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십 시프트]다믈멀티미디어, 로봇 '고스트테크' 품에 안긴다①미국 4족 보행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출자 관계사, 3월 주총서 이사회 재편
신상윤 기자공개 2023-02-10 08:20:02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8일 13: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멀티미디어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다믈멀티미디어'가 새 주인을 맞는다. 미국 4족 보행 로봇 전문기업 '고스트로보틱스(Ghost Robotics)'가 지분을 출자한 한국 파트너 '고스트로보틱스테크놀로지(Ghost Robotics Technology, 이하 고스트테크)'가 주인공이다. 고스트테크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다믈멀티미디어 지배력을 확보할 예정이다.8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다믈멀티미디어의 최대주주 베노홀딩스 외 1인은 지난달 30일 고스트테크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베노홀딩스 등이 보유한 주식 300만주 및 경영권을 300억원에 거래하는 내용이 골자다. 계약 당일 계약금 30억원을 지급했다.
다음달 22일 잔금 270억원을 치를 계획이다. 잔금을 치르고 이틀 뒤(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고스트테크가 추천한 경영진으로 이사진을 새롭게 꾸릴 예정이다. 다믈멀티미디어는 2021년 10월 베노홀딩스가 지배력을 확보한 후 1년 5개월여 만에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됐다.
다믈멀티미디어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IC 등을 주력으로 반도체 설계전문 팹리스(Fabless)기업이다.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누적 매출액 105억원, 영업이익 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흑자 경영은 지속했지만 순손실 60억원의 적자 전환 및 누적 결손금이 158억원까지 증가하며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새 주인 고스트테크는 미국의 4족 보행 로봇을 개발하는 고스트로보틱스가 10% 이상 출자한 주주로 참여해 설립된 곳이다. 산업용 로봇을 제조하는 사업을 영위한다. 고스트로보틱스는 지난해 2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진행한 ‘글로벌 기업 파트너링 데이’ 행사를 통해 한국 시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 고스트로보틱스는 미국 공군기지에 납품한 로봇개 비전60(Vision60)을 선보였다. 미국 내 방산 및 경비부문에서 실전 투입되고 있는 4족 보행 로봇이다. 이와 관련 고스트로보틱스는 미중 갈등 속 미국 내 사용되는 로봇의 일부 중국산 부품을 대체할 수 있는 한국 시장을 찾아 파트너십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고스트테크는 최근 고스트로보틱스에서 요구한 일부 부품들을 개발을 완료하고, 테스트 과정도 밟고 있다. 다믈멀티미디어 M&A에 깊게 관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미국의 고스트로보틱스는 미군 등 방산용으로 사용되는 로봇의 부품 중 중국산을 대체하기 위해 한국 시장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고스트테크를 새 주인으로 맞아 다믈멀티미디어도 로봇 사업에 발을 뻗을 것으로 관측된다. 반도체 설계 역량도 로봇 사업에 시너지를 더할 전망이다. 로봇 사업에 필요한 재원은 정기 주주총회 이후로 예정된 유상증자(200억원) 및 CB(800억원) 등으로 조달한다.
이와 관련 고스트테크는 지난달 19일 CB를 발행해 다믈멀티미디어 경영권 양수도 계약금으로 활용했다. 나머지는 CB와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등을 통해 추가 조달한 재원으로 납입할 계획이다. RCPS는 비상장 기업인 고스트테크 재무제표상 자본으로 분류할 수 있어 일부 자본 확충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스트테크 관계자는 "다믈멀티미디어 경영권 인수는 고스트테크가 가진 로봇 부품 기술력을 한 단계 도약할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한국에서 개발하고 생산한 부품은 전량 미국 고스트로보틱스에 수출돼 차기 제품에 납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 제기되는 무자본 M&A와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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