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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투자증권은 지금]홍원식 체제 '1년' 최대 과제 '리스크 관리'①충당금 적립 탓 수익성 저하…부동산PF 사후 평가 나서

이정완 기자공개 2023-02-27 13:22:29

[편집자주]

올해는 하이투자증권이 DGB금융그룹에 인수된 지 만 5년에 접어드는 해다. CJ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 등 대기업집단에 속해있던 시절과 달리 금융지주 산하로 옮긴 뒤 증권 본업에 더욱 힘이 실렸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을 기반으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하지만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극복해야 할 과제도 생겼다. 하이투자증권이 직면한 상황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2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원식 대표이사가 하이투자증권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된 지 1년이 지났다. DGB금융그룹 편입 후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해왔지만 증권업 침체로 인해 지난해 처음으로 이익 증가세가 꺾였다.

증권업 약세의 시기에 홍 대표는 리스크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혹시 모를 손실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고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 사후 평가에 돌입했다. 과거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 시절부터 사업 안정화에 높은 전문성을 발휘했다고 알려진 만큼 그의 역량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지난해 4분기 충당금 '1120억' 반영

최근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수익 2조2780억원을 기록해 2021년 1조3350억원보다는 5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590억원으로 전년 동기 2265억원 대비 74% 줄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순이익도 376억원으로 2021년 1639억원보다 77% 감소했다.

공교롭게도 지난해는 홍원식 대표이사(사진)가 본격적으로 임기를 시작한 첫 해였다. 수익성 저하는 홍 대표가 올해 들어 강조한 위기관리 기조와 관련이 크다. 지난해 본격화된 글로벌 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냉각, 주식·채권시장 변동성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연초 금융환경 불확실성 심화에 대한 대응을 적극 주문했다.

하이투자증권은 DGB금융지주의 리스크 관리 기조에 발맞춰 대규모 충당금 설정에 나섰다. 지난해 4분기 분양률이 낮거나 LTV(Loan-to-value ratio) 비중이 높은 PF 사업장을 중심으로 1120억원의 충당금을 반영했다. 이를 비용으로 처리한 탓에 이익이 감소했다.

PF 리스크 재평가도 한창이다. 홍 대표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리스크관리본부 산하에 사후관리부를 신설하도록 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리스크관리본부 산하에 리스크심사부와 리스크관리부를 두고 있었다. 여기에 PF 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살피는 사후관리부를 새롭게 더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PF 사업 비중이 높은 증권사다. PF 금융주선과 매입확약, 셀다운 영역에서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순영업수익의 86%를 IB·PF 부문에서 벌 정도다.

다만 이로 인해 잠재 위험도 상존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이 93%를 기록했다. 자기자본 3조원 이하 중소형 증권사사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 평균은 60% 수준인데 이를 30%포인트 가량 상회한다.

2010년대 후반 부동산 시장에 자금이 집중될 때는 PF 사업에 대한 우려가 적었지만 지난해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하이투자증권이 충당금을 대거 쌓고 투자 사후 평가에 나선 이유도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응하는 측면이 크다.

◇'편중된' 수익구조, 다변화 과제

홍 대표는 DGB금융그룹 인수 후 두 번째로 선임된 하이투자증권 대표다. DGB금융지주는 2017년 현대미포조선으로부터 하이투자증권 지분 전량(85.3%)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듬해 9월 금융위원회 자회사 편입승인을 얻어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당시 DGB금융지주는 김경규 전 LIG투자증권 대표를 곧바로 새 대표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투자은행(IB) 사업 중에서도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회사를 키웠다. IB 사업 외에 DGB금융그룹 자회사인 대구은행과 함께 복합점포를 개점하는 등 자산관리(WM) 분야 확대도 추진했다. 인수 첫 해였던 2018년 433억원이던 순이익은 2020년 1116억원으로 1000억원을 돌파하더니 2021년 1639억원까지 높아졌다.
(출처=DGB금융그룹)
2018년 첫 선임 시 2년 2개월 임기를 보장 받은 김 대표는 지속된 성과 덕에 2020년 DGB금융그룹으로부터 한 차례 더 신임을 얻었다. 2021년 말까지 임기가 연장됐다. 2021년 말 재차 연임이 전망되기도 했으나 그룹의 선택은 달랐다. 홍 대표를 새로 선임한 것이다.

홍 대표는 1964년생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증권감독원(현 금융감독원) 국제업무국에서 일하다가 미국 카네기멜론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LG투자증권 국제금융팀, 보스턴은행 서울지점장을 맡았다. 2008년 이베스트투자증권에 합류해 전략경영실, 경영인프라총괄 등을 거쳐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대표로 일했다. 2021년 말 DGB금융지주 그룹임원추천위원회에서 하이투자증권 새 대표로 선임됐다.

DGB금융지주가 홍 대표를 선임한 이유는 분명하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 시절 사업 다각화를 주도한 경험을 이식하려는 것이다. 홍 대표는 과거 신기술사업금융업을 등록하고 글로벌 영업본부를 신설해 해외 선물·상장지수펀드(ETF)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미래 먹거리 찾기에 나섰다.

대표 부임 첫 해인 지난해 일부 성과도 있었다. 홍 대표는 부임 직후부터 주식·채권 등 고유재산운용 실적 개선을 위해 기존 Sales&Trading본부를 S&T 총괄로 확대 재편했다. 기존 1본부 3부 조직이 1총괄 1본부 2실 6부로 커졌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매출 증가 배경에 S&T 사업 성장이 있다고 밝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홍 대표는 과거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 시절에도 남삼현 대표의 뒤를 이어 성장한 조직을 안정화시키는 일에 주력했다"며 "하이투자증권에서도 비슷한 역할을 맡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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