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부동산 전담조직이 뛴다]법무법인 율촌, 건설·부실자산 부문 '다크호스'⑥'1조' 알파리움 매각자문, 현장 중심의 융합 법률서비스 구축
신준혁 기자공개 2023-02-09 07:37:07
[편집자주]
대형 로펌 내 부동산 전담조직은 IMF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암울한 경기에 법률자문이 요구되는 대형 부동산들이 시장에 등장했다. 대규모 거래에 수반되는 부동산금융기법의 보편화가 곧 부동산 전담조직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최근 들어 성장기가 다시 시작될 조짐이다. 부동산 PF 냉각기란 새로운 위기가 시작되면서다. 대형 로펌들은 너도나도 부동산 관련 TFT를 꾸리는 추세다. 위기 속 성장을 지속해온 대형 로펌들의 부동산 전담조직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6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무법인 율촌 부동산건설부문은 2013년 출범한 이래 부동산과 금융조달, 자문 등 산업과 법률을 넘나드는 모습을 보여왔다. 부동산과 법률자문을 총괄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달라는 시장 수요를 정확히 읽어냈다.각 분야에 특화된 변호사와 엔지니어를 선임해 전문부서를 구축했다. 부동산 뿐만 아니라 금융과 중대재해, 헤외 플랜트 등 종합적인 자문이 가능한 수준에 올라섰다. 강호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해 행정관료 출신이 대거 합류하면서 실무역량과 네트워크도 확장했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부실자산 신속대응 TFT(태스크포스팀)가 이를 위해 뛰는 곳이다. 해당 TFT는 업계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기준금리 상승 후 현금흐름이 경색된 기업들이 전문성을 갖춘 로펌을 찾아 나서자 선점효과를 누리는 중이다.
◇로펌·엔지니어·행정가 '원팀'…현장·이론 융합서비스 제공
율촌은 2013년 소송과 자문에서 쌓은 노하우와 전문성을 기반으로 부동건설부문을 출범시켰다. 8대 로펌 중 2019년 부동산건설그룹을 설립한 법무법인 화우 다음으로 설립 연도가 짧다.
비교적 근래에 부동산건설부문을 설립하면서 전에 없던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범 후 9년 만에 건설 클레임과 플랜트, 인프라 프로젝트에서 복잡하게 얽힌 송사를 해결하고 대형 M&A딜을 따내는 등 두각을 드러냈다. 판례와 계약서를 검토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현장 전문가들이 모여 대응 매뉴얼을 구축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율촌은 지난해 사회간접자본(SOC)·부동산 법률자문 분야에서 5건, 1조6357억원어치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조정 시장점유율은 5.94%로 전체 5위다.
대표적인 딜리스트는 인천 시흥동 굿윌로지스 물류센터와 부평 YHD&C 토지소유권, 홈플러스 연산점 등이다. 싱가포르계 ARA코리아가 리츠로 소유한 판교 알파리움타워 거래액은 1조205억원으로 단일 물건 중 이마트 성수동 본사와 밀레니엄 힐튼호텔에 이어 세번째로 높았다.
주요 자문사례는 △잠실 MICE 단지△MBC 여의도부지 △롯데월드타워 △용산국제업무지구 △판교알파돔시티 △해운대센텀프리미어호텔 △현대아이파크몰 용산역세권 민자역사 등 개발사업이다. 대전시를 대리한 유성복합터미널사업 사업협약 해지통지 무효확인과 현대건설의 의뢰를 받은 서울시 영업정지·과태료 사전처분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율촌이 구축한 업무·교육시스템은 경쟁 로펌과 비교해 차별성을 지닌다. 오랜 기간 정기 파트너 회의와 전체 그룹미팅을 통해 판례와 이슈를 점검하고 있다. 업종과 업력 구분이 심한 건설업 특성을 반영해 전문 분야가 다른 구성원이 모여 영역 간 칸막이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그룹 내에서는 △정기 SOC민간투자 △국방·공공계약 △부동산공법 △부동산신탁 △도시개발사업 △건설클레임 △유통산업법 △골프산업 등 연구회 모임을 운영 중이다.
