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점프 2023]박찬희 라이트론 대표 "국내 데이터센터 진출로 연속 성장"②양산 앞둔 신제품 수두룩, 점유율 20%·별도 매출 10% 확대 목표
구혜린 기자공개 2023-02-23 08:10:00
[편집자주]
새해는 중소·중견기업에 생존의 시험대다.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시장 경쟁을 이겨내고 새로운 먹거리도 발굴해야 한다. 사업 계획이 성과의 절반이라는 말도 나온다. 연초 사업 계획 구상에 전사적 역량을 쏟는 이유다. 새로운 도약대를 찾아 퀀텀점프를 꿈꾸는 기업들의 치열한 고민과 열정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2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올해 5G(5세대 통신)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특화 제품을 선보여 점유율 향상을 꾸준히 이뤄갈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등 기존에 진출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에도 진출해 수익원을 창출하는 것도 목표다. 작년에 이어 연속 성장, 연속 흑자를 달성하는 해가 되도록 하겠다."박찬희 라이트론 대표(사진)는 21일 더벨과 만나 이같은 경영 목표를 밝혔다. 라이트론은 지난해 별도 순이익 흑자를 내며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광 통신모듈부품 전문업체다. 흑자전환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2019년 3월부터 2년 6개월간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 공급망이 축소되면서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야 했지만 부실 자회사를 청산하고 원가·판관비 절감 정책을 과감히 실천한 덕에 흑자경영 원년을 앞당겼다.
회사가 완전 정상화되면서 내부엔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올해는 '안'보다 '밖'이 변수다. 박 대표는 "올해는 경기 침체로 국가별 통신사들의 투자가 위축되면서 전반적인 통신시장 규모 감소가 예상된다"는 시장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기존 통신시장에 신규 제품을 납품하고 새로운 시장 진출을 꾀하면서 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단 전략이다.
박 대표는 올해 기존 시장에서 20% 수준의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잡았다. 통신사들의 케펙스 투자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목표다. 여기엔 라이트론이 지난해부터 개발에 주력한 신제품들이 양산 초읽기에 접어들었다는 근거가 있다. 라이트론은 지난해 PAM4(Pulse Amplitude Modulation 4-level) 변조 방식을 적용한 '25Gbps(초당 기가비트)급 DWDM(파장분할다중) 광 트랜시버를 개발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개발을 완료한 25Gbps PAM4 광 트랜시버는 주요 고객사들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커스터마이징된 저전력 제품으로 준비 중으로 올해 기대하는 제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40Gbps & 100Gbps PSM4(Parallel Single Mode 4-channel)' 제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며 "이중 타입(Duplex type)과 양방향 타입(Bi-Directional type) 모두를 동시에 개발하고 있으며 상반기 내로 양산 준비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는 비장의 무기도 준비됐다. 박 대표는 "장거리용 제품인 10G DWDM 80Km 개발이 완료됐다"며 "서비스 반경이 큰 미국에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파장 가변 모듈, 자동 셀프 페어링 기능이 탑재된 '10G/25G C-band 가변(tunable) SFP' 제품도 준비됐는데, 설치 시 무인화 상태로 운영돼 비용 절감 효과가 있으므로 인건비가 비싼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시장 진입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장 기대가 큰 신시장은 인터넷데이터센터(IDC)다. 일종의 '서버 호텔'로 불리는 데이터센터는 기업의 의뢰를 받아 서버 내 콘텐츠를 목적지까지 배달하는 일을 담당하는 거대 인프라다. 고품질 네트워크 장비에 대용량 광 통신 부품들이 사용되고 있다. 다만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이 서버나 스위치 장비 자체를 대부분 해외에서 직수입해 쓰므로 그간 국내 광 트랜시버 업체들은 진입 기회를 엿보지 못했다.
라이트론은 올해 국내 데이터센터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 대표는 "데이터 센터용 광 모듈은 1G, 10G, 25G, 40G, 100G 등 다양하다"며 "국내 유수 데이터센터와 장비 공급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연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도 늘린단 계획이다. 라이트론은 지난해에도 제품 스펙 설계를 담당하는 기업부설연구소인 '광전자연구소' 인력 확충을 진행했다. 연구인력만 라이트론 전 직원의 30% 비중을 차지한다. 박 대표는 "곧 다가 올 6G(6세대 통신) 시대를 대비해서 선행기술과 제품 개발을 위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라며 "최근 인력 수급은 순조로운 편으로 좋은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10% 성장을 목표로 잡은 것이다. 박 대표는 "망이 복잡해지면서 요구 조건이 까다로워질수록 라이트론의 '제품 커스터마이징' 강점이 부각될 것"이라며 "시장이 필요로 하는 광 모듈을 고객들과 함께 개발해 경쟁력을 높이고 이러한 부분이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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