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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금융권 新경영지도]수협은행, 리스크관리·디지털·IB 강화 핵심①리스크관리본부 그룹으로 격상…디지털·IB 조직 재편

김형석 기자공개 2023-01-31 08:06:11

[편집자주]

새해를 맞아 금융사들은 조직에 크고 작은 변화를 줬다. 해마다 반복되는 과정이지만 매년 그 의미는 다르다.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경영전략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초점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에 따라 신년 조직재편 방향성과 규모도 천차만별로 갈린다. 2023년을 맞이해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조직에 어떤 변화를 줬는지, 또 그 의미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30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협은행의 올해 핵심 과제는 리스크관리와 디지털 강화다.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향후 핵심 먹거리로는 디지털혁신을 내세우고 있다. 20~40대 젊은층 확보를 위해 모바일플랫폼 구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비이자이익 확보를 위해서는 투자금융본부를 확대한다.

이 같은 전략은 조직개편에서도 나타난다. 리스크전담 조직을 본부에서 그룹으로 한 단계 격상했다. 디지털 혁신은 경영진으로 구성된 DT협의체(DT추진위원회)가 맡는다. 투자금융본부를 행장 직할 부서로 개편했다.

◇ 미래혁신추진실 신설…리스크관리 조직 격상

수협은행은 신설한 미래혁신추진실의 핵심 업무로 리스크관리를 담당하게 했다. 은행장 직속 부서인 미래혁신추진실은 지주사 전환과 신사업 발굴 등 수협은행의 향후 핵심 사업을 추진하는 전담부서다. 미래혁신추진실에 리스크관리 업무를 배치했다는 것은 그만큼 수협은행이 올해 리스크관리를 핵심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양수 수협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CRO). 사진=수협은행

애자일(Agile) 조직으로 운영되는 미래혁신추진실은 이기동 실장을 중심으로 10여명의 전담 인력으로 운영된다.

강신숙 수협은행장도 리스크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강 행장은 기자간담회에서도 "어느 때보다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며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태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리스크관리 조직은 본부급에서 그룹급으로 승격시켰다. 격상된 리스크관리그룹은 리스크관리부와 여신감리팀, 적합성검증팀 등이 배치됐다.

본부장이 맡아 오던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 역시 부행장으로 한 단계 상향됐다. 초대 리스크관리그룹장에는 박양수 전 서부광역본부장을 배치했다.

박 부행장은 일선 영업 경험이 풍부한 인물이다. 그는 1995년 수협중앙회에 입사한 뒤 비산동지점장, 방화동지점장, 연남동 지점장, 고객지원부 상품개발팀장, 여의도지점장, 수산금융부장, 강남기업금융본부 RM지점장, 전남지역금융본부장, 서부광역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08년 12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준법감시팀에 파견돼 근무하기도 했다.

리스크관리 강화는 수협은행의 숙원사업이다. 과거 대비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5대 은행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수협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은 13.26%로 주요 은행 중 가장 낮았다. 같은 기간 농협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은 18.30%로 수협은행보다 5%포인트 이상 높았다. 이 밖에 주요은행의 BIS비율은 신한은행(17.94%), KB국민은행(17.43%), 하나은행(16.76%), 우리은행(15.12%) 등이었다.

연체율 역시 높다. 9월 말 기준 수협은행의 총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32%로 0.1~0.2% 수준인 5대 은행의 수치를 웃돌고 있다. 특히, 수협은행은 기업대출 연체율이 0.43%로 높다.

◇ DT추진위 확대·IB본부 행장 직속 편제

수협은행의 신사업 발굴의 핵심은 디지털 혁신과 IB 확대다.

우선 디지털혁신을 총괄하는 조직은 DT추진위원회다. 경영진으로 구성된 DT추진위원회는 은행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고 각 사업그룹장(부행장)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산하에 부서장급 협의체인 ‘DT실무협의회’를 활용해 분야별 디지털 내재화 방안을 논의한다.
김혜곤 수협은행 DT본부장. 사진=수협은행

수협은행은 지난해 5월 출범한 DT추진위원회의 역할을 확대할 계획이다. DT추진위원회는 앞으로 고객 편의성 확대와 업무 효율화, 신사업 발굴 등을 목표로 수협 업무 전반을 재정비한다. 수협은행은 이 밖에도 DT추진위원회에 전문가 발굴과 도입한 혁신 서비스의 피드백 등 다양한 보완 업무도 담당하도록 할 방침이다.

디지털혁신 실무를 담당하는 DT본부는 김혜곤 본부장이 맡고 있다. 1991년 수협중앙회에 입사한 김 본부장은 IT지원부 재무관리팀장, IT지원부장, IT개발부장 등 수협 내에서 IT 전문가로 꼽힌다.

IB본부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은행장 직속으로 편제가 변경됐다. 신임 본부장에는 문기성 본부장을 선임했다. 문 본부장은 IB사업본부에서 팀장과 부장을 연달아 역임한 IB 분야 경험자다.

수협은행은 IB 경쟁력 강화를 통해 비이자이익에서의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협은행이 그간 보수적인 투자에 치중했다면, 올해부터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통한 공격적인 IB투자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다.

실제 수협은행은 최근 수수료이익 등 비이자이익에서 손실을 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수협은행의 수수료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19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투자금융 등 기타영업손익을 포함한 전체 비이자손익은 마이너스(-) 442억원으로 1년 전(363억원)보다 적자폭이 오히려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수수료이익을 확대한 주요 은행들과 대조적인 행보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수수료이익은 각각 7262억원, 7001억원을 기록했다.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5196억원, 4601억원의 수수료이익을 냈다.

비이자이익 격차는 수익성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수협은행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49%로 전년 동기 대비 0.51%포인트 하락했다.

수협은행의 ROE는 5대 시중은행보다 3~4%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이 기간 5대 은행의 ROE는 신한(11.68%), KB국민(10.45%), 하나(10.46%), 우리(12.94%), 농협(9.73%) 등이었다. 총자산수익률(ROA) 역시 5대 은행 평균보다 0.1~0.2%포인트 낮은 0.53%에 그쳤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협은행의 경우 최근 이자이익을 기반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비이자이익에서는 주요 은행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며 "IB본부를 행장 직속으로 바꾼 데에는 높은 이익을 낼 수 있는 대체투자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에 은행장이 직접 대주주인 수협중앙회를 설득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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