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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징 스타, 자동차 전장산업]10년간 '잘 자란' 전장사업, 전기차 시대 주역 급부상①완성차업계와 전자업계의 콜라보, 대기업 실적 효자로 급부상 '스타트'

허인혜 기자공개 2023-02-27 11:34:17

[편집자주]

10년전 전자업계의 미래 동력으로 낙점됐던 자동차 전장사업이 이제 '진짜' 성과를 내며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퍼스트무버로 나선 사이 국내 전자업계의 전장사업 부문도 글로벌 시장에서 괄목상대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더벨이 전기차 대전환기를 맞아 전성시대를 맞은 자동차 전장사업의 성장 히스토리와 현황, 미래 전망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4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차'에서 전자장치가 들어가지 않은 부분이 있을까. 작게는 차량용 네비게이션에서 파워트레인과 열제어 장치 등 뼈대를 제외한 모든 부품에는 전기가 통한다. 전기차 빅뱅의 시대, 현대차그룹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 이인삼각으로 달리고 있는 곳들은 전자업계다.

대기업이 전장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지 10년이 흘렀다. 굴지의 대기업 임직원 수십명이 글로벌 완성차 기업에 방문하고, 국제 전자 박람회에서 가전을 제치고 자동차를 먼저 살피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지만 적자의 세월이 길었다.

10년 전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전장사업을 지금 다시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2010년대 전자기업들의 기대주였던 전장사업은 10년간의 투자를 먹고 자라 장성한 효자가 됐다. 지난해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굴지의 대기업 실적은 전기차 시대를 등에 업은 전장 부문이 책임지고 있다.

◇전기차 대전환, 전장사업 '전성시대'

전장사업은 사실상 전기차의 외형, 디자인 부품을 제외한 모든 장치와 연계된다. 내연기관차에도 전장 부품이 쓰이지만, 본격적인 전장사업 확장기는 전기차 시대로 본다. 제품별로는 자율주행 시대에 맞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이나 전기차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구동모터 등이다. 사물인식 센서 등도 전장부품에 포함된다.
LG전자 P-OLED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프리미엄 전기차 세단 2022년형 EQS의 차량 내부 모습.
국내 대기업들이 전장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건 2013년께다. 당시 현대자동차는 물론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전장사업의 물꼬를 텄다. '자동차도 전자다', '자동차는 커다란 전자 장치' 등의 수식어가 나오며 전자기업들의 시야각도 새 먹거리를 찾아 전장사업으로 확대됐다. CES(세계가전전시회)에 현대차가 등장하는건 관심거리도 아니다.

전자업계의 목적지는 내연기관차보다는 전기차였다. 2000년대부터 예견된 전기차 시대로의 대전환에 따랐다. 현대차가 2000년부터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국제 모터쇼에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가 앞다퉈 전시됐던 때다. 지난해부터 LG전자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전장사업으로 흑자를 내기 시작한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

해외 리서치 기관 등에 따르면 글로벌 전장사업 시장 규모는 2024년 500조원에서 2028년 880조원까지 퀀텀점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LG전자 등 대기업들의 올해 전장사업 영업이익 전망치도 전년 대비 두배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도 전자다', 완성차업계와 전자업계의 '콜라보'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등 계열사들이 전장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최대 완성차 그룹과 함께 성장한 만큼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의 기술력 확대는 당연한 결과기도 하다. 차세대 HUD, 전자제동시스템, 전동화부품 등이 주력 제품이다.

자동차 전장 시장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전자업계들의 행보다. 자동차 '전기장치부품'의 약어인만큼 전자업계도 전장사업에 앞다퉈 뛰어들었다.

LG전자의 전장사업부문은 지난해 반전 드라마를 찍었다. 2013년 VC사업본부 신설로 첫 발을 뗐다. 전신은 차량용 오디오 사업부로 전장사업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의미있는 진출은 이 때를 처음으로 본다. 투자금은 7년간 7조원 이상이 들었다. 2015년에 50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이후 25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과를 내는 등 적자의 시간이 길었다.

반전의 서막은 2018년 구광모 회장의 취임이다. 구 회장은 회장에 취임하며 전장사업에 한번 더 방점을 찍었다. 여러 계열사에 나눠져 있었던 전장 부문을 진두지휘하는 컨트롤타워 자동차부품(VS·Vehicle component Solution)사업본부를 출범 시켰다.

LG전자가 만들고 있는 자동차 부품은 폭 넓다. 제품군 별로 나누면 인포테인먼트와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램프에 주력하고 있다. 수주에 따른 비중은 인포테인먼트 제품이 열에 여섯으로 가장 많다. 수주잔고는 100조원을 눈 앞에 뒀다.

삼성전자의 걸음은 조용하되 길었다. 그보다 앞선 2000년대 자동차 반도체를 필두로 전장사업에 조금씩 다가갔다. 본격적인 움직임은 미국의 전장업체 하만을 80억달러(당시 약 9조원)에 인수했던 2016년부터다. 올해 CES에서 하만과 '레디 케어(Ready Care)'와 '레디 튠(Ready Tune)' 등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을 선보이는 등 자회사를 통한 전장사업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이 가장 잘하는 전공인 '반도체'를 전장사업에서도 주요 키로 활용 중이다. 차량용 반도체 성장세가 2028년까지 연평균 13%를 웃돌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앞으로도 삼성의 집중 분야는 반도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급 이슈가 걸림돌인데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등 계열사들은 인포테인먼트,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등 다양한 부문의 전장부품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그때는 루키, 지금은 '라이징스타'…전장사업의 신분상승

전장사업은 왜 지금 주목을 받을까. 가장 큰 이유는 전장사업이 돈 먹는 하마에서 돈 벌어다 주는 효자로 신분 상승을 이뤘기 때문이다. 자동차 전장사업의 실적 상승세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성장의 보폭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원래 잘 하던' 현대모비스는 이번에도 좋은 성과를 냈다. 현대모비스의 지난해 매출은 51조9063억원으로 현대모비스의 연간 매출액이 50조원을 넘긴 건 이때가 처음이다. 매출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24.5%, 5.3% 늘었다.

LG전자의 전장사업 매출비중은 전체 매출의 10%까지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8조8496억원으로 전체의 10.4%다. 연간 영업이익은 1696억원으로 긴 적자를 깨고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 시기 TV사업과 생활가전 등의 영업이익률은 음극에서 0.4% 수준을 오갔다. 1~2월 이어진 주가 상승도 전장사업 기대감 때문이라는 게 투자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은 최근 최대 전성기를 맞았다. 2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도 사상최대다. 매출은 13조2100억원, 영업이익은 88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1.5%, 46.6% 증가했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집중하면서 매출액이 늘었다. 하만의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5.99%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4분기만 보면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69%나 줄었다.


현대차그룹에만 매출을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현대모비스도 현대차그룹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목표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2010년대 전장사업에 발을 들이며 글로벌 기업에 꾸준히 노크해 왔다. LG전자와 삼성전자 모두 르노차와 폴크스바겐, GM 등에 초창기부터 접촉해 왔다.

LG전자는 현재 메르세데스 벤츠와 르노그룹, 미국 GM 등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지원하는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협업을 확대 중이다. 삼성에서는 삼성전기가 테슬라에 카메라모듈을, 삼성디스플레이가 BMW와 현대차 등에 제품을 공급한다. 하만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기반의 전장부품으로 글로벌 기업을 노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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