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갈길 바쁜데 적자·고금리…두산퓨얼셀의 '성장통'작년 수주 부진으로 영업손실, 자금 확보 위해 고금리 사모채까지
박기수 기자공개 2023-02-08 07:34:22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2일 14:4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 수소 연료전지 계열사인 두산퓨얼셀이 사업 확장 시기에 맞물린 고금리 여파로 자금 조달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작년 상반기 수주 부진으로 연간 영업이익 적자가 예상돼 커버리지 지표도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커버리지: 1분기 수주 절벽 실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퓨얼셀은 작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550억원, 영업손실 107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107억원의 영업손실은 작년 1분기에 벌어졌던 일들이 큰 영향을 미쳤다. 우선 당시 수주가 없었다. 이에 두산퓨얼셀은 ㈜두산의 연료전지 자회사인 '하이엑시움(HyAxiom)'에서 연료전지 완제품을 수입해 판매를 단행했다. 이에 매출원가가 커졌다. 동시에 16억원 가량의 퇴직충당금이 발생했다. 이렇게 작년 1분기에 발생한 영업적자가 86억원이었다.
영업손실 107억원을 반영해 계산한 두산퓨얼셀의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6.9%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일부 실적 개선이 이뤄졌지만 연간 누적 영업손익은 '손실'을 기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레버리지: 고금리 감수, '유동성 확보' 최우선
두산퓨얼셀은 국내 대표 수소 연료전지 업체로 건물용·발전용으로 쓰이는 인산형 연료전지(PAFC)를 생산한다. 확고한 시장 선점을 위해 PAFC 보다 한 차원 위에 있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를 연구·개발 중이다.
아직 국내에서 SOFC를 생산하는 기업은 없어 현재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SOFC 시장의 대표 업체는 미국의 '블룸에너지'다. 두산퓨얼셀은 2020년 10월 한국형 SOFC 생산시설 투자 계획을 승인하고 올해 말까지 724억원을 투자해 조립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자금 소요처가 늘어나면서 차입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작년 두산퓨얼셀은 설립 이후 최초로 만기 1년의 단기차입금을 조달했다.
부담되는 지점은 조달 비용이다. 두산퓨얼셀의 신용등급은 BBB등급으로 기본적인 조달금리가 낮지 않다. 여기에 최근 급격히 기준금리가 상승하면서 2021년 대비 작년 조달비용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두산퓨얼셀이 SOFC 시설 구축을 위해 단행한 2건의 회사채 예시를 보면 조달 비용 상승에 대한 부담이 커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두산퓨얼셀은 2021년 9월 2년물짜리 750억원의 공모채를 금리 3.81%에 발행했다. 약 1년 뒤인 작년 8월에는 동일 만기의 700억원을 6.2%에 조달했다.
앞서 언급된 단기차입금 역시 조달 비용이 만만치 않다. 작년 9월 말 기준 두산퓨얼셀은 미즈호은행에서 빌린 금리 5.43%의 단기차입금 100억원과 산업은행에서 조달한 금리 4.73%의 단기차입금 200억원이 잔액으로 있다.
작년 하반기에는 사모사채 시장까지 찾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11월에는 100억원 규모의 3년물 사모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이 사모채의 경우 표면이율이 무려 9.2%다. 당시 두산퓨얼셀의 3년물 개별민평금리가 8.23%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금리를 감수하고라도 유동성을 우선적으로 챙기겠다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의중이 드러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1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공모채 750억원과 단기차입금들에 대한 리파이낸싱을 비롯해 유동성 대응 차원에서 여러가지 자금 조달 수단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행인 점은 올해 4분기 실적을 일부 회복했다는 점이다. 특히 작년 12월 말 중국 ZKRG사로부터의 수주를 비롯해 한전·금호건설·LS일렉트릭으로부터 수주를 받은 것이 컸다. 이 수주로 두산퓨얼셀은 작년 초 가이던스로 제시했던 수주치 240MW를 초과해 297MW를 달성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박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기업집단 톺아보기]'적자 늪' 빠진 대한유화, 불황기 현금흐름 관리법은
- [유동성 풍향계]10조 또 푸는 삼성전자, 3년전 특별 배당과 비교하면
- [유동성 풍향계]사업은 잘되는데…경영권 분쟁에 현금 마른 고려아연
- [LG의 CFO]여명희 전무, 36년 LG유플러스 '한 우물'
- [LG의 CFO]이노텍 LED 역사의 '산 증인' 김창태 LG전자 부사장
- [기업집단 톺아보기]대한유화, 'KPIC코포'의 옥상옥은 어떻게 탄생했나
- [비용 모니터]K-배터리 감가상각 역습, 캐즘과 맞물린 과투자 상흔
- [유동성 풍향계]LG그룹, 작년보다 현금흐름 일제히 악화…투자도 위축
- [IR 리뷰]LG엔솔·전자, 돋보이는 IR의 '디테일'…주주 소통 '진심'
- [2024 이사회 평가]롯데정밀화학 이사회, 100점 만점에 '70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