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부동산 전담조직이 뛴다]'최대 규모' 김앤장, 업무 정립 '산역사'②오연균 변호사 필두, '부동산 PF 위기대응팀' 출범
전기룡 기자공개 2023-02-01 08:12:33
[편집자주]
대형 로펌 내 부동산 전담조직은 IMF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암울한 경기에 법률자문이 요구되는 대형 부동산들이 시장에 등장했다. 대규모 거래에 수반되는 부동산금융기법의 보편화가 곧 부동산 전담조직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최근 들어 성장기가 다시 시작될 조짐이다. 부동산 PF 냉각기란 새로운 위기가 시작되면서다. 대형 로펌들은 너도나도 부동산 관련 TFT를 꾸리는 추세다. 위기 속 성장을 지속해온 대형 로펌들의 부동산 전담조직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7일 11: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장(김앤장) 법률사무소는 국내 법률시장에서 굴지의 입지를 자랑한다. 미국식 로펌을 시도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1973년이라는 비교적 이른 시점에 설립됐다. 초기에는 기업과 금융, 증권 그리고 합작투자 부문에서 경쟁력을 키웠다.부동산 업무 분야에서 역시 단연 최고봉에 서 있다. 김앤장이 부동산 전담조직을 꾸린 건 1980년대 중반부터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에너지 민영화 사업이나 각종 부동산 입찰·매각건에 참여한 것은 물론 자산유동화, 리츠 등을 법률자문하며 몸집을 키웠다.
지금은 110여명이 소속된 '부동산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부동산그룹은 조직 설립 시절부터 활약해온 오연균 변호사가 이끌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부동산그룹과 금융팀이 주축이 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대응팀'도 출범시킨 상태다.
◇M&A 부문 팀 단위 조직으로 시작, 로펌 부동산 업무 영역 정립
김앤장은 설립 초창기만 하더라도 기업과 금융 두 부문이 주축이었다. 이후 1980년대 들어서는 법률시장의 개방에 대비해 변호사들의 전문성을 키우기 시작했다. 특히 인수합병(M&A)뿐만 아니라 정보통신, 부동산, 조세, 특허 등 기업법률 분야를 성장시키기로 가닥을 잡았다.
부동산 전담조직은 전략적인 판단 하에 1985년 설립했다. 주로 외국계 기업들이 에너지 민영화 사업 등에 참여할 때 법률자문 역할을 담당했다. NRG사를 대리해 서산 열병합 발전소 입찰에 참가하거나 사이티사의 이천 열병합 발전소 취득 계약에 함께 한 이력이 있다.
에너지 관련 계약은 규모만 수천억원에 달한다. 로펌 입장에서는 상당한 자문료를 챙길 수 있는 영역이다. 김앤장은 과거 에너지팀을 별도 운영하면서 힘을 실었다.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고 중국 샹시 발전소나 필리핀 일리한 발전소와 같이 해외 프로젝트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기업들의 구조조정으로 나온 대형 부동산의 거래도 상당수 맡았다. 2001년 현대산업개발(현 HDC현대산업개발)을 대리해 '스타타워(현 강남파이낸스센터)'의 거래를 담당한 게 주요 사례로 꼽힌다. 스타타워는 현대산업개발이 사옥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지었던 오피스다.
김앤장은 현대산업개발 전략팀과 매수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거래조건명세서를 만들기 위해 공동작업을 진행했다. 다행히 매수인측 투자위원회의 관심을 이끌어냈고 매각 프로젝트를 조기에 성사시켰다. 현대산업개발도 스타타워를 매각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2000년대 들어 현재 로펌의 부동산 업무라고 칭할 수 있는 영역을 정립하는데 상당부분 일조했다. 국내에 처음 설립된 '교보메리츠퍼스트구조조정(CR)리츠'에 참여한 로펌이 바로 김앤장이다. 이외에 부동산 담보부 부실채권(NPL)과 자산유동화증권(ABS) 매매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국내 최대 규모 부동산 전담조직, 최근 위기대응 TFT 결성
김앤장 내 부동산 전담조직은 현재 110명 규모의 부동산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로펌 중 최대 규모다. 그간의 업력 덕분에 모든 유형의 부동산 거래에 대해 자문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밸류애드(Value-add) 투자나 크로스보더 딜(Cross border deal)과 관련해서는 압도적으로 많은 경험을 자랑한다.
복잡한 구조의 PF 대출이나 NPL 거래에 있어서도 강점을 지녔다. 한국 진출을 문의하는 많은 외국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자문 활동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시장이 디지털 전환기를 맞았다는 사실에 공감하고 프롭테크(Prop-tech) 업체들에 대한 자문과 관련 업무에도 매진 중이다.
현재 부동산그룹을 이끄는 이는 오 변호사(사법연수원 12기)다. 1958년생인 그는 중앙고와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제22회 사법시험을 통과하고 김앤장에 합류한 시기는 1985년이다. 초기에는 부동산 프로젝트를 전담했으나 이후에는 에너지 개발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했다. 권형수 변호사(29기)와 조근아(30기)·송진호(31기)·변현서(외국)·오흥석(33기)·이상민(35기)·염승훈 변호사(35기)도 부동산그룹의 주요 구성원이다. 법률시장 평가기관인 체임버스앤파트너스(Chambers and Partners)는 수년째 김앤장의 부동산 역량을 1등급(Band 1)으로 책정하는 한편 일부 주요 변호사들을 부동산 분야 전문가(Leading Individuals)로 선정하고 있다.
실적도 뒷받침하는 모습이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김앤장은 지난해 사회간접자본(SOC)·부동산 법률자문 분야에서 총 33건, 6조8665억원 규모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금액면에서는 법무법인 세종(7조2542억원)보다 적었지만 건수를 포함한 조정점유율에선 1위인 30.8%를 기록했다.
규모 순 개별 건으로 보면 이마트가 서울시 성수동 소재 '이마트 본점'을 1조2220억원에 크래프톤 컨소시엄에 매각한 거래의 자문을 맡았다. 지난해 이뤄진 부동산 M&A 가운데 최대 규모였던 거래다. 이외에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1조1000억원), '신한투자증권 여의도 사옥(6395억원)' 등의 딜에도 참여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부동산그룹과 금융팀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팀(TFT)인 부동산 PF 위기대응팀을 구성했다. 유관팀을 포함해 참여한 전문가만 100여명에 달한다. 시장 참여자들에게 부동산 PF시장 냉각기의 대응방안에 대해 다각도로 자문하고 분쟁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동산그룹을 이끌고 있는 오 변호사는 "김앤장은 확고한 업계 선도자로서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거나 예상되는 법률문제에 대한 창의적인 해결책을 고안하고 제시해 왔다"며 "국내외 부동산 거래는 물론 다양한 부동산 관련 분쟁 사례에 대한 경험과 해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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