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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공제, RBC비율 방어 위해 500억원 후순위채 발행 1년 새 RBC비율 34%p 하락…장기적 K-ICS 도입 대비도

김형석 기자공개 2023-02-16 08:22:38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5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협중앙회에서 보험사업을 담당하는 수협공제가 5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성공했다. 주식시장 불황으로 유가증권평가 및 처분손실이 1년 새 3배가량 증가하면서 지급여력(RBC)비율 개선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장기적으로는 신지급여력제도(K-ICS, 킥스) 도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5일 상호금융권에 따르면 수협공제는 최근 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했다. 발행 규모는 자기자본 대비 59.04%며, 표면이자율은 5.155%다. 만기는 10년이다.

후순위채는 자본비율 개선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선순위채에 비해 상환 순위에서 밀려 상환 강제성이 낮은 채권으로 분류된다. 이런 특징 때문에 신용등급은 발행사 신용도에 비해 1계단 이상 낮아 금리가 높게 책정된다.

회계상 자본과 부채의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어 금융회사나 기업이 회계상 부채비율 또는 금융회사 자본비율을 산정할 때 자기자본으로 넣을 수 있다. 신종증권이나 조건부자본증권은 상환 때까지 자본으로 인정되지만, 후순위채권은 만기가 5년 남은 시점부터 자본으로 인정되는 비율이 매년 줄어든다.

수협공제가 후순위채를 발행한 직접적인 요인은 RBC비율 하락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수협공제의 RBC비율은 155.6%로 전년 동기 대비 34.1%표인트 급감했다.

보험업법상 보험사와 상호금융 공제사업은 RBC비율 100% 이상을 유지토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150% 이하인 보험사와 공제에 대해 당국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받아야 한다.

수협공제는 최근 공제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지급공제금이 전년보다 1209억1300만원 증가했다. 유가증권 평가손실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수협공제의 유가증권평가 및 처분손실은 121억97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46억2000만원) 대비 164%(75억7700만원) 급증한 액수다.

이번 자본확충이 장기적으로는 킥스 도입 대비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보험사에새 건전성감독 기준인 킥스를 도입했다. 앞서 RBC제도의 경우 자산은 시가(현재가격)으로 평가하지만, 보험부채는 원가로 평가했다. 반면 킥스는 부채와 자산 모두 시가로 평가한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보험사 한해 킥스를 도입했다. 상호금융 공제사업은 도입시기를 검토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킥스를 도입할 경우 중소형 보험사와 상호금융 공제의 경우 기존 RBC비율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ABL생명과 IBK연금보험, KDB생명 등 중소형보험사의 K-ICS비율은 기존 RBC비율 대비 큰폭 떨어져 100%를 밑돌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수협 한 관계자는 "앞서 자체적으로 킥스 모형을 대입해 지급여력비율을 산정한 결과 RBC비율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공제사업에 킥스 도입 시기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향후 도입을 대비한 자본확충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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