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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move]'M&A '액셀' 밟는 LG전자, H&A본부도 움직일까VS본부 이어 가전본부, CSO 산하에서도 인수합병 전문가 채용…해외매물 검토 유력

고진영 기자공개 2023-02-27 10:13:06

[편집자주]

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기업의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3일 09:1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는 4세 경영체제로 전환한 이후 인수합병(M&A) 행보가 눈에 띄게 과감해졌다. M&A로 덩치를 불려온 자동차 전자장비(전장)사업에 이어 최근엔 가전사업에서도 매물을 물색하는 움직임이 탐지된다. 구광모 LG 회장이 ‘돈 안되면 접는다’는 덧셈경영을 선언하고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면서 실탄은 충분히 마련해둔 상태다.

그간 LG전자에서 M&A와 관련해 가장 주목받았던 부문은 전장사업을 하는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 )본부다. 2018년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 회사 ZKW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2021년 7월 캐나다 전기차 부품회사 마그나와 함께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했다.

같은 해 1월엔 스위스 소프트웨어기업 룩소프트와 손잡고 조인트벤처 ‘알루토’를 세워 소프트웨어측면에서 역량을 보완, 8개월 만인 9월 다시 이스라엘의 자동차 사이버보안 업체 사이벨럼을 사들였다. 지난해는 전기차 충전기 업체 애플망고 지분(60%)을 인수하기도 했다.

숨가쁜 확장의 배경엔 그룹차원의 지원이 있다.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이후 LG전자는 26년의 역사를 가진 모바일사업을 단숨에 접었다. 태양광 패널사업 역시 중단을 결정했다. 반면 전장 분야를 미래 전략사업으로 점찍고 공격적으로 키우는 중이다.

초반 성과는 시원치 않았다. 영업손익이 2017년 마이너스(-)1069억원, 2018년 -1198억원, 2019년 -1949억원, 2020년 -3675억원, 2021년 -9329억원 등 VS본부에서만 6년간 1조7000억원이 넘는 적자가 쌓였다.

하지만 작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2022년 LG전자 전체 매출(LG이노텍 미포함)에서 VS본부가 13.4%, 영업이익에서 7.3%의 비중을 차지했고 수주잔고도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전장사업 수주규모는 2021년 60조원대에서 작년 말 80조원으로 늘었다. 조주완 사장은 지난달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전장사업은 이제 고속도로에 올라 액셀을 밟을 일만 남았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이달 LG전자가 자율주행, ADAS(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를 두고 미국 퀄컴과 장기 파트너십을 맺은 만큼 ADAS 소프트웨어나 부품 등 솔루션 부문에서 추가적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실제 LG전자는 올 초 VS본부에서 M&A 전문가 영입에 나섰다.

최근에는 가전사업을 하는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본부에서도 인수합병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 H&A본부는 지난주부터 M&A와 JV(조인트벤처) 전문가를 찾고 있다. 직무 내용은 H&A사업본부 인오가닉(Inorganic) 파이프라인 관리와 M&A 등을 통한 성장전략 수립이다. 피인수업체 조사와 인수효과에 대한 재무적 분석, 피인수업체 미팅 등도 포함돼 있다.


동시에 최고전략책임자(CSO) 부문 역시 M&A전문가 채용을 진행 중이다. 회사의 전략적 필요에 기반한 투자전략 수립, 딜 소싱, 실사 프로세스와 밸류에이션 작업, PMI(인수 후 통합관리) 등을 맡게 된다. 자격 요건에서 해외 딜 참여 경험을 필수로 요구하고 있다는 부분을 감안하면 해외 매물을 중점적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


CSO와 각 사업본부가 동시다발적으로 인수합병 인력을 확보 중이라는 점에서 LG전자는 전방위적 M&A를 성장 전략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신사업뿐 아니라 정통 사업분야인 H&A본부도 내생적 생존력에만 기대지 않고 외부자원 흡수를 통해 경쟁력 강화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습이다.

LG전자는 2019년 CSO 직책을 만들고 조주완 사장을 초대 CSO로 앉혀 M&A 조직을 집중 육성해왔다. 조 사장은 구광모 회장의 복심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2021년 말에는 M&A조직을 ‘실’에서 ‘담당’으로 격상하기도 했다. LG전자는 팀-실-담당-부문(또는 센터) 순으로 조직구조가 이뤄져 있다.

당시 조주완 사장이 최고경영자(CEO)에 올라 기존 CSO까지 겸직하기로 하면서 M&A 조직에 재차 힘이 실리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최고디지털책임자(CDO)였던 이삼수 부사장이 CSO 자리를 이어받았다.

산하에 있는 M&A 조직은 이충섭 상무가 2020년 말부터 이끌고 있다. 2002년 LG전자 금융팀으로 입사했다. 2010년 모건스탠리 한국법인으로 이동, 현대카드·캐피탈 재무실장, 크레디트스위스(CS) 자본시장 담당 등을 거쳤지만 2020년 LG전자로 돌아왔다.

M&A에 활용할 재원은 충분히 확보돼 있다. 구 회장이 취임한 첫해 LG전자의 현금성자산은 연결 기준 4조원대에 불과했으나 2020년 말 6조원에 육박, 2021년 6조원대 후반까지 불어났다. 작년 말 기준으로는 6조3224억원의 현금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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