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사외이사 전성 시대...발빠르게 움직인 대학가 '여성 사외이사 전문과정' 개설...수료자 중 사외이사 선임 비율 13%
이호준 기자공개 2023-02-24 08:23:16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2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한 대기업은 요즘 '여성 사외이사'를 수소문 중이다. 조만간 지주회사의 자산 총계가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돼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라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이 회사 관계자는 "곧 있으면 자산총계 2조원 이상 상장사 반열에 오른다"라며 "사외이사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어서 전문성을 갖춘 여성 사외이사를 찾고 있다"고 했다.
여성 사외이사의 인기가 상한가다. 지난해 8월 개정 자본시장법이 시행되면서 자산총계 2조원 이상 상장사는 특정 성별이 이사회를 독식할 수 없게 돼 멤버를 다시 꾸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사회 내 성별 다양성 확보 차원이다. 여기에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ESG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들의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가속도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과 함께 여성 사외이사 비중은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국내 30대 그룹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하는 219개 기업 내 여성 이사는 120명으로 전체의 15.4%다. 전년보다 5%포인트 늘었다.
다만 아직 만족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해당 통계를 보면 여성 사외이사의 이력은 대부분 학계(36%)와 관료(25%)가 많았다. 사외이사는 전문성과 다양성을 바탕으로 경영진을 감시·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선임 현황, 이력 측면 모두에서 부족한 셈이다.
의무 대상이 아닌 비상장사들도 이러한 움직임에 동조하고 있어 여성 사외이사 수요와 전문성에 대응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례로 비상장사인 SK에코플랜트는 입법취지를 고려해 지난해 여성 사외이사를 선제적으로 선임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여성 사외이사와 관련한 교육과정도 인기를 끌고 있다. 2020년 관련 과정을 개설한 이화여자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초 서른명대의 지원자를 기록했던 '여성 사외이사 전문과정' 지원 인원이 올해 60명으로 대폭 늘었다. 올해 확정 수강인원은 55명이다. 기업인, 교수, 관료, 법조인, 언론인 등 수강생 면면도 다양하다.
사외이사 관련 법률 및 규정, ESG·재무 트렌드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강의한다. 여성 사외이사를 불러 업무 노하우를 전달하기도 하고 시의성에 맞게 교육과정을 운영·발전시키고 있다.
여성 사외이사 전문과정을 운영 중인 곳은 이화여대가 유일하다. 현재까지 총 158명의 수료자를 배출했다. 학교측에 따르면 수료자 중 실제 특정 기업의 사외이사로 선임된 비율은 13%(19명)이다. 이미라 SK에코플랜트 사외이사(1기 수료)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김효근 이화여자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인, 관료인, 법조인, 언론인까지 전문성을 갖춘 각계각층의 수강생들이 찾고 있다"며 "이같은 제도가 정착되면 앞으로는 이사회 참여 내용, 다양성을 포용하는 문화 정착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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