박주봉 변호사(연수원 23기)가 부문 대표를 맡고 있다. 박 변호사는 부동산 개발부터 건설, 취득, 임대, 매각, 분양, 금융신탁 등 업무를 수행하고 해외 부동산과 플랜트, SOC, 환경·에너지분쟁까지 다양한 영역을 다룬다. 1987년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제33회 사법시험을 합격했다. 대구지법 판사를 지낸 후 서울시공무원교육원 강사와 사법연수원 민사변호사실무 외래교수 등을 역임했다.
1999년 율촌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으며 건설교통부 토지정책자문위원회과 금융투자협회 신탁포럼 위원을 지내며 영향력을 키웠다. 광운대 건설법무대학원 겸임 교수시절에는 신탁법을 직접 강의했다. 2018년부터 한국건설법무학회와 한국신탁학회, 한국건설법학회에서 부회장을 맡고 있다.
베테랑으로 불리는 차태진 변호사(28기)와 정원 변호사(군법 12회), 김태건 변호사(30기), 정유철 변호사(군법 13회), 김남호 변호사(31기)가 주요 구성원으로서 부동산건설부문을 이끌고 있다. 이들 변호사들은 모두 부동산건설 관련 커리어를 쌓았으며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으로 근무 중이다.
송무 전문 조장혁 변호사(31기)와 서울고등법원 판사 출신 송민경 변호사(32기), 기업 인수합병과 부동산금융 전문 이승용 변호사(34기), 도시정비·개발 전문 이강만 변호사(37기), 금융감독원 출신 최관수 변호사(변시 1회) 등도 포진해 있다.
율촌은 실무와 현장 감각을 보강하기 위해 이상호 전 한미글로벌 사장을 상임고문으로 영입했다. 이 고문은 건설산업비전포럼 공동대표로서 혁신과 선진화를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KOTRA 해외수주협의회 회장을 겸직하는 중이다.
전문위원으로는 황문환 수석위원과 이은재 위원을 영입했다. 황 위원은 GS건설(옛 럭키개발)과 대한상사중재원, 경기도시공사 출신으로 수십 년간 현장에서 근무했다. 이 위원은 쌍용건설과 한국건설정보시스템을 거쳤으며 건설계약연구원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율촌 관계자는 "부동산건설부문은 '문제 해결을 위한 단초는 현장에 있다'는 신념 하에 반드시 현장을 직접 답사하고 담당자와 의사소통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PF 위기감 내다본 부실자산 TFT 설립 '선구안'
율촌은 지난해 11월 시장에서 금리와 물가 상승,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해 브릿지 연장과 본PF 실행에 문제가 발생하자 부실자산 신속대응 TFT를 발족했다. 부동산PF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시행사와 신탁사, 시공, 대주단의 자문 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TFT는 부동산과 금융, 신탁, 도산 등 4개 분야에서 '원스탑 융합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디케이션이나 단독 PF금융에 참여한 금융기관에서 체결한 금융계약서를 전반적으로 재점검한다. 담보 상태를 점검하고 상황별 실행계획을 자문하는 방식이다.
주요 타겟은 부동산신탁사다. 2015년 이후 등장한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토지신탁 상품이 그 대상이다. 신탁사는 신용보강자로서 책임준공의무를 부담하는데 일부 사업장에서 발생한 자금경색으로 인해 자체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케이스가 증가했다.
TFT 전문가들은 유기적으로 모여 팀을 구성하고 업무를 수행한다. 기업 자문과 부동산, 경매·신탁공매, 기업회생·파산, 금융규제 변호사들이 머리를 맞댄다. 금융기관 출신 전문위원과 감독당국 출신 고문도 팀에 합류해 부실자산 이슈에 대응한다.
인원은 약 40명이다. 20년 경력을 지닌 기업·금융부문 부문장 신영수 변호사(26기)와 김앤장 법률사무소 출신 김철만 변호사(23기)가 금융과 도산 분야에서 중심을 잡고 있다. 부동산건설부문 차태진, 김남호, 최관수 변호사도 TFT에서 활동 중이다.
율촌 관계자는 "부실자산 자문은 부동산건설부문 고객들이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이는 이슈"라며 "법률적인 근거 없이 피상적인 상식으로 대응할 경우 더 큰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대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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