVA(태양광 모듈 시트 소재) 합작사 설립, 헬스케어·정밀화학 원료 신사업 등도 추진되고 있다.
기존의 투자 계획에 새로운 미국 태양광 투자까지 더해지며 한화솔루션의 재무 안정성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간 만큼 신 부사장의 관리 역량이 어느 때보다 주목받는 시기다. 신용평가사 역시 이러한 한화솔루션의 투자 계획에 따른 재무 영향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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