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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배터리 산업 리포트]강소기업에 몰리는 투자금...공장 증설·기술 확보 속도전③'성일하이텍·새빗켐' 작년 상장으로 자금조달...IS동서 인수 TMC도 두각

정명섭 기자공개 2023-02-08 07:36:12

[편집자주]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핵심 부품인 배터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는 향후 수명이 다한 폐배터리가 쏟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과 니켈, 코발트, 망간 등 핵심 원재료가 주로 해외에서 채굴되는 데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인 이유다. 더벨은 폐배터리 산업의 현재와 미래, 국내 기업들의 기회 요인들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6일 0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차용 배터리 재활용·재사용 산업이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자 국내 배터리 재활용 기업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 기술 확보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성일하이텍과 새빗켐, 타운마이닝캄파니(TMC) 등 대표 주자들이 수혜 기업으로 손꼽힌다. 이 중 성일하이텍과 새빗켐은 코스닥 상장사로, 지난해 7월과 8월에 각각 입성했다.

◇성일하이텍, 배터리 회수 전·후처리 공정 전과정 확보 독보적

성일하이텍은 벨기에의 유미코어(Umicore)와 중국의 거린메이(GEM), 화우코발트, 닝보브룬프 등과 글로벌 배터리 재활용 5대 기업으로 거론된다. 모태는 2000년 설립된 성일하이메탈이다. 성일하이메탈은 금과 은 같은 귀금속을 재활용하는 사업이 주력이었으나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의 미래 가치를 포착하고 2008년에 폐배터리 재활용 전처리(1차 가공) 공장을 설립해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2011년부터는 리튬 소재 배터리로부터 희유금속을 추출해 양극재의 소재가 되는 탄산리튬, 황산니켈, 황산코발트 등을 생산(2차 가공, 후처리 공정)했다.

이후 2017년에 귀금속 재활용과 배터리 재활용 사업 부문을 각각 분할하면서 성일하이텍이 출범했다. 현재 성일하이텍은 배터리 회수부터 전처리, 후처리 공정을 통해 리튬과 니켈, 망간, 구리, 코발트 등 배터리 5대 소재를 회수할 수 있는 기술과 양산 능력을 보유한 국내 유일 기업이다. 작년 7월 코스닥 상장 당시 기관 수요예측에서 역대 최고 경쟁률인 2269.71대 1을 기록하고,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76%나 오른 것도 이같은 강점이 반영된 결과다.

기업공개(IPO)로 1300억원대의 자금을 조달한 성일하이텍은 후처리 제3공장 설립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전북 군산 새만금산업단지에 2만2800평 규모의 부지를 임대해 지난해에만 건축·설비 자금 227억원을 투입했고 올해 1152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2024년과 2025년에는 각각 476억원, 328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공장 가동이 시작되면 코발트와 니켈을 연간 1만1760톤을 생산할 방침이다. 이는 1·2공장 생산능력(연 4400톤)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성일하이텍은 폐배터리 원료 확보를 위해 2014년부터 말레이시아, 중국, 헝가리, 인도, 폴란드에도 공장을 설립했다. 현재 미국과 독일, 스페인 등에도 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타운마이닝컴퍼니·새빗켐도 연이어 공장 증설

성일하이텍의 국내 경쟁사는 타운마이닝캄파니, 새빗켐 등이 있다. 타운마이닝컴퍼니는 1998년에 설립돼 국내에서 처음으로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시작했다. 2007년에 산화코발트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2010년에 탄산리튬 회수 기술을 개발했다. 2012년에 배터리 재활용 전처리 공정을 도입했다. 2013년 자회사 타운마이닝리소스를 설립해 폐배터리 재활용업계 처음으로 전구체용 원료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전구체는 배터리 양극재의 원료가 되는 화합물로, 리튬 산화물에 니켈, 코발트 등을 조합해 생산된다. 타운마이닝캄파니는 전구체 복합액 제조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타운마이닝캄파니는 지난해 210억원을 들여 연 3600톤 규모의 전구체와 1000톤 수준의 탄산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제3공장을 준공했다. 배터리 시장에 전구체와 양극재 원료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달 초 IS동서가 이 회사의 지분 100%를 확보하면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이 가속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IS동서는 2021년에 사모펀드(PEF) 운용사 아스테란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타운마이닝캄파니의 지분 60%를 투자했다가 이번에 지분 전량을 취득했다.

타운마이닝캄파니의 2021년 기준 매출이 369억원, 영업이익이 15억원이었으나 지난해 3분기 각각 724억원, 177억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4분기 매출을 더하면 연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새빗켐은 1993년에 설립(당시 동양케미스트리)된 기업으로, 사업 초기에는 폐수처리 약품을 생산하다가 2005년에 새빗켐으로 사명을 바꾸고 액체·고체 폐기물 처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액상 폐기물에서 질산나트륨과 인산 등을 분리해 비료나 광택제 제조사에 판매하는 게 핵심 사업모델이었다.

새빗켐이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 건 2017년부터다. 2020년에 전구체 복합액 생산을 시작했다. LG화학과 포스코케미칼, 엘앤에프 등으로부터 불량 양극재를 들여와 희유금속을 회수한 후 다른 회사에 납품했다. 지난해엔 LG화학에 전구체 복합액 납품 승인을 받아 한국전구체에 전구체 원료를 10년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전구체는 LG화학과 고려아연 계열사인 켐코가 합작설립한 회사다. 공급이 시작되면 새빗켐은 매년 1000억원의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새빗켐은 작년 8월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 증설에 투입하고 있다. 현재 건설 중인 3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7000톤 이상의 전구체 복합액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새빗캠은 향후 폐배터리 재활용 전처리 공정과 건식제련 공정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다. 태양광 패널에서 희유금속을 추출하는 기술도 2024년 중에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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