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프리뷰]'포스코의 미래는 소재' 간판 바꿔다는 포스코케미칼사업구조 전환 직관적으로 표현, 그룹 차원의 기대감도 반영
김위수 기자공개 2023-02-27 11:30:41
[편집자주]
주주총회 안건은 기업의 미래를 담고 있다. 배당부터 합병과 분할, 정관변경과 이사 선임 등 기업의 주요한 결정은 주주총회에서 매듭짓게 된다. 기업뿐 아니라 주주들의 의견을 드러내는 장치이기도 하다. 특별·보통결의 안건들은 주주의 구성에 따라 통과되기도, 반대의견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한다. 더벨이 주주총회 안건이 불러올 기업의 변화를 분석해보고 주주 구성에 따른 안건 통과 가능성 등을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4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케미칼이 '포스코퓨처엠(POSCO FUTURE M)'으로 사명을 변경한다. 미래소재 기업이라는 뜻으로, 회사의 사업구조가 배터리 소재 중심으로 완전히 전환한 점을 직관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조치다.포스코 그룹의 미래가 소재 사업에 있다는 중의적인 뜻도 담겨있다고 전해진다. 배터리 소재 사업에 대한 그룹의 기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으로 보인다.
◇배터리 소재 날자 포스코케미칼→포스코퓨처엠
포스코케미칼은 오는 3월 20일 경북 포항시에 위치한 포스코케미칼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사명 변경의 건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변경되는 사명은 포스코퓨처엠이다. 미래를 뜻하는 '퓨처(Future)'와 소재를 뜻하는 영단어인 Materials의 첫자인 M을 결합했다. M에는 변화·움직임(Move), 매니저(Manager)의 이니셜이기도 하다.
그동안 포스코케미칼의 주력 사업은 아무래도 내화물, 생석회 등 기초소재 사업이었다. 배터리 소재가 차세대 사업으로 지목되기는 했지만 매출 비중으로는 기존 사업이 더 높았다. 2020년에만 해도 배터리 소재 사업 매출은 전체의 34.1%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 사업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상황이 달라졌다. 배터리 소재 사업에서만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27.6%, 287.1% 성장했다. 덕분에 포스코케미칼은 지난해 최대 경영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전체 매출에서 배터리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도 사상 처음으로 과반인 58.7%로 올랐다.
포스코케미칼이 사명 변경에 나선 것은 사업구조가 전환되는 현상황을 반영하기 위함이다. '케미칼'이 아닌 '미래 소재'로 회사 정체성을 확고히 한 것이다.
◇포스코그룹 기대감도 반영
포스코케미칼의 사명 변경은 포스코 그룹 차원에서 추진되는 사안이기도 하다. 포스코케미칼에 앞서 정보기술(IT) 서비스 계열사 포스코ICT도 다음달 주주총회를 거쳐 사명을 포스코DX로 변경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밖에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지휘하에 다른 계열사의 사명 변경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사 출범 이후 최 회장은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드러내고 있다. 이같은 비전을 보다 명확하게 하기 위해 사명 변경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포스코케미칼의 신규 사명에는 배터리 소재 사업에 대한 포스코그룹 차원의 기대감이 반영되기도 했다. 포스코퓨처엠을 순서대로 읽으면 포스코, 미래, 소재가 된다. 포스코의 미래가 소재에 있다는 뜻으로도 중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배터리 소재 사업의 성장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케미칼의 연산 9만톤 규모로 광양에 준공한 세계 최대 양극재 공장 가동이 올해 본격화된다. 연산 3만톤 규모의 포항 양극재 1단계 공장도 연내 준공 예정이며,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하여 캐나다 퀘벡에 추진 중인 하이니켈 양극재 공장은 내년 완공된다. 북미·유럽·중국 등지에서 이뤄질 추가적인 생산능력 확대도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지난해 GM-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사인 얼티엄셀즈와 13조7697억원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지난 1월 국내 배터리사인 삼성SDI와 40조원 규모의 초대형 NCA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그룹 전체에서 배터리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새로운 사명에는 향후 포스코그룹의 한 축을 지탱할 배터리 소재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셈이다.
◇주총 통과 무난할 듯
포스코케미칼의 사명 변경 안건은 무난하게 주총을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 첨예하게 찬반이 대립하는 안건이 아닐뿐더러 지난 2019년 포스코켐텍에서 포스코케미칼로 사명을 변경했을 당시에도 별다른 반발이 없었다.
사명변경 건은 특별결의 안건으로 주총을 통과하려면 출석주주 3분의 2, 전체주주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포스코케미칼의 최대주주인 포스코홀딩스가 지분 59.7%를 보유 중이다. 전자투표 제도가 활성화돼있기는 하지만 주총이 포항시에서 열리는 만큼 현장에 참석할 일반 주주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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