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3.0, 포스트 이수만 시대]'이수만 없는 SM' 현실로…IP 전략 뜯어고친다①창사 이래 28년 만, 아티스트 제작부터 투자 방향까지 재수립
황선중 기자공개 2023-02-08 13:15:44
[편집자주]
국내 엔터테인먼트시장 터줏대감 SM엔터테인먼트가 'SM 3.0' 시대를 선포했다. 지금까지 경영 전략의 시발점이었던 창업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리더십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다. 앞으로는 단단한 조직의 힘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까지 내비치고 있다. 새로운 변곡점에 접어든 SM엔터테인먼트의 변화상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6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지막으로 SM과 총괄 프로듀서로서의 계약은 종료됐지만, 여전히 주주로서 SM을 응원해주시는 이수만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SM엔터테인먼트 경영을 책임지는 이성수 공동대표는 지난 3일 'SM 3.0' 비전 발표를 마무리하며 이같이 말했다. 1995년 설립 이래 SM엔터테인먼트 경영에 전반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왔던 창업주 이수만 프로듀서에 작별을 고한 것이다. '이수만 없는 SM'이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창사 이래 28년 만의 일이다.
이수만 프로듀서 리더십에서 벗어난 SM엔터테인먼트는 3.0 시대를 맞아 변화의 물결을 맞이하겠다는 의지다. 변화의 초점은 지식재산권(IP)에 찍혀있다. 아티스트 제작부터 수익화 방안, 글로벌화 방안, 신규 투자 방향까지 모든 전략을 뜯어고친다. SM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도전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SM 1.0 시대: 이수만, 등기임원으로 경영 참여
SM엔터테인먼트의 역사는 크게 세 시기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SM 1.0 시대는 이수만 프로듀서가 SM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1995년 이후부터 2010년까지를 의미한다. SM엔터테인먼트는 SM 1.0 시대를 '케이팝(K-POP) 확립' 시기로 정의했다.
해당 시기 SM엔터테인먼트는 H.O.T.라는 국민 아이돌 그룹을 배출하며 국내 엔터테인먼트업계 선두 주자로 올라섰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신화와 S.E.S, 플라이투더스카이,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와 같은 아이돌 그룹을 연이어 흥행시키면서 명실상부 케이팝 명가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SM 1.0 시대를 이수만 프로듀서가 경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던 시기로 분류하고 있다. 실제로 이수만 프로듀서는 설립 이후 등기이사로 재직하면서 경영에 직접적으로 참여했다. 다만 2010년 2월 해외진출 및 프로듀싱에 집중한다는 이유로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고 대주주 지위만 유지했다.
◇SM 2.0 시대 : 이수만, 라이크기획 통해 경영 관여
SM 2.0 시대는 이수만 프로듀서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2010년부터 최근까지다. SM엔터테인먼트는 '케이팝 문화 글로벌 확대' 시기로 정의했다. 엑소와 레드벨벳, 에스파, NCT와 같은 아이돌 그룹을 선보였다. 이 시기에는 경쟁사인 하이브의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필두로 국내 아이돌 그룹의 해외 진출을 가속화했다.
이때 이수만 프로듀서는 SM엔터테인먼트에서 별다른 직책을 맡고 있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총괄 프로듀서로서 사내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수만 프로듀서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이 SM엔터테인먼트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라이크기획은 1998년부터 SM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고 음악자문 및 프로듀싱 업무를 대행했다.
문제는 라이크기획이 매년 외주기획료 명목으로 받는 로열티에서 발생했다. 케이팝 시장이 커지면서 선두주자인 SM엔터테인먼트 사세도 커졌고, 자연스럽게 라이크기획으로 흘러가는 금액도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SM엔터테인먼트가 라이크기획에 지급한 로열티는 2010년 62억원이었지만, 2021년에는 4배가 불어난 240억원이었다.
◇SM 3.0 시대 : 포스트 이수만 체제 돌입
라이크기획의 몸집이 점점 커지자 결국 탈이 생겼다. SM엔터테인먼트 투자사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문제를 제기했다. 라이크기획이 챙겨가는 로열티가 과도해 SM엔터테인먼트의 실적과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고 주장했다. SM엔터테인먼트에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대행계약 종료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0월 이사회를 열고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대행계약을 2022년 12월 31일부로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1998년 계약을 처음 체결한 이후 24년 만이다. 반대로 이수만 프로듀서는 1995년 창업 이후 처음으로 SM엔터테인먼트와의 경영상 연결고리가 끊기게 됐다.
30년 가까이 이어진 이수만 프로듀서 리더십이 사라진 만큼 SM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전방위적 변화를 계획하고 있다. 가장 먼저 손보는 대상은 IP 관련 전략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신규 IP 창출부터 IP를 통한 수익화 방안, 해외 진출 방안, 외부 IP 투자 방향까지 모든 전략을 재수립하겠다는 포부다. 바야흐로 SM 3.0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